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조작기소 특검법, 정의의 칼인가 권력의 방패인가

4월30일, 타이밍이 드러낸 정치의 설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윤석열정부의 조작 수사·조작 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조작기소 특검법’을 전격 발의했다. 국정조사가 사실상 종료된 바로 그날이었다. 하루의 간격도 없었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다. 정치에서 타이밍은 의도를 드러내는 가장 솔직한 언어다. 이 법안은 내용보다 먼저 ‘언제 나왔는가’가 메시지를 말해준다.

명분은 분명하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왜곡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작된 기소가 있다면 그것을 되돌리는 것이 정의라는 논리다. 이 원칙 자체는 반박하기 어렵다. 국가 권력은 오류를 바로잡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정의는 방향만이 아니라 과정으로도 평가된다.

이번 특검법의 핵심은 ‘공소 유지 권한’이다. 법안은 공소 취소를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이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 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포함한 것으로 해석된다. 표현은 우회적이지만, 결과는 직선적이다. 법은 문장이 아니라 작동 방식으로 판단된다.

이 지점에서 정치적 긴장이 폭발한다. 여당은 “독립된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사건을 취소하기 위한 셀프 면죄부”라고 규정한다. 같은 구조를 두고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 이 충돌은 단순한 공방이 아니라 권력 구조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구조 자체를 문제 삼는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그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구조는 이해 충돌이라는 것이다. 법치주의의 핵심은 절차인데, 이 절차가 무너진다는 주장이다. 이는 정치적 공격을 넘어 헌법적 문제 제기다. 이 비판이 힘을 갖는 이유는 구조가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겉으로는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지만 속내는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재판을 취소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필리버스터는 기본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법조계의 반응은 더 직접적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재판 개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사법부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사와 재판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권력 분립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도 비슷한 시각을 보인다. 공소 취소는 형사 사법 체계의 핵심 권한이다. 이를 특검에 넘기는 것은 기존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권이 바뀌면 동일한 방식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정치적 전염성’도 지적된다. 한번 열린 구조는 계속 사용된다. 법은 선례를 남기고, 선례는 권력이 된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번 특검은 검사들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그런데 그 수사를 수행할 인력 역시 검사다. 내부가 내부를 수사하는 구조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파견 검사 확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제도가 설계되더라도 실행이 따라오지 않으면 공허해진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왜 하필 4월30일인가. 국정조사가 끝난 바로 그날이었다. 하루만 늦어도 메시지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기다리지 않았다. 이 선택은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의도다. 정치 일정과 사법 일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 타이밍이다.

정치는 ‘가능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이번 특검법은 그 순간을 잡은 결과다. 여당 입장에서는 국정조사로는 부족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반면 야당은 이 흐름을 사전에 설계된 시나리오로 본다. 두 해석 모두 정치적으로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국민은 해석보다 결과를 본다.

그렇다면 이 법은 꼼수인가. 법적으로는 명시적 공소 취소 조항이 없다.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이 법이 정의를 위해 설계됐는지, 아니면 정의를 이용해 설계됐는지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 합법의 형태를 한 권력이다. 그 순간 법은 통제 장치가 아니라 방어 장치로 변한다.

이 논쟁의 본질은 하나다. 정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두 목적은 종종 같은 방식으로 실행된다. 그래서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국민은 그 미묘한 차이를 감지한다. 결과가 같더라도 출발점이 다르면 신뢰는 달라진다.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특검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소 취소 가능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권한이 불명확할수록 정치적 해석은 늘어나고, 해석이 많아질수록 신뢰는 무너진다. 법은 명확할수록 강해진다.

둘째, 임명 구조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을 갖는 구조에서는 이해 충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국회 추천 비중을 높이거나 제3의 중립 기구를 도입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은 결과보다 중요하다. 과정이 의심받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셋째, 수사와 재판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 특검이 수사를 하더라도 재판에 영향을 주는 구조는 최소화해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이 선이 흔들리는 순간, 모든 권력은 서로를 침범하기 시작한다.

이번 특검법은 단순한 법안이 아니다. 권력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장치다. 검찰 권력을 견제할 것인지, 정치 권력이 사법 영역으로 확장될 것인지가 걸려 있다. 이 선택은 일회성이 아니다. 한 번 만들어진 구조는 반복된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한다.

정치는 늘 정의를 말한다. 그러나 국민은 정의보다 먼저 구조를 본다. 정의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만, 권력은 설계로 작동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불안을 느낀다. 지금 이 특검법이 의심받는 이유도 바로 그 구조 때문이다.

