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하동환 전 국정원 대공수사단장

“대공수사권 회복 시급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지 1년이 지났다. 간첩 수사권은 모두 경찰로 이관됐지만 성과는 초라하다. 2023년 기소된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 사건은 국정원의 마지막 수사였다. 이 사건을 지휘한 하동환 전 국정원 대공수사단장은 절박함을 토로했다. “경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3건의 거대 간첩단 수사를 미완의 상태서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 “차기 정부에서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잡지 못한 간첩이 수두룩하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회복은 곧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필연적 의무다.” 이는 하동환 전 국정원 대공수사단장이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한 말이다. 그는 진보든 보수든 어떤 정권이 집권해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회복은 국가안보 방어체계를 유지할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한다. 지금도 지하당 간첩들의 은밀한 행위가 활발하지만 경찰은 그들의 윤곽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걸음마 수준

경찰은 지난 2월 일선 경찰서의 안보계를 폐지하고 시도 경찰청 단위로 통합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광역화를 통해 안보수사 역량을 강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도청 별로 안보수사과 내 최소 1개에서 최대 6개 광역안보팀이 신설됐다. ▲서울청 6개 팀 ▲부산청 2개 팀 ▲대구청 2개 팀 ▲인천청 2개 팀 ▲대전청 2개 팀 ▲광주청 1개 팀 ▲울산청 1개 팀 ▲세종청 1개 팀 등이다.

기존 경찰서 내 안보계 시설은 그대로 유지하되 해당 서 관할지역 내 안보 문제가 발생하면 시·도청 광역안보팀이 경찰서 내 업무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안보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경찰청 안보수사국 안보범죄분석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안보수사 관련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 기능을 일원화해 정보의 정확성과 대공수사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현재 안보수사국 산하에는 안보범죄분석과, 안보기획관리과, 안보수사지휘과, 안보수사1과, 안보수사2과가 있다. 약 150명 규모지만 성과는 제로에 가깝다. 실제 경찰은 국정원으로부터 현재까지 수백여건의 사건을 이첩받았으나 발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다.

하 전 단장은 아직 경찰이 ‘간첩 수사’ 노하우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수사 인력이 아무리 많아도 간첩들이 쓰는 암호통신문인 스테가노그라피를 해독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북한 지령문과 대북 보고문들은 모두 스테가노그라피로 위장돼있기 때문이다.

스테가노그라피는 그리스어로 ‘감춰진(Stegano)+통신(Graphy)’의 합성어다. 그림·오디오·영상 파일 안에 지령 메시지 등을 코드 형태로 숨기는 과정 또는 그 기법 일컫는다. 북한은 남한의 간첩단 조직원들에게 평범한 사진, 신문 기사로 보이는 ‘커버 파일(Cover File)’에 비밀 메시지를 숨긴 뒤 스테가노그라피가 적용된 ‘스테고 파일(Stego File)’을 생성해 지령을 전달한다.

스테가노그라피는 정보를 숨긴다는 측면서 암호와 비슷하지만 비밀 메시지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가방어시스템 무력화 상태…재구축 필요”
대공수사권 폐지 1년 “국가 안보 자해행위”

하 전 단장은 “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스파이들이 쓰는 통신기술로 복호화 방법을 공유하는 관계자끼리만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 지난 63년간 국정원은 암호해독키 없이도 북한의 스테가노그라피를 해독해낸 노하우가 축적돼왔다. 경찰이 아무리 과학수사에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고 해도 스테가노그라피를 해독할 수 있는 노하우는 결코 단기간 내 전수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하 전 단장은 “창원 간첩단(2023년 3월 기소)과 제주간첩단(2023년 4월 기소) 사건 모두 스테가노그라피가 활용됐다. 당연히 피고인들은 해독키를 제공하지 않았고 국정원은 이를 스스로 풀었다. 경찰의 과학수사 역량은 이런 간첩통신을 해독하는 데 특화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 전 단장은 경찰의 해외 내·수사 역량 부재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국내 간첩단은 매년 2~3회 중국이나 동남아서 북한 상부선 간첩을 접선해 국내 정세를 보고하거나 지령을 받는다. 해외서 이런 은밀한 범행 현장을 채증하는 것은 수년간 현지에 체류하면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국정원 수사관들이 수행해 왔다”는 그는 “국정원의 이 같은 해외 내·수사 시스템은 전 세계 수사기관 사이에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경찰은 시스템이 전혀 준비돼있지 않다. 성공적인 간첩수사를 위한 필수 요소는 해외 내·수사와 과학수사 역량인데 이 점이 뼈아프다”고 짚었다.

