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 ‘의정 갈등을 말하다’

“완전히 붕괴해야 대안 나온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개혁’이라는 이름의 큰 그림은 이미 사라졌다. 한쪽이 제안하면 다른 한쪽이 반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화폭은 누더기가 됐다. 수십년 전, 첫 붓질부터 잘못 칠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 이 문제에 천착한 한 노(老) 교수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지난해 2월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이른바 의정 갈등의 시발점이다. 같은 달 전공의는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학교를 쉬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는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전공의-개업의-의대생-의대 교수 등 의료계는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정부에 맞섰다.

무너진
단일대오

정부는 ‘의료 개혁’을 내세우며 의료 현장을 바꾸겠다고 나섰고 의료계는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의정 갈등은 12‧3 비상계엄 사태서 나온 포고령에도 언급될 만큼 지난해를 달궜던 이슈다. 당시 포고령에는 ‘48시간 이내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처단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린 지도 1년이 넘었다. 정부는 당근을 주고 채찍을 휘두르며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했지만 의사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7일 정부가 2026년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며 그 조건으로 ‘3월 말까지 의대생 복귀’를 내세우자 상황이 달라졌다.

의대 정원 백지화로 배수진을 친 정부에 학교가 호응했다. 더 이상의 집단 휴학은 받아줄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등록 기간까지 학교로 돌아오지 않은 의대생은 학칙에 따라 제적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실제 일부 의대는 미등록 학생을 제적 처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와 학교의 강경한 조치에 의대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80%가량이 등록했고 서울대는 전원 복귀를 결정했다.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는 등록 후 휴학한다는 움직임도 있지만 대체로 수업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의대생의 단일대오가 깨진 셈이다.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현 상황서 의대생과 전공의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의대 정원을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손, 두 발 다 든 상태”라며 “이 상황서 의대생이 복학하지 않으면 누구 손해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대생 개인과 그 부모, 사회까지 모두가 손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민이 큰 손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면 배출되는 의사 수가 줄어드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의대생은 빨리 의사가 되는 게 사회에 이바지하는 방법인데 1년을 허비했다”고 한탄했다.

전공의에 대해서는 “그들은 일단 의사면허가 있지 않나.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지 않아도 일반의로 개업해서 살아갈 수 있으니 의대생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2000년 건보 통합 이후
지방 의료‧필수 의료 붕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사무실서 이 교수를 만났다. 그는 건강복지정책연구원서 발간하는 <ISSUE PAPER>, 지난해 7월 쓴 저서 <의료개혁 무엇을 어떻게?>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냈다. 특히 이번 의정 갈등이 일어나기 십수년 전부터 한국 의료의 붕괴를 예측하는 등 의료 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의료 제도가 밑그림도 없이 만들어진 ‘사상누각’ 상태라고 진단했다. 의료보험제도가 처음 도입될 당시 정책 입안자의 부족한 인식이 현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는 사회적 갈등을 더했을 뿐 한국 의료는 이미 붕괴 상태로 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이 교수는 윤정부가 내세운 ‘2000명 증원’에 대해 비판했다. 의대 입학 정원을 한꺼번에 65%나 늘리는 방식은 의료계에 충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사 부족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의약분업 직후 351명이 감축돼 3058명으로 정해진 후 20년 동안 유지됐으니 (의사 부족은) 예상된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저서 등을 통해 의대 입학 정원을 700명가량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351명이 감축된 수준으로 20년이 지났으니 그 2배 정도로 증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700명 증원도 좀 많을 수 있다”며 AI(인공 지능)의 발달, PA(진료 지원) 간호사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700명이든 2000명이든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의료보장제도를 시행하면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의료 계획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국가 상황에 맞게 시행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되는 대로 정책을 진행하면서 본래의 의도나 취지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의료 사회화’라는 키워드를 인터뷰 내내 중요하게 언급했다. 의료 사회화는 모든 국민을 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하게 하고 보험료는 경제력에 비례해 징수하면서 의료서비스는 낸 보험료와 무관하게 누구나 똑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의료를 인간의 ‘기본권’ 개념으로 본다.

계획 없이
정책 급급

이 교수는 “2012년에 폐암 치료를 받으면서 시간이 생겨 펠스타인이라는 의료경제학자의 저서를 읽게 됐다. 펠스타인은 사회적 권리로 의료를 보장할 때 의료서비스 배분은 시장에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의료서비스가 시장 수요에 따라 나뉘면 환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문제(재정 고갈 등)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의문을 품은 부분은 한국 환자의 본인 부담률과 의료 이용률 간의 상관관계였다. 일반적으로 본인이 내는 의료비용이 커지면 병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기 마련인데, 한국은 본인 부담률이 전 세계서 제일 높은 수준인데도 의료 이용률 역시 일본과 함께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에는 이를 제지할 장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가 시장 논리가 아니라 공공재라는 개념서 배분돼야 하는데 이를 강제할 제도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가 내세운 방책은 ‘필요도’에 따른 의료서비스 배급제다. 의료기관을 계층화해 환자를 분류해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때 배급의 주체는 정부나 보험자(건강보험공단)가 된다.

이 교수는 “1977년 7월 사회보험 방식의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할 때 사회보험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로 시작된 점이 현 상황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민 1인당 소득 1000달러 달성 이후 극빈층, 저소득층에게 최소한의 복지혜택을 베풀어야 한다는 취지로 의료보험제도를 시작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런 상황에서도 ‘의료기관이 영리화돼서는 안 된다’ ‘의료보험제도는 보험료로 조달되는 재정 범위 안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대원칙은 지켜졌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 교수는 2000년 7월 의료보험조합을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한 것을 의료 붕괴의 시발점이라고 봤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료 관련 문제의 원인으로 꼽은 것이다.

