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환상 깨진 탈북민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5.06.16 03:00:00
  • 호수 1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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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갈래”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환상 깨진 탈북민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를 건너려고 한 30대 탈북민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희수)는 국가보안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탈북민 A씨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열악한 생활

A씨는 지난해 10월1일 오전 1시께 파주시의 한 차고지서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로 진입해 월북하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차고지서 약 4.5㎞를 운전해 통일대교 남단 쪽으로 향했고 통일대교 북쪽으로 약 800m를 달리다 북문 검문소 앞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현장서 붙잡혔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 출신인 A씨는 2011년 12월 홀로 탈북해 한국서 건설 현장 일용직 등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8년 다리를 다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고시원에 거주하며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등 열악한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 자신이 살고 있던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서 월세 미납을 이유로 퇴거 요구를 받자 범행을 마음먹었다. 월북을 시도하기 전 A씨는 주민센터에 방문해 긴급 생계비 지원을 문의하면서 “남한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버스 훔쳐 통일대교 접근
경제적 어려움 겪다 월북 결심

재판부는 “A씨가 반국가 단체로서의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 이탈 주민이 처한 현실을 일부 보여주는 것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이해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간첩 아냐?’<enrn****> ‘그냥 놀고 먹여줄 줄 알았냐?’<youg****> ‘자본주의가 그런 겁니다’<tpgu****> ‘나약한 정신 상태를 가져서 공산주의 찬양한 거다’<i_lo****> ‘기초수급 받고 일할 곳도 많은데?’<ubf2****> ‘한국은 치열한 경쟁사회. 자기만의 특화된 지식이나 기술이 있거나 근면 성실하면 기회가 많으나 북한처럼 묻혀 살아가려는 꼼수는 안 통한다’<grad****> ‘도박했나?’<jinn****>

‘차라리 마을버스 기사를 하지’<moon****> ‘현명한 판결이다’<c850****> ‘사회주의서 적응하지 못해 약육강식 자본주의로 넘어온 탈북자가 전세 사기로 죽는 한국서 쉽게 적응하겠냐?’<haei****> ‘북조선 넘어갔다 65세 넘으면 다시 내려와라’<kmw1****>

법원 징역 2년 집유 3년 선고
“북한 이탈 주민 현실 보여줘”


‘북에서 살다가 남이 잘 먹고 잘산다고 넘어왔는데, 알고 보니 더 많이 굶기도 하고, 돈 없으면 완전 비참하게 산다는 거 몸소 체험했네. 차라리 돌아가면 더 대우받을 거라고 생각했다니…’<asar****> ‘내가 아는 북한 이주민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많다’<na89****> ‘탈북민 대부분 대한민국에서 얻은 소중한 기회로 열심히 일하고 산다’<pant****> ‘노력 안 하면 저렇게 됩니다’<ystu****>

‘고시원엔 항상 밥 있다. 굶었다는 건 거짓말이다’<till****> ‘통일돼도 걱정이다. 어떻게 다 받냐’<2402****> ‘임대주택은 어쩌고 왜 고시원 생활을 한 거냐? 수급 혜택으로 굶을 일이 없었는데 왜 밥 먹을 돈이 없는 거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줘야 하냐?’<ngel****> ‘현장에 한국어 전혀 못하는 외국인도 없어서 난리다’<bbun****>

‘대한민국 발전에 일도 기여한 바 없으면서도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은커녕 지원금 더 내놓으라고 큰소리치는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집단들이다’<dksg****> ‘그냥 사람이 문제다’<jiho****> ‘그냥 보내줘라’<misu****> ‘앞으로는 가겠다는 사람들은 모두 보내주세요. 뭘 그렇게 체포하고 재판하나요? 그 사람들이 한국에 올 때 정부의 승인을 받고 왔나요? 그러니 갈 때도 그들을 억압하지 말아야 합니다’<deep****> 

“가고 싶다”

‘눈물이 난다’<tjdg****> ‘사회에 장벽이 있었겠지요.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을 거고’<1049****> ‘탈북민들도 소수자 인권 보호를 받아야 한다. 갑자기 온 거라 자유 경쟁이 공정하지 못하다. 정부의 지원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kbch****>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렌터카에 소총 놓고 내린 신병
민간인 신고 전까지 깜깜

육군 신병과 간부가 렌터카에 K2 소총을 그대로 놔두고 반납했다가 사흘 만에 회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은 지난 10일 “렌터카 차량 내부서 총기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관할 부대에서 회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대구 모 육군 부대의 한 부사관은 신병교육대를 막 수료한 한 신병을 렌터카를 이용해 부대로 인솔했다.

당시 신병은 자대서 새로 지급받은 K-2 소총을 휴대하고 있었다. 이 신병은 새 부대에 도착한 뒤 소총을 차량에 놔두고 내렸다. 부사관 또한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렌터카를 그대로 반납했다.

해당 부대는 신병 소총이 없어졌음에도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사흘 뒤인 8일 ‘렌터카에 소총이 있다’는 민간인의 경찰 신고를 전달받고서야 총기 분실을 인지했다.

이후 해당 부대는 소총을 즉시 회수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8일 렌터카 내부서 총기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관할 부대서 회수했다”며 “현재 군 수사기관서 정확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기는 불출대장 작성 의무 등 관리가 시스템화돼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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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