[재미있는통계] 탈북녀가 꼽은 일등 신랑감

찰떡궁합 남남북녀 “부럽습네다”

[일요시사=사회팀]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다. 남쪽에는 미남이 많고 북쪽에는 미녀가 많다는 말이다. 최근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자 남한으로 귀순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남한총각을 최고의 배우자로 삼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탈북여성들의 특이한 연애관과 결혼관을 소개한다.

 

“꿈도 꾸지 마시오. 난 남한총각과 결혼할 것입네다! 남남북녀라는 말도 모릅네까?”

한 30대 탈북여성이 북한에서 거주할 때 교제 거부의사를 표현한 방법 중 하나다.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북한 남성이 교제를 요청해올 때 이러한 방법으로 거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전한다. 그녀는 실제로 많은 북한 여성들이 남한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이상향으로 삼고 있으며, 남성을 찰 때 흔히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성평등 남한이 좋아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가 탈북여성 회원 51명을 상대로 325만 건의 만남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탈북여성들의 특이한 이성관을 소개했다. 생활과 문화 등이 남한과는 확실히 다른 북한에서 거주했던 탈북여성들은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남한여성과 큰 차이가 엿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51명의 탈북여성 중 42명(82.4%)이 남남북녀라는 말마따나 남한남성들의 사고방식과 이성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4세인 탈북여성 신모씨는 “남한에 와서 보니 남한남성과 북한여성이 합치면 정말 이상적인 부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북한은 아직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데 남한은 양성평등 의식이 강해 여성을 많이 배려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남한에서 약 5명의 남성들과 만나본 바 남남북녀가 성립되면 서로 아껴주고 배려해주니 찰떡궁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여성 이모씨는 “북한사회에서는 아직도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게 자리 잡혀 있어 남성이 항상 여성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여자를 대할 때는 부드럽고 자상한 반면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카리스마 넘치고 강한 면모를 지닌 남한남성이 배우자감으로 안성맞춤이다”라고 털어놨다.

이는 조사 대상 51명의 탈북여성 중 31명(60.8%)이 강조한 배우자 조건으로 북한남성보다 남한남성에 대한 로망이 더 깊게 담겨있었다.  

외유내강형 남한남성을 이상형으로 꼽은 대부분의 탈북여성은 남한여성보다 배우자를 고를 때 까다로운 조건을 두지 않는 게 특징이었다. 특히 고부갈등에 민감한 남한 여성들은 시부모와의 동거를 탐탁치 않아하는 반면 북한여성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북한에서 이혼을 하고 탈북한 40대의 김모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 남성도 결혼 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제 부모님을 북에 남겨두고 왔으니 시부모님을 제 친부모처럼 생각하며 성실히 모시고 살 생각이다. 어차피 북한에서는 결혼 후에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고,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북한여성들은 20대가 되면 요리나 가사 등 결혼할 준비가 완벽하게 세팅이 되니 같이 살아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는 남한남성들이 최근 북한여성을 배우자로 꼽는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는 탈북여성과 맞선을 가졌던 남성회원 10명 중 7명의 경험담을 토대로 북한여성의 배려심과 경제관념에 대해 설명했다.

탈북여성 80% “남한남 사고방식 긍정적 평가”
문화 접하면서 추구 이성관도 자연스레 변화


한 남성회원 유모씨는 “당시 맞선녀였던 탈북여성과 식사를 하기 위해 역삼역으로 장소를 잡고 택시를 타고 가자고 권유했더니 걸어가도 15∼20분이면 충분한데 왜 튼튼한 다리 놔두고 택시를 타냐고 만류하더라”며 “한국여성들은 상대 남성이 차가 없거나 걸어가자고 말하면 벌써 낯빛이 어두워져 있는데, 북한여성은 가까운 거리를 차타고 가자고 하면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관념과 배려심이 돋보이는 북한여성이 요즘 트렌드로 떠오르는 만큼 몇 년 후면 남한여성보다 이상적인 배우자감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북여성들은 맞선 장소로 움직이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커플매니저들에 의하면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를 희망하는 한국 여성들과 달리 북한 여성들은 당연히 남자가 여성의 집 근처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사 대상 5명 중 4명(90%)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여성 김모씨는 “맞선을 처음 본 어느 날, 상대 남성이 ‘분당에 사시니까 서로 조금씩 움직여서 광화문 근처에서 만나는 게 어떨까요?’라고 물어온 적이 있다. 물론 한 마디로 거절했다. 여자가 채신머리 없게 어떻게 움직일 수가 있나. 당연히 남자 쪽에서 여자가 있는 곳으로 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남한 커플들의 데이트 방식에 의아함을 내비쳤다.

손동규 결혼정보회사 커플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과거 60∼70년대 한국에서도 농촌 여성들이 도시 남성과의 결혼을 위해 이농 현상이 심했다”며 “북한여성도 소득수준이나 생활환경에서 월등히 앞선 남한남성과의 결혼을 일종의 로망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온리-유의 이경 매칭 실장은 “북한은 폐쇄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사고나 생활양태가 남한의 몇십 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남남북녀가 만남을 가질 때는 상대의 이성관이나 사고방식을 충분히 고려하고 존중해주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방식 고려해야

최근 북한에서도 남한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남한의 문화를 접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이성관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머지않을 것으로 인식되는 현재 2만5000여 명의 탈북자가 남한에 머물고 있다. 이에 일부 20∼30대 남한남성들이 북한여성을 배우자로 꼽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서로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만큼 사고방식을 이해하며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남남북녀의 이상향이 아닐까 기대해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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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