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잘 살게 한 국회의원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민주당 이광재 의원.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의 사정칼날이 참여정부 인사들을 향하고 있어 마음이 영 편치 않다. 또 검찰 수사의 화살이 참여정부를 향할 때마다 이 의원의 이름이 항상 거론되곤 한다. 이에 대해 그는 국민과의 약속 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이명박 정부 이후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혀 위축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깨끗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18대 국회에 임하는 이 의원을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대통령 임기 5년은 짧다. 5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면 시작도 하지 못하고 5년의 시간이 지나간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순간부터 모든 것은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다. 전 정권 탓하고, 전 정권 흉 찾기에 몰두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광재 의원은 참여정부를 향해 사정칼날을 휘두르는 대신 이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부가 져야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권은 유한하되 국민과 나라는 무한하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정권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참여정부를 향한 사정칼날이 또 다시 시작됐다. 안희정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박연차 회장 등과 관련된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만큼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안희정 최고위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 최고위원을 믿고 있다. 또한 본인이나 백원우 의원 등 동료의원들과 친구들도 십시일반 도움을 주었던 부분은 있고 투명하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다.
-이 의원의 이름도 연일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 6번의 특검이 있었다. 이중 2번이 ‘이광재’ 특검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혀 위축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여념이 없을 뿐이다.
-참여정부 수사는 ‘10월 재보선’을 노린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명박 정부가 만약 각종 의혹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들의 정치 감각과 의식이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70~80년대 사고보다는 훨씬 앞서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정치적 이용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 국민들을 믿는다.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실패론’, ‘심판론’ 등이 나오고 있는데.
▲정권교체가 곧 국정실패로 귀결되어지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참여정부는 민주주의의 완성, 국가균형발전,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참여정부는 권위를 던졌고, 국민을 섬겼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 책임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당내에서는 386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은데.
▲정권교체 책임론의 귀결을 386에게만 전가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386은 외부의 시각처럼 정권의 핵심에 서지 않았다. 386의 공과를 같이 평가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막을 내린 지 이제 불과 1년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아직 진행형이다. 시간이 더 지나고 역사가 참여정부를 평가할 때, 386에 대한 평가도 달게 받겠다.
-친노 인사들의 모임인 청정회(청와대 출신 정치인들의 모임)를 놓고 정치 세력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청정회 모임은 순차적으로 지역별 모임을 갖기 때문에 강원도 모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청정회 모임에서는 ‘정책적 과제’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 중산·서민층 복지강화, 교육에 있어서 ‘기회의 평등’제공, 농촌의 복원과 소득증대, 평화와 남북경제 공동체 건설 등의 정책 아젠다를 설정하고 대안정책 만들기에 함께하기로 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제시하는 정책이 국민들과 소통될 수 있다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의 정치상은 무엇인가.
▲최근 매우 뜻 깊은 상을 하나 받았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선출직 의원들의 공약 이행정도를 평가해 주는 ‘약속대상 시상식’에서 국회의원분야 ‘대상’을 받았다. 17대부터 5년여 정치경험 중 가장 큰 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만큼 앞으로 더 약속을 잘 지키라는 책임을 국민 여러분들께서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는 잘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원망을 주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 국민 여러분들은 열심히 산 죄밖에 없다.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드릴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지난해 18대 총선을 치르면서 수십 번 지역에 약속했다. 이를 실천하겠다는 게 내 정치상이다.
이광재 의원 프로필
▲국회의원 노무현 보좌관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거단 기획팀 팀장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실장
▲17·18대 국회의원
이 의원이 바라본 ‘정동영 덕진 출마설’
민주당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재보선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정 전 장관 측에서 전주 덕진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출마를 한다면 인천 부평을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잠잠했던 계파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당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이광재 의원은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의원은 “정 전 장관의 출마설은 본인의 의지인지가 중요하다. 정치인으로 현실 정치에 직접 나서지 못한다는 점에서 매우 답답한 심정일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국정당화’가 우선”이라고 밝혀, 수도권 출마를 원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어 그는 “지금은 당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한 목소리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정 전 장관이 스스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