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다우키움그룹 오너 2세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핵심 계열회사에서 사내이 사 선임을 앞두고 있으며, 발언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후계자로 지목됐던 그에게 남은 과제는 언제쯤 경영 일선에 나서느냐 정도다.

키움증권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정기 주총에서는 ▲현금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안건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PE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이사회 진출
1984년생인 김 대표는 2011년부터 사람인HR, 이머니, 다우기술 등을 거쳤고, 2018년 3월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1년 1월부터 키움PE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키움증권에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키움PE는 김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에 앞서 키움증권 산하에 편입된 상태다.
다우기술의 자회사인 한국정보인증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키움PE 지분 40%(378억원)를 키움증권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같은 날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키움PE 지분 20%를 189억원에 처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키움PE 지분 40%를 보유 중이었던 키움증권은 키움PE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김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은 경영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공백을 메꾸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때 폭락 직전 대량 매도로 물의를 빚었고, 이후 경영 일선에서 멀어졌다.
김 대표가 사내이사에 선임되더라도, 키움증권 경영 일선에 나서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 대표는 2023년 11월 황현순 전 대표가 자진 사임한 이후 키움증권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부각됐지만, 엄주성 대표가 부임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오는 2027년 3월까지인 엄 대표의 임기를 감안하면, 김 대표는 당분간 이사회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김 대표는 무리하면서까지 경영 일선에 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이머니’를 김 대표가 관할하는 구도가 일찌감치 확립됐기 때문이다.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진다. 이머니는 2011년 지분 10.15% 매입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다우데이타 지분율을 22.27%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사내이사 정식 선임 초읽기
승계 끝내고 대관식 준비?
이머니의 다우데이터 지분 늘리기는 꾸준히 이어졌다. 다우데이타는 2020년 3월23~24일에 걸쳐 각각 14만143주, 2만5735주의 자사주를 이머니에 매각했고, 김 전 회장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2020년 3월 본인 소유의 다우데이터 주식 94만주를 이머니에 팔았던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4월 다우데이타 주식 130만주를 이머니에 추가로 매각했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넘겨받은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율을 28.55%까지 끌어올렸다. 이 무렵 다우데이타 최대주주인 김 전 회장(34.79%)과 이머니 간 지분율 격차는 6.24%p로 줄었다.

이머니와 김 전 회장 간 다우데이타 주식 거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2월 80만주, 같은 해 3월 35만주를 이머니에 추가 매각했다. 이를 계기로 다우데이타 2대 주주인 이머니는 지분율을 31.56%로 끌어올렸고, 김 회장의 지분율은 31.79%로 2020년 말 대비 0.91%p 낮아졌다.
급기야 이머니는 2021년 10월 김 전 회장을 제치고 다우데이타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주식 200만주를 김 대표(120만주), 장녀 김진현씨(40만주), 차녀 김진이씨(40만주)에게 증여했다. 증여 이후 김 전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율은 기존 31.79%에서 26.57%로 감소했다.
김 전 회장의 증여 결정 이후 이머니는 앉은 자리에서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이를 계기로 다우키움그룹 승계 작업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현재 어머니의 최대주주인 김 대표(이머니 지분율 33.1%)는 사실상 다우데이타 지분 38.09%를 보유 중이며, 직접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은 6.53%다.
남은 과제는?
김 대표에게 남은 절차는 김 전 회장이 직접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 23.01%를 어떻게 넘겨받느냐 정도다. 지난 6일 종가(1주당 1만1140원) 기준 김 전 회장이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식 가치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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