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 도전 4전5기를 꿈꾸는 최승빈이 오랜만에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다. 최승빈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미 진출 준비
최승빈은 KPGA 투어 통산 3승의 전가람·황중곤, 배용준, 전성현과 공동 선두로 첫날을 마쳤다. 이날 11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한 그는 12번 홀(파5)과 13번 홀(파4)에서 백투백 이글을 뽑아내며 단숨에 4타를 줄였다. 이후 16번 홀(파3)과 18번 홀(파5)에서 버디 2개를 추가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연속 이글은 투어 통산 11번째다. 12번 홀에서 273m를 남기고 3번 우드로 날린 세컨드샷을 핀 1m에 붙여 이글을 잡았다. 13번 홀에선 97m를 남겨놓고 60도 웨지로 탄도 높게 친 세컨드샷이 원하던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져 홀컵으로 굴러 들어갔다.
“백투백 이글은 생애 처음”이라는 최승빈은 “페럼클럽이 평상시보다 러프가 짧고 핀 위치도 비교적 쉽게 세팅됐다. 최근 경기 감각은 괜찮았는데 계속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나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22년 투어에 데뷔한 최승빈은 이듬해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그 해부터 매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출전하며 미국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번번이 Q스쿨 2차 무대에서 낙방했고, 국내 투어에서도 더 이상 우승을 보태지 못했다.
백투백 이글 등 6타 줄여 공동 선두
다음 달 4번째 PGA투어 Q스쿨 도전
지난해엔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 3위, 군산CC오픈 공동 3위 등 4차례 톱10에 오르며 상금랭킹 37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은 상금랭킹 19위,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15위에 올라 있다. 하반기 첫 대회인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공동 3위로 기분좋게 출발한 최승빈은 그러나 이후 3개 대회 연속 컷탈락으로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반등을 위한 변곡점이자 PGA 투어 Q스쿨 도전을 향한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됐다.
최승빈은 다음 달 6일 미국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의 악친 서던 듄스GC(파72)에서 열리는 Q스쿨 1차전에 출격한다. PGA 투어 Q스쿨은 10월 한 달간 14개 지역에서 1차전을 치른 뒤 12월 첫 주 5개 지역에서 2차전을 펼친다. Q스쿨 최종전은 오는 12월11일부터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밸리 코스와 소그래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2022년부터 매년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최승빈은 지난 5월엔 메인 후원사 CJ의 초청으로 PGA 투어 더CJ컵에 첫 출전했지만 컷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최승빈은 “지난 3년간 매번 Q스쿨 2차에서 떨어졌다. 세 번째 도전이었던 작년엔 꼭 붙고 싶다는 조바심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안 됐던 것같다. 결국 실력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갈 때마다 느낀 것도 많고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고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코스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컷 탈락 고배
올 초 베트남 동계훈련에서도 샷 훈련보다는 “필드에서 스코어를 내는 연습”에 중점을 뒀다는 최승빈은 “지금까지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면 올해에는 필드에서 경기를 잘 풀어가는 매니지먼트 쪽으로 많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가 PGA 투어 Q스쿨 바로 전 대회이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1라운드 선두로 마무리했으니 최종 라운드까지 잘 끝내고 기분 좋게 Q스쿨에 가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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