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리뷰> 익숙지 않은 장르 ‘살목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4.20 11:14:55
  • 호수 1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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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가도에 가려진 아쉬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영화 <살목지>가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공포영화 마니아 외엔 익숙지 않은 파운드 푸티지 장르를 일부 가미했다는 특징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그로부터 출발한다.

지난 8일 개봉한 공포영화 <살목지>는 지난 15일 기준 93만명의 관객이 감상하는 등 한국 영화 기근 속에서도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평단에서도 비교적 호평이 잇따르는 중이다. 정통 공포영화로서 다양한 촬영 기법을 활용했으며,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단 관객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

파운드 푸티지

특히 <살목지>에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기법이 가미돼 주목받았다. 파운드 푸티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을 정교하게 속일 수 있는 사실주의 기법이다. 대체로 우연히 발견되거나 회수된 출처 불명의 영상 형식을 취해 관객에게 실감 나는 공포를 전달하기 위해 활용된다.

<살목지>는 로드뷰 촬영 업체의 영상팀이 제대로 촬영되지 않는 화면을 촬영하기 위해 기이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저수지 살목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촬영 기간은 하루였다. 그러던 중 기이한 일이 연이어 발생해 탈출을 시도하지만, 더 깊은 늪으로 말려 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살목지는 충남 예산에 실존하는 저수지다. 낚시터로도 유명하지만, 공포 마니아에겐 심령 스폿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역시 유명 심령 스폿 중 한 곳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구 곤지암 정신병원을 다룬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영화 <곤지암>이 지난 2018년 개봉돼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특히 해당 병원은 사유지라서 다양한 구설수에 휘말리며 영화의 관심도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살목지>는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전적으로 취하진 않았다.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취한 공포영화의 교본으로는 지난 1999년 개봉한 <블레어 위치>와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개봉하고 있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를 거론할 수 있다.

<살목지>에는 두 영화의 특성이 모두 가미돼있다. 촬영팀이 정체불명의 장소를 찾아간다는 대략의 줄거리와 그 장소를 중심으로 한 저주와 각종 공포 상황이 주인공들을 휘감는단 설정은 <블레어 위치>와 거의 비슷하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고요한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은 모르지만, 관객만 알 수 있는 묘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살목지>는 이 요소도 적절하게 가미했다.

<살목지>는 이 두 영화와 전적으로 다른 특징이 있다. <블레어 위치>와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무명 배우들을 기용해 관객에게 현실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살목지>는 흥행이란 현실적 한계를 극복해야 했기 때문인지 김혜윤·이종원·김준한 등 유명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심령 스폿으로 유명한 저수지 배경 공포
기법 일부 활용·유명 배우로 반감된 묘미

아울러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전적으로 활용한 두 영화와 달리 <살목지>는 이를 부분적으로 활용했다. <블레어 위치>는 극 중 아마추어 영화 제작팀으로 설정된 캐릭터들이 카메라를 들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하는 셰이키 캠 촬영 기법이 활용돼 생생함을 살렸다.

셰이키 캠은 미숙한 제작진이 활용하면 관객에게 멀미만 줄 뿐,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한다. 하지만 <블레어 위치> 제작진은 정교한 촬영과 연기 지도를 가미해 오랫동안 회자되는 공포영화 반열에 올라 많은 아류작이 양산되는 흐름을 만들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홈캠 형식이다. 그래서 앵글은 아예 고정됐고, 24시간 기록 방식을 통해 서사를 이어간다. 이 형식은 적절한 연출과 맞물려 일상적 공간이 공포의 공간으로 바뀌는 몰입감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한다.

유명 배우 기용과 정극 형식 위주의 연출로 부분적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차용한 <살목지>는 두 영화의 장르적 묘미를 부분적으로 반감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살목지>는 특정 장소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그 장소 자체가 일종의 지박령이 된 상황을 <블레어 위치>에서 빌려 왔기 때문에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블레어 위치>는 생생한 현실감을 주기 위해 인근 마을 주민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려 장소를 설명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흔쾌히 인터뷰하면서 소문이나 전설에 대해 말해주는 형식은 관객에게 일상적 분위기와 기대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정교한 서사였다.

아울러 제작진은 82분 분량 영화 한 편을 위해 장소와 관련된 209년간의 가상 역사를 창조했다. 이 역사는 영화 안에서 대부분 정교한 장치 역할을 하고, 결말에 이르러 장소와 관련된 모든 수수께끼와 연결돼 문제 해결의 열쇠 역할을 한다.

209년 치 가상 역사 만든 <블레어 위치>와 다른 단조로움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스필버그 조언으로 장기 시리즈화

하지만 살목지엔 핵심적인 역할을 할 마을 주민이 단 한 명만 등장해서 서사의 정교함이 떨어진다. 좀 더 꼼꼼한 서사를 만들어 중반 이후 해소되는 수수께끼와 연결했더라면, 오랫동안 회자할 수 있는 한국 공포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

반대로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처음부터 세계관이 형성된 영화는 아니었다. 원래는 사건이 모두 깔끔하게 해소되고 “이 영화는 카메라 저장 기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문장으로 영화가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를 애매하게 끝낼 것을 권했고, 이 제안을 따라 현재 알려진 엔딩이 완성된 것이었다.

1편의 애매한 결말은 훗날 후속편 중 하나와 정교하게 연결된다. 그리고 1편의 주요 등장인물은 여전히 큰 수수께끼를 쥔 채 후속편과 연결되고 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지난 2009년 이후 7편과 일본판 스핀오프 1편이 만들어지는 등 거의 양산에 가깝게 속편이 제작되고 있다.

물론 제작이 이어지면서 혹평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적은 제작비로 쏠쏠한 이익을 거두는 등 결코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5년 공개된 <파라노말 액티비티: 고스트 디멘션>은 시리즈 마지막 영화라는 홍보를 했다. 하지만 시리즈 내내 이어졌던 복선은 회수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수수께끼만 남겼다. ‘마지막 영화’란 설정은 엎어졌고, 후속편은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범작과 수작

<살목지>도 서사와 배경을 좀 더 정교하게 하고, 파운드 푸티지 활용 비중을 늘렸다면 <블레어 위치> 같은 전설이 되거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장기 시리즈가 될 수도 있었다. 이미 <곤지암>이란 심령 스폿 소재 공포영화가 흥행을 했고, <살목지>도 흥행하고 있다는 것은 관련 소재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진짜 장점까지 제대로 담겼다면, 걸작이 될 수도 있었다. 걸작이 될 수도 있었던 범작과 수작 사이의 작품이라는 것은 대중의 호불호가 보증하고 있는 것 같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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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