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연설·발표’ 시 청중 설득하는 스피치 방법

[인트로]

우린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린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위대한 연설가로 꼽히는 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전차군단의 전격전에

큰 위기를 맞은 영국을 단결시킨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영국 내에서는 독일과 타협해 전쟁을 끝내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처칠은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그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연설로

전쟁 앞에 당황하고 두려운 영국인들을 단합시켰고

결국 미국의 참전을 끌어내며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 연설은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명연설로 꼽히고 있죠.

 

최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의 연설을 인용하며


러시아와의 전쟁서 강한 항전 의지를 드러내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설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위대한 연설가들의 말에는 어떤 비법들이 숨어 있을까요?

 

[오프닝 영상]

 

1. 청중과 아이컨택

미국의 저명한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의 눈은 혀만큼이나 많은 말을 한다.

게다가 눈으로 하는 말은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발표자는 단순히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청중과 시각적으로 연결돼 메시지를 공감으로 이끄는 사람이죠.

 


아이컨택이 있어야 교감이 일어나고 설득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청중이 너무 많아 모든 사람과 눈을 마주칠 수 없다면

효과적인 시선 처리를 위해 청중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왼쪽, 중앙, 오른쪽으로 나누고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동시키세요.

그 반대 방향으로도 이동할 수 있겠죠?

 

이렇게 하면 청중 전체와 소통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발표자의 안정감도 더 커집니다.

 

너무 빠르거나 불안정한 시선 이동은 피하고,

각 부분에 적절한 시간 동안 집중해

자연스럽고 균형 있는 시선 처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같은 방법은 모든 청중에게 연결감을 줄 뿐 아니라,

발표자 본인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천천히, 그러나 확신에 차도록 청중을 바라보세요.

고개를 숙인 채 원고에만 의존한다면 청중은 금세 집중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니 원고 작성 시 간단한 키워드와 메모만 기록하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보세요.

 

2. 제스쳐를 활용하라

아무런 제스처 없이 단조롭게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

눈 맞춤과 손동작 등 제스처를 섞으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훨씬 강력하게 전달됩니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화의 의미는 55%가 바디랭귀지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말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인 바디랭귀지입니다.

 

2004년 7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당시

무명에 가까운 신인 정치인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이 찬조 연설 하나로 온 국민을 감동하게 했고

4년 뒤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 연설에서 보여준 오바마에 제스처는

단순히 손짓을 넘어 메시지의 힘을 더해주는 도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바마같이 화려한 동작들이 어렵다면

손을 들어 강조하거나 청중을 향해 가벼운 손짓,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전달력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설은 단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몸으로 이야기하고 시각적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3.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

복잡한 단어나 문장은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방송서 가끔 등장하는 충청도식 돌려 말하기 화법을 보면

충청도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표현일지라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오해하기 딱 좋은 표현입니다.

 

이런 화법을 완곡어법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화자가 자신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전달해

청자가 뜻을 짐작하게 만드는 표현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청자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위대한 연설가들은 복잡한 말로 청중을 감동시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간단하고 명확한 말로 청중의 마음과 행동을 끌어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짧은 문장과 쉬운 어휘를 사용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언어 기술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의 문법은 초등학교 5학년 수준으로 평가됐죠.

하지만 트럼프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니 불필요한 단어를 줄이고 핵심만 남겨 보세요.

복잡함 대신 명확함을, 긴 문장 대신 간결함을 선택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4. 톤과 속도로 강조하라.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집중력은 고작 8초라고 합니다.

그러니 중요한 부분에서는 평범한 전달 방식으로 주의를 끌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목소리의 톤과 속도를 조절해 보세요.

중요한 키워드를 말할 때 목소리를 약간 높이거나

천천히 말하며 청중에게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여기가 중요하다!”고 말 대신 느낌으로 전달하는 거죠.

