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후보 연쇄대담>'국가뿌리개혁운동가' 이건개 무소속 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19 2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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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불법 맞지만 위헌은 아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박빙의 지지율 전쟁으로 누가 대권의 주인공이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여기에 이건개 변호사가 지난 9월25일 '군소후보'라는 타이틀을 거부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는 법무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건개 후보는 서울 경기고 졸업, 서울대 법학과, 하버드대, 제1회 고등고시(현 사법고시) 합격 등 화려한 엘리트 이력의 소유자다.

또한 31세에 수도서울경찰청장을 역임해 건국 이래 최연소 경찰청장 기록도 가지고 있다.

지난 15대 국회 때 JP(김종필)가 이끄는 자민련에서 국회의원을도 지냈던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대담에서 자신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언한 일화를 강조했다.

이제 그는 국민을 상대로 일침을 가하려는 모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국가정신을 찾기 위한 ‘국가뿌리개혁운동’이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 언제부터 고민했나.

▲ 1996년에 나라미래준비모임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사실상 이 때부터 구상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지금 대한민국은 잃어버린 국가 정신으로 표류, 방황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의) 분권이 시대정신이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대선 유력 후보들을 보면서 '대한민국호'를 구원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라에 대한 성실한 태도, 조국에 대한 가슴 뛰는 사랑, 이것이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다.

-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화가 있다고 들었다.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해 달라.

▲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여론을 알기 위해 자주 나를 부르셨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보고거리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나도 남들과 같이 어떠한 부분이 좋다고 말하면 대통령께서 "박 대통령이 잘하고 현 정부 잘한다는 얘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어. 자네 같이 젊은 사람은 인맥에 얽히지 않고 순수하니 '대통령 못 한다' 이런 얘기해라. 나는 자네한테 그 얘기를 들어야 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여론이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대통령에게 비난여론을 전하는 게 고역이었을 텐데.

▲ 어떤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고, 어떤 때는 식사도 함께했다. 분위기가 좋고 대통령이 기분 좋게 계시면 갑자기 육영수 여사께서 "아까 그 이야기해라" "(여론) 어떠냐?"고 물으신다. 그러면 내가 비판적인 이야기가 있어 "여론이 이렇습니다" 그러면 박 대통령 얼굴이 금세 검게 변하며 굳어졌다. 그러면 나는 무서워 이야기를 중단했다.

- 그러면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했겠다.

▲ 아니다. 내가 말을 중단하면 육영수 여사가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계속 말하라는 거다.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화가 나신 거다. 그러면서도 내 기를 안 죽이시려고 고개를 끄덕끄덕하시면서 "고맙네. 다시 또 해주게" 그러셨다.

- 주로 어떤 여론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했나.

▲ 당시 박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정치한다는 여론을 주로 전했다.

- 박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민감해하고 억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일화는 참으로 의아하다고 여겨지는데. 

▲ 10년 이상 집권하면서 국민의 어려움과 민심 나쁜 것은 꼭 챙기려고 노력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에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중앙정보부장 등이 청와대 힘을 빌려 국민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 있느냐고 자주 물으셨다. 내가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면 꼭 반영하고 시정했다.

- 그런가?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이 있나.

▲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공권력 행사에 대해 철저히 하려고 했다. 그때 중앙정보부의 횡포가 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에서 고문한다는데 좀 알아봐라"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 당시 정보부 파워가 너무 세 정보부에서 잘못하더라도 조사할 수가 없던 시기였다. 대통령의 지시로 직접 조사해보니 진짜 고문이 있다는 것이 규명됐다. 판명되자 박 대통령이 중정부장을 교체했다.

"박정희 5·16은 무혈입성… 사과 불필요"
"박근혜는 집안에만… 정치 아무것도 몰라"

- 인혁당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사법살인'이라 불린다. 이것은 박 전 대통령의 정권폭력과 다름없는데,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 (박 전 대통령이) 지하에서 억울하다고 하실 거다. 그래서 내가 박 후보가 사과한 날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방명록을 썼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라고. 육영수 여사님도 여론에 귀 기울이려고 많이 노력하셨는데,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 그렇다면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를 어떻게 평가하나.

▲ 5·16은 무혈 쿠데타 아니냐. 피를 흘리지 않았다.


- 그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역사적 평가가 잘못됐다고 보는가.

▲ 당시 누구도 이것(쿠데타가 무혈인 점)에 대해 (언론에) 사실대로 말 못했다. 언론이 그렇게 몰고 가니 서로 몸조심하려고….

- 얼마 전 박 후보의 사과 발언을 못마땅해 하는 의중을 내비쳤는데.

▲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당시 통치 내용을 잘 모른다. 그냥 집안에만 있었다. 나중에도 정치는 정치인들이 다 했다.

