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이상 확대
순이익 4할 비중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hy그룹의 꼭대기를 점유한 팔도가 또 한 번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꺼내들었다. 수익성 부진이 심각함에도 1년 전보다 배당 규모를 두 배가량 확대한 상황이다. 팔도가 내놓은 배당금 전액은 지분 100%를 보유한 그룹 오너에게 귀속됐다.

hy(옛 한국야쿠르트) 오너 일가는 2012년경 삼영시스템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1991년 설립된 삼영시스템은 플라스틱 용기 납품업체로, 윤호중 hy그룹 회장이 2006년부터 지분 100%를 보유 중이었다.
든든한 곳간
삼영시스템은 2012년 한국야쿠르트로부터 라면 및 음료 부문을 사들였고, 사명을 팔도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40.83%)로 올라섰다. 곧바로 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꾀했고, ‘윤 회장→팔도→한국야쿠르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한국야쿠르트는 2021년 hy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팔도는 지난해 말 기준 hy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분율은 여전히 40.83%이다.
팔도는 2019년부터 눈에 띄게 배당을 늘렸다. 2018년 41억원이었던 배당금 총액은 이 무렵 9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팔도가 처음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도 2019년부터다. 매년 결산배당만 집행했던 팔도는 2019년 중순 약 44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고, 이 영향으로 배당금 총액이 껑충 뛰었다.
순이익 급증이 배당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팔도의 순이익은 2018년 455억원에서 이듬해 1109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을 매각하면서 697억원이 유입된 덕분이었다.
최근 들어 팔도의 배당 정책은 한층 더 주주 친화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022년 111억원이었던 배당금 총액은 2023년 215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4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배당성향 역시 상향 조정됐다. 2022년 9.16%였던 배당성향은 이듬해 16.74%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는 43.5%(별도 기준)를 나타냈다. 지난해 거둔 순이익 중 40% 이상이 배당금 명목으로 지출된 양상이다. 배당금 441억원 중 기말배당은 51억원이었고, 나머지 금액은 중간배당 명목으로 지급됐다.
팔도의 이익잉여금이 넉넉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배당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은 2023년 8608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9181억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팔도가 내놓은 배당금 전액은 지분 100%를 보유한 윤 회장에게 귀속됐다. 최근 3년간 윤 회장이 팔도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총 767억원이다.
변함없이…
다만 수익성은 다소 낮아진 상태에서 배당금이 상향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팔도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280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46.6%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1284억원에서 1014억원으로 270억원가량 줄었다.
게다가 최근 분위기는 그리 녹록지 않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점유율 축소가 확연하다는 게 고민거리다. 팔도는 비빔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수성에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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