만약 점심식사 후 발표라면 성시경의 라디오 톤으로 말했다간

청중 대부분이 기절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이럴 땐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청중을 깨워야겠죠?

 

톤과 속도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미리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 두고 이를 활용한다면

발표의 생동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5. 유머는 발표의 윤활유

아무리 진지한 주제라도 중간중간 적절한 유머 한 스푼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미국 대통령들의 연설을 살펴보면 항상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청중과 더 가깝게 소통합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중 가벼운 일화와 농담을 자주 활용했습니다.

그는 청중을 웃게 만들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죠.

퇴임을 앞둔 그는 백악관서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을 주최했습니다.

그 자리서 오바마는 공화당이 트럼프의 외교정책 경험 부족을 걱정한다는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오랫동안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주최해 왔던 경험을 빗대

“트럼프는 숱한 세계 지도자들을 만났잖아요.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라며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괜한 기대를 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든 유머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상 별 볼 일 없는 얘기면 그 민망함은 발표가 끝나도 남을 테니깐 말이죠.

 

또 젊은 청중 앞이라면 유행하는 밈이나 유행어 등을 활용하거나

특정 지역의 풍습이나 먹거리, 관습 등을 연설에 포함해

청중의 상황이나 문화적 맥락 등을 고려하는 것도 좋습니다. 

 

6. 이미지 트레이닝

멘탈 트레이닝, 멘탈 리허설이라고도 불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은

캐나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99%가 사용할 만큼

이미 많은 스포츠 선수가 사용하는 검증된 스포츠 심리 기술입니다.

 

뇌 과학 연구에 따르면 실제 행동을 상상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신체 동작을 실행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즉, 뇌는 상상과 현실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미지 트레이닝에서 중요한 점은

모든 동작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디테일하게 상상하는 것입니다.

전설적인 골프 선수 잭 니클라우스는 공이 도착할 장소를 바라본 후

공이 그리는 포물선과 땅에 떨어지는 모습까지

마치 할리우드 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본 뒤에야 스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은 운동뿐만 아니라

발표나 강의와 같은 상황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차분하게 말하고

미소를 지으며 청중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수백, 수천번 머릿속으로 연습해 보세요.

 

이 과정을 통해 평소보다 훨씬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친 자신의 모습에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7. 비유적 표현

비유란 어떤 대상을 그것과 비슷한 점이 있는 다른 대상에 빗대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는 복잡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되죠.

 

고(故) 노회찬 국회의원은 특히 재치 있는 비유로 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그의 발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불판 비유’입니다.

 

그는 정치의 변화를 강조하며 이를 고기 굽는 불판에 빗대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멓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이 발언은 정치판의 개혁 필요성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한 사례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습니다.

 

이처럼 비유는 복잡한 메시지를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전달하는 힘이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비유를 활용하면 말이나 글의 설득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습니다.

 

8. 핵심 주장 반복, 강조하기

핵심 주장을 반복하고 강조하는 것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선언을 한 지 100년이 되는 해 수많은 청중 앞에서 역사적인 기념 연설을 했습니다.

이 연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특히 후반부에 네다섯 문단을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구절로 여러 번 반복하며 시작했죠.

킹 목사는 이 강렬한 구절을 통해 인종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청중에게 생생히 전달했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함으로써 청중의 기억 속에 깊이 새기고

연설에 리듬감을 더해 강력한 설득력을 만들어냈습니다.

 

반복은 청중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메시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탁월한 기술입니다.

 

핵심 메시지를 명확히 한 뒤 반복적으로 강조해 보세요.

이를 통해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청중을 사로잡는 스피치는 다양한 기술과 노력이 결합해야만 가능합니다.

 

위대한 연설가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청중과 진정으로 연결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행동을 끌어내는 사람입니다.

 

말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입니다.

이 점을 마음에 새기며, 멋진 연설가로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이제 무대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성공적인 발표를 기원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기획: 홍조언
구성&편집: 홍조언

 

<joun201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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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