이 교수는 진료권과 비급여 문제를 언급했다. 1989년 7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시작되면서 정부는 전국을 140개 중진료권, 8개 대진료권으로 분류했다. 중진료권은 시‧군‧구, 대진료권은 도 단위로 나눴다. 예를 들어 강원도 원주에 사는 주민은 지역 의료기관을 우선 이용해야 한다. 서울 소재의 병원서 진료받기 위해서는 지역의 3차 의료기관에서 소견서를 받아야 했다.

수요 아니라
필요에 따라

당연히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환자 수가 제한됐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발이 제기되면서 1995년 8월 대진료권, 1998년 10월 중진료권이 폐지됐다.

이 교수는 “의료 지역화를 완전히 포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KTX 개통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되면서 환자의 수도권 병원 쏠림 현상은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환자가 서울로 몰리니 의사나 병원도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늘날 지역의료의 붕괴는 진료권을 철폐한 의료정책이 초래한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이른바 비급여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이 교수는 “비급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그 가격을 누가 설정하냐면 의료기관이 한다. 이 과정서 초과 이윤이 발생한다. 의료서비스가 공공재로 기능할 때 초과 이윤을 내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이 깨져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급여 문제는 필수 의료의 붕괴로 이어졌다.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의료기관이 정할 수 있다 보니 수익을 추구하게 되고 이런 과정서 의사 배치의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소아과는 거의 모든 진료가 건강보험에 포함된 급여 항목이다. 하지만 미용, 성형은 어떤가? 부르는 게 값이다. 의사들도 수지 타산을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윤정부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단순하게 의사가 부족해서 지역의료가 붕괴하고 필수의료가 망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의사를 2000명 ‘듬풍듬풍’ 늘리면 여기저기에 난 구멍이 메워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부 의사들도 이에 동조해 의사 집단을 몰아갔다”고 꼬집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환자의 의료 공백 체감도는 높지 않다. 이 교수는 비급여 비용을 커버하는 ‘실손보험’을 언급했다. 실제 기자는 최근 한 대형병원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검사비로 22만원을 냈는데 실손보험을 통해 20만원을 보장받았다. 본인 부담은 2만원인 셈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 교수는 실손보험을 ‘비급여용 보험’이라고 칭하면서 이로 인해 의료민영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은 실손보험이라는 민간보험이 보장하면서 의료기관이 이미 영리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결국 그 끝은 건보재정 고갈로 인한 의료 붕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환자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빅뱅이 곧 일어날 것이다. 제도가 완전히 붕괴하기 전까지는 대안이 나올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그 시기를 2030년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건보 재정이 마르는 시기로, 이 교수는 “도저히 제도를 지탱할 수 없게 되는 때”라고 말했다.

결국 이 교수는 의료 문제가 정부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사회 상황 따라 정책 바꿔야
공보의 제도 “수명 다했다”

그는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의료의 사회화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는 당연하다”며 “건강보험제도를 통한 기본권으로서의 의료는 공공재가 돼 의료의 배분을 시장이 아닌,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의대 정원 결정과 같은 사항 역시 정부의 역할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을 놓고 의료계가 반발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공공의료’ ‘필수 의료’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건강보험 의료는 공공재다. 그런데 건강보험 의료를 ‘공공성이 강한 사적재화’, 이런 식으로 정의해 버렸다. 또 공공의료 관련 법률을 제정하면서 공공병원서 하는 의료만 공공의료라는 이상한 인식이 생겼다. 나머지는 전부 민영 의료로 치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 재정, 그러니까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되는 모든 의료가 공공의료다. 다시 말해 한국에는 공공의료밖에 없다. 이걸 법으로 나누면서 공공의료는 선, 민간 의료는 악으로 보는 시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필수 의료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서 보장하는 모든 의료가 필수 의료”라고 강조했다. 공공의료니 필수 의료니 나눠놓은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제도를 만들어 놓으면 시대가 바뀌어도 그대로 밀고 나간다. 가족계획 사업이 1962년부터 시작됐다. (합계)출산율이 국가가 유지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면 그 사업을 멈춰야 할 것 아닌가. 가족계획 사업이 언제 중단됐는지 아나? 노무현정부 때다. 뭐든지 하나를 잡으면 사회가 바뀌든지 말든지 주구장창 간다. 그만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관료들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 다른 예로 공보의(공중보건의사) 문제를 꼽았다. 일부 지역의 열악한 의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의사들이 보건 업무로 군 복무를 갈음하게 한 제도다. 산간벽지나 섬 등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어촌에 공보의를 배치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이 교수는 “아무리 의사가 없다 해도 지금은 면 단위에 가정의학과 하나씩은 다 있다. 옛날처럼 공보의가 아니면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공보의들이 뭘 하는 줄 아나? 처방전 써주는 일이나 하고 있다. 공보의 제도는 1980~1990년대 이후 이미 수명이 다했다”고 말했다.

2030년대 중반
“빅뱅 온다”

이 교수는 정부 정책에 따른 의료계의 대응 방안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계속 이런 상태로 가면 의사는 국민에게 더는 이해받을 수 없는 집단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제는 의사들도 중지를 모아야 한다. 지금 의사단체는 개업의, 전공의, 교수, 이런 식으로 나뉘어 있지 않나. 대의 기능이 없는 상황이다. 의견을 모아서 정부와 이야기해야 한다. 서로에게 상처 주는 방식으로 가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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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