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준석·천하람 나올까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1.12 11:33:29
  • 호수 1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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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노리는 개혁신당 지선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공조해 통일교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연대 이슈에도 이름을 올랐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미래자산을 기반으로 창당됐다. 이 때문에 ‘포스트 이준석·천하람’ 문제에 직면했다. 과연 개혁신당은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미래 자산을 전국구로 키워낼 수 있을까?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명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상이몽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회의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한·석 연대는 일부 인사·언론의 바람이었을 뿐, 실제로 그런 형태의 연대나 같이 앉는 자리도 마련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통일교 특검 공동 추진을 제한적 공조로 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형의 이득은 누리고 있다. 이 대표의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이 나름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단 것이다.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태생적으로 화학적 결합부터 어렵다.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된 이후 국민의힘엔 2030세대 남성 당원·지지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계(친 윤석열)는 갈등 끝에 이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내쫓았다.

이는 국민의힘에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 타격을 줬다. 이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2030세대 남성 당원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주로 지지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대통령 당선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2030세대 남성 당원과의 갈등을 의미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보다 0.73% 앞서 승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세대 포위론’을 주장했던 이 대표에게 책임을 추궁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하자, 국민의힘 내 2030세대 남성 청년 정치인·당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을 이탈했다. 천 원내대표도 원래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에 자리 잡아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 출신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은 ‘미래 자산’ 중심으로 당을 꾸렸기 때문에 당내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 부족하다. 지금도 개혁신당을 언급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이 대표와 천 원내대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현역 의원이지만, 이들만큼의 인지도는 누리고 있지 못하다.

당 기원은 국힘 미래자산…화학적 결합 어려워
이·천 외 유력 후보 부족…광역단체장 인물난

지방선거에선 그 특성상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중요하다. 특히 서울시장·경기도지사는 선거 전체의 바람을 주도한다. 그래서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인사가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3석 규모 소수 정당이다. 이 대표·천 원내대표 모두 출마할 순 없다. 출마하더라도 둘 중 하나만 출마해야 한다.

최근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표도 지난해 11월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기 화성을에서 할 일이 많지만, 도지사가 되는 게 더 일하기 편할 것 같으면 도전해 볼 순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등 출마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일 후엔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동탄 주민들이 ‘제발 경기도지사 나가 주세요’라고 하면 고민하겠다”며 “동탄에서 할 일이 다 끝나면,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203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출마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 자신의 국회의원 당선 모델과 전혀 다른 선거를 치러야 한다. 광역 단위 선거라서 3자 구도의 청년 밀집 지역구 선거였던 2024년 경기 화성을 국회의원 선거와 완전히 다르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는 필연이다. 과연 단일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김정철 수석 최고위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내세울 오세훈 서울시장·나경원 의원보다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주민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여기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후광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개혁신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할 정치인은 강력한 메시지를 밝혀 존재감을 부각한 후 향후 정치활동 밑천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자금·조직 문제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세차를 단 4대만 운영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당 당원들은 직접 특별당비를 모아 자체 유세차를 마련했고, 선거운동원 전원을 자원봉사자로 구성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현실·자기부정 딜레마
장과 연대? 강경 보수·반탄 성향과 충돌

개혁신당은 이렇게 소수의 당직자와 다수의 자원봉사자를 토대로 대선을 치렀다. 쉽게 말해 선거 한번 치를 때마다 “사람을 갈아 마신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대선 이후 개혁신당 문성호 선임대변인·이준석 의원실 박유하 선임비서관이 휴식을 위해 직을 내려놨다. 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포항시 서울사무소 국회 담당 6급 직원으로 채용돼 이강덕 포항시장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8월 개최한 연찬회에서 “대학가 인접 지역을 기초의원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2030세대 표심을 잡겠다”는 취지의 선거전략을 밝혔다. 사실상 청년 밀집 지역의 기초의원 당선자 다수 배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밝힌 것이다.

3석 규모 정당인 개혁신당은 사실상 ‘보수판 민주노동당·정의당’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정의당도 지역 기반 위주 양당제 정치로 인해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 채 국회 진출에 만족한 후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이준석 경기도지사’ 카드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 의원이 실제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 장 대표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은 연대설의 긍정 비중이 커진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거쳐 ‘보수 단일 경기도지사 후보’라는 정체성을 얻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한 채 낙선하는 지난해 대선의 흐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의 정치적 의견은 강경 보수·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가깝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과의 연대는 개혁신당에 자기부정이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심각해지면, 이낙연 전 총리와 연대 시도 당시 당원·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 같은 이탈 위험이 발생한다.

세부 조절

따라서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및 향후 정국 참여의 핵심은 ‘세부 사항 조절’이다. 당원의 정서와 정치적 필요성의 간극을 조절하는 정치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준석 경기도지사 후보’ 카드 성립·당선 여부와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키울 미래 자산이 전국구로 주목받을 때까지 버텨줄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준비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과연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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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