하 전 단장은 “지난 2023년 수사했던 민노총·창원·제주간첩단 사건을 지휘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수집된 11명만 수사에 착수해 검찰에 넘겼다. 2024년부터 국정원의 수사권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내·수사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찰에 사건을 넘길 수가 없어 수사에 착수했다”며 “최소 3~4년의 시간이 더 있었다면 100여명에 달하는 세 간첩단의 북한 연계 용의자들을 모두 확인해 간첩단 조직을 일망타진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미 늦었다?

북한 고위급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국정원을 매우 적대하지만 북의 지령에 따라 남한서 활동하는 간첩들을 색출하는 국정원 대공수사국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입을 모았다. 즉, 국정원 수사국 존재 자체가 국가안보를 지키는 강력한 힘이었던 셈이다.

하 전 단장은 “입사 후 평생 수사관으로 활동하는 국정원과 달리, 경찰은 보안수사 분야뿐 아니라 2~3년 단위로 정보, 경비, 외사 등 직렬로 이동한다. 그런데 보안수사 분야는 승진이나 처우가 타 부서에 비해 매우 열악하기에 모두가 기피한다. 이런 상황서 막연히 간첩세력을 척결하겠다는 의지만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정원 안팎서도 경찰이 국정원의 대공수사 노하우를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의 스테가노그라피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는 속도가 경찰이 국정원의 대공수사 역량을 따라가는 속도보다 월등하다는 게 대공수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 전 단장은 “타이거 우즈의 스윙 폼을 수년간 따라 해도 그와 똑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정원이 60년 넘게 축적한 수사기법을 경찰이 단기간 안에 터득할 수 있겠냐”며 “북한 대남공작부서의 IT 역량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경찰은 전 세계에 신경망처럼 깔린 국정원의 해외 내사 시스템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간첩통신을 해독하는 과학수사 실전 경험도 부족하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는 결과적으로 국가 안보 자해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성과 없는 안보수사국 기피
국정원 국내 파트 부활 절실

경찰 내부서도 안보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안보수사국이 ‘성과’를 내기 어려운 기피 부서로 전락하면서 수사 의지도 꺾인 상태다.

하 전 단장은 “국정원은 각 부서에서 수십년간 일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보장해준다. 반대로 경찰은 언제 어느 부서로 인사이동을 할지 알 수 없다. 예컨대 베테랑 시위 진압 경찰관이 사상범을 상대로 한 간첩수사를 능숙하게 할 수 있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하 전 단장은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사라진 국정원의 국내 파트 부서도 부활시켜야 한다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전 단장은 “차라리 국정원을 개혁하려면 미국의 CIA와 FBI처럼 정보와 수사 분야를 분리해야 한다. 수사의 주체가 경찰도 국정원도 아닌 간첩수사만 전담하는 독립기관인 안보수사청을 별도로 신설해 국정원 조사관들을 이동시키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곳에 경찰, 군, 민간 전문가까지 모두 망라하면 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정원 관계자도 “본래 북한은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 폐지 분위기 조성을 목적으로 남파공작원들에게 수 차례 지령을 내렸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 이후 최근 스테가노그라피를 포함해 북한의 지령 중 ‘국보법 폐지 분위기 조성’이라는 문장이 사라졌다. 이게 무얼 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정부는 그간 의대 정원 증설 등 개혁정책을 내놨으나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혔고 오히려 의료계 파업 장기화로 인해 많은 국민을 골병들게 했다. 하 전 단장은 정부가 의료계의 정확한 실태 진단과 새로운 정책 실행으로 인해 야기될 제반 후유증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하 전 단장은 “과거 국정원 국내 정보 파트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사전 경고와 더불어 향후 정책적 대안까지 정부에 제공해 왔다. 이제는 국정원의 역할이 아예 없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면 결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의료 현장의 심층적인 문제점을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알 수 있겠나. 아니면 요소수 사태의 징조를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어떻게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국내 파트 역할


이어 “담당 분야를 누비는 국정원 정보관들은 과거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사회현상의 심층적인 문제의 원인까지 모두 찾아내 대책을 강구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그것이 정책으로 실현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부처 공무원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현업을 팽개치고 현장에 파고들어야만 도출할 수 있는 알 수 있는 정보들을 국정원은 어떻게든 수집해 왔다. 즉, 국정원 국내 파트가 올바른 국가정책 수립에 소리없이 기여해 왔다는 점이 팩트”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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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