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탄생 120주년’ 오지호

빛과 색채의 태동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이 오지호 작가의 개인전 ‘오지호와 인상주의: 빛의 약동에서 색채로’ 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오지호 탄생 12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마련됐다. 오지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회화작품 100여점과 아카이브 100여점, 그의 데드마스크와 유품 등이 소개된다. 

2024년은 1874년 프랑스 파리서 열린 제1회 인상파 전시 150주년이 되는 해다. 모후산인 오지호는 한국의 자연과 풍토를 주제로 ‘빛에 의해 약동하는 생명’을 표현하고자 인상주의 기법을 도입해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 한국 서양화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생명의 찬가

맑고 밝은 색채와 빛을 통해 드러나는 자연의 생명력을 강조하며 한국의 자연주의와 서구 인상주의 화풍을 결합한 독창적인 미학을 제시했다. 1970년대에는 인상주의적 색채보다는 한국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깊이 탐구하며 동양 정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마치 시처럼 내면의 감성을 통해 자연의 정신을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 

오지호는 “회화는 태양과 생명의 관계이자 융합이다. 회화는 환희의 예술”이라고 언급하며 작품에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담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시기별 활동 범위와 특성에 따라 ▲인상주의를 탐색하다(1920~1945) ▲남도 서양화단을 이끌다(1946~1970) ▲한국 인상주의를 구현하다(1971~1982)로 구성됐다. 

1부 ‘인상주의를 탐색하다’는 1920년대 동경예술대학 유학 시절 제작한 작품과 한국 최초 서양화 미술 단체인 ‘녹향회’ 활동을 조명했다. 1930년대 개성 송도 시절에 출간한 한국 최초 원색화집 <오지호‧김주경 2人畵集>에 수록된 ‘처의 상’ ‘임금원’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남향집’ 등 인상주의 천착기에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공동 기획
작품 100여점·유품 공개

2부 ‘남도 서양화단을 이끌다’는 해방 이후 산 풍경과 항구‧배를 그린 바다 풍경, 꽃과 식물, 열대어 등 남도 서양화단을 주도했던 시기를 조명했다. 오지호의 화업을 이어나간 아들 오승우와 오승윤, 그리고 장손 오병욱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3부 ‘한국 인상주의를 구현하다’에서는 1970년대 이후 빛과 색채로 구축한 남도의 풍경뿐만 아니라 1974년, 1980년 두 차례 여행을 통해 담아낸 유럽 풍경, 특히 오지호가 유작으로 남긴 미완의 작품 ‘쎄네갈 소년들’을 볼 수 있다.

문헌, 사진, 실물 자료 등을 토대로 구성한 아카이브는 ‘오지호 화백 작품전’ ‘아미타후 불탱화’와 미술론‧미술비평 등 다양한 활동 기록으로 구성했다. 

프랑스 인상주의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VR 체험은 2개로 구성했다. 첫 번째는 클로드 모네의 대표적인 작품 ‘수련의 집착’을 통해 자베르니 정원으로 안내받아 그의 작업실을 탐방하며 모네의 작업 세계를 살펴보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빈센트 반 고흐가 소장하고 있었고 현재는 오르세 미술관의 소장품 중 하나인 ‘팔레트’를 통해 ‘빈센트 반 고흐의 팔레트’라는 주제로 고흐의 작품 4점을 인터랙티브 방식으로 준비했다. 

환희의 예술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자연과 대상에 대한 생명력을 한국의 빛과 색채로 완성한 오지호 화백의 작품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오지호 화백의 빛과 색채로써 생명의 찬가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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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