사과하려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해야지. 5·16이 헌법가치를 훼손했다고 말하긴 곤란하다. 하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새누리당 친구들이 법학공부를 안 해서 잘 모른다.

-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 후보의 주장과는 많이 다른데. 

▲ 검찰총장이나 정보부장이 와서 "이거 간첩혐의가 있습니다. 북한의 지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뭐라 하겠는가. 조사하지 말라고 하나. 당연히 수사하라고 하지. 그러니까 그 조사과정에서 정보부의 횡포가 잘못된 것이다.

- 장준하 사건은 어떻게 보나.

▲ 증거가 있으면 당연히 재조사해야 한다.

- 이것은 박 전 대통령의 과오라고 평가하는가.

▲ 그것은 박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개별수사사건은 밑에 검찰, 경찰 정보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 그렇다면 과잉충성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란 말인가.

▲ 검찰과 경찰이 잘못해서 장준하씨가 세상을 떠난 건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을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덮어놓고 (박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

- 박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은 앞으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유신은 너무 한발 앞서 나간 거다. 유신할 때 5·16 추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고…. 박 전 대통령도 유신해놓고 국가경제가 제대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는 (대통령) 사퇴하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야당 할 생각도 있었다.

사실 유신 안 하고도 개혁할 수 있었다. 유신은 위헌은 아니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긴급조치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 유신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여러 가지 정황을 보신 것이다. 문세광 사건(육영수 여사 암살사건) 때문에 심적 타격이 크셨다.

"경제 살려놓고 박 전 대통령 사퇴하려 했다"
"대통령은 외교·국방·안보만… 권력 분산해야"

- 당시 박 전 대통령도 유신헌법에 대한 여론을 알고 있었나. 그때도 직언했나.

▲ 여론이 안 좋다는 말씀을 드렸다. 긴급조치는 잘못됐지만, 유신헌법은 위헌은 아니다. 하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 이 후보께선 대통령분권제를 주장하시는데,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만 하라는 거다. 외교·안보·국방이 정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 대통령은 정쟁을 초월해서 이런 권한을 가져야 한다. 국세청과 검찰도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

- 이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했던 내각책임제 또는 이원집행부제와 같아 보이는데.

▲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다른 것이다.

- 국세청과 검찰도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이유는.

▲ 그동안 대통령들은 검찰, 국세청을 사유물로 생각했다. 심지어 별도 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어떤 기업을 지명하면 검찰이 관련자를 조사했다.

이게 말이 되나? 10·26 이후 전두환 정권이 잘 될 것 같으니까 그때 사람들 줄 서는 거 봐라. 이들을 두고 '들쥐'라고 부른다. 그게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

- 어떤 부분에서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유력후보들이 대통령 될 거 같으니까 무조건 줄 선다. 이게 잘못된 거다. 이러한 것은 참된 국민혁명을 통해 바꿔야 한다.

- 이 후보는 보수층의 지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 앞으로 박 후보의 연대 제안이 온다면 손잡을 의향이 있나?

▲ 지금은 세 후보들이 국가정책을 확실히 다 발표 안 했기 때문에 국가개혁정책에 대해서 내가 들여다보고 괜찮으면, 이들이 내 정책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제휴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개혁정책 내용보다는 지역감정이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무소속이라 정당은 큰 의미가 없다. 지역감정, 경상도와 전라도의 싸움이다.

- 대선후보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 나는 10.10일 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10·10개혁'으로 이름 붙인 '대한민국 혁신 10대 프로젝트, 10대 도시 토크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생현장의 생생한 개혁 요구를 수렴하고 '국가뿌리개혁운동'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서 확고하게 주도하기 위한 국가기강을 확립하여 '정직한 사회' '신뢰사회'를 확실히 만들어 내려면 정확한 법치가 필요하다.

나는 최연소 수도경찰 책임자로서 당시 국가기강을 확실히 확립했고, 40년 이상의 법조 이력과 공권력 집행을 담당했던 경력으로 예측 가능하고 정확한 법치로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국가정신을 찾는 교육내용의 개혁, 서민의 눈물과 한을 신속·정확히 구제해주는 수사체제의 개혁과 금융개혁, 부의 투명화, 부패의 심층개혁을 하고

초(超)자유경제특구를 설치, 남북 안보적 차원의 경제협력,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의 교육중심지로 만들어 '바른 나라의 틀, 신(新)부국강병의 국가'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시대적 소임을 확실히 해낼 사람은 이건개 후보라고 생각한다.

 

<이건개 후보 프로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1회 사법고시 합격
▲대통령비서실 사정담당비서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제15대 국회의원
▲법무법인 주원 대표변호사
▲나라미래준비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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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