법은 한번 권력을 보호하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권력을 통제하지 못한다. 이번 특검이 옳으냐 그르냐는 시간이 지나면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방식이 하나의 선례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예외는 내일의 기준이 된다. 그리고 그 기준은 결국 다음 권력을 위해 다시 사용된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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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식시장이 활활 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이던, 전쟁 여파에 고꾸라지던 모습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 지수를 말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지수 5000보다 이제는 1만이 더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 대부분 ‘빈 약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를 제외하고라도 코스피 지수는 3000 언저리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바닥이 얇고 지붕이 단단하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깨지기 어려워 보였다. 역대급 불장 돈이 모인다 이재명정부 1년째를 앞둔 현재, 주식시장의 지붕은 완벽하게 뚫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방을 올려 잡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졌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부 차원의 ‘머니 무브’ 정책으로 역대급 불장이 계속되면서 덩달아 증권업계도 신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폭증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증권사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미들을 잡으려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또 증시가 폭발하면서 빚을 내서까지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증권사는 손해 볼 게 없다. 문제는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증권사발 사건‧사고다. 최근 증권사의 갈지(之)자 행보로 투자자가 의도치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은 사건도 한 예다. 증권사마다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굴면서 일부 투자자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봤지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미국 본사 이전 주식 구분 변경 일어나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비트팜스(Bitfarms)’라는 기업이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법인을 뒀던 비트팜스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인공지능 및 고성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킬 인프라스트럭처(Keel Infrastructure)’로 변경했다. 본사 이전이 완료된 시기는 지난달 1일. 비트팜스는 킬 인프라스트럭처의 자회사가 됐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같은 달 6일 주식 구분이 변경됐다. 다시 말해 주식 종목에서 비트팜스가 없어지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거래가 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과정이 ‘주식 교환’으로 처리돼 세금이 붙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비트팜스 주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서학 개미’들이다. 이들의 주식은 매도 후 재매수 처리됐다. 다시 말해 비트팜스 주식이 처분되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양도’가 일어난 것이다. 비트팜스 1주는 킬 인프라스트럭처 1주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로 이뤄졌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붙는다. 25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수수료까지 떼고 나서야 투자자가 실제 번 돈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1년치 해외주식 소득을 따져 부과된다. 그래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다. 이익과 손해가 250만원 이내로 합산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계산에 골몰한다. 물론 주식을 사고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자체는 ‘0’이다. 예상치 못한 세금 날벼락 하지만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될 당시 ‘매도 후 재매수’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강제로’ 이익 혹은 손해가 발생했다. 기대 수익, 예상 손해로 존재하던 게 실제 이익과 손해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부과 이슈가 발생한다. 비트팜스 사건을 두고 지난해 5월 일어난 ‘로켓랩’ 주식 전환 사태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재편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23일 신설된 로켓랩 코퍼레이션이 기존 로켓랩 USA 법인을 자회사로 흡수합병했다. 이때 로켓랩 USA 주식은 동일한 가치의 로켓랩 코퍼레이션 1주로 자동 전환됐다. 미국은 세법상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익과 손해를 실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됐고 무엇보다 당시 이 과정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로켓랩 USA 주주들은 크게 반발했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 폭탄’이 쏟아졌다. 단일 민원으로는 최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문제로 떠오른 점은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각자 다른 답을 내놨다. 세법에 대한 해석이 갈리면서 적용을 달리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양도 거래’로 판단해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투자자로서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복불복’ 상태에 놓인 것이다. 당시 로켓랩 주식 전환 처리 방식에 따라 증권사를 옮기는 이동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갔다. 세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원 폭탄에 기재부 해석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사태 이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과 소득세법 제88조의 ‘양도’의 의미를 근거로 내세웠다. 주식 티커명이 같더라도 법률상 기존 로켓랩 USA 주식이 소멸하고 주주가 새로운 로켓랩 코퍼레이션을 취득한 만큼 동일한 자산을 연속적으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교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식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짧은 약어를 뜻한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팜스가 KEEL로 티커명이 바뀌어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사람이고 거래 상태는 ‘보유 계속’이다. 사업, 경영진, 지분율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는데 (기재부는) 이걸 자산의 이동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로켓랩 사태 당시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에 비트팜스 사건에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 따라 손해와 이익이 갈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지고 보면 비트팜스 사건과 로켓랩 사태에서 투자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같다. ‘실제 팔지도 않은 주식’에 세금을 매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 화나게 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적용 기준을 제멋대로 했다는 점이다. 재판으로 비유하면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권사의 행보는 ‘갑질’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별로 적용 시점이 달랐다. 메리츠 증권은 지난달 3일, 토스 증권은 같은 달 6일에 투자자들에게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알렸다. 미국은 비과세로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아예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내가 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져 있던 셈이다. 로켓랩 사태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토스 증권을 사용 중인 한 투자자는 “6일에 비트팜스에서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뀌어서 거래가 개시됐는데 그 당일에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토스 증권은 해당 투자자의 문제 제기에 “(4월)3일에 (주식 구분 변경) 정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4월)6일에 공지했다. 최초로 정보를 알게 된 (4월)3일은 현지 휴장일로 투자자가 실제 매매 등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7일에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권리 처리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즉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교환으로 적용했다가 뒤늦게 양도로 처리한 증권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투자자는 “신한 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식명만 바뀌더니 2~3일 뒤에 재처리됐다.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다른 증권사의 처리 방식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사이에 주가와 환율이 바뀌었는데 일괄 적용한 것이다. 주먹구구식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비트팜스 투자자들의 민원을 증권사에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받은 답변은 이 사안이 ‘자율 조정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자율 조정 대상은 정식 조사 전 금융사와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일단 증권사랑 얘기하라는 뜻이다. 투자자로선 금감원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손 놓은 정부 투자자 운다 70명가량 모여 있는 비트팜스 투자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부와 증권사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로켓랩 사태의 선례로 이번 사건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라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 몇몇 투자자는 ‘손절(손해 보고 매도)’하고 채팅방을 떠났다. 한 투자자는 “로켓랩 사건 때 정말 다 들고 일어났다고 느낄 정도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결론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민원도 많이 안 들어간 걸로 안다”며 “이 사건이 스페이스X와 합병설이 도는 테슬라 같은 대형 주식에 일어났어도 정부나 증권사가 이렇게 반응했을까”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