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빨린’ 셀피글로벌 대해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1.21 15:21:44
  • 호수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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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일당도 등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셀피글로벌과 대규모 펀드 사기 ‘라임 사태’의 연결고리가 포착됐다. 거래정지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장영준 셀피글로벌 총괄감사위원장은 앞서 라임펀드 자금 19억600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셀피글로벌의 거래정지 사태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른바 ‘기업사냥꾼’들이 최근 별건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조윤철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안모 씨 등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씨는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셀피글로벌의 소액 주주들로부터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사기 의혹
상폐 위기

지난 2022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단체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장영준은 작전세력 개입 의혹에 휩싸인 코스닥 기업 사태에 등장한 바 있다. 장씨는 안씨와 손잡고 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와 셀피글로벌, 메탈바인 등 3개 회사의 총괄 감사위원장 직위가 각인된 위조 명함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두 사람이 개입했던 디딤이앤에프와 셀피글로벌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특히 스마트카드 제조업체로 주식시장서 주목받았던 셀피글로벌의 경우, 지난해 3월 주식거래가 정지된 이후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조합을 결성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 상태다. 소액주주들이 연대한 ‘셀피글로벌주주1호조합’은 지난 5월 9일 셀피글로벌 최대주주(11.29%) 자리에 올랐지만, 현 경영진으로부터 경영권을 가져오지는 못한 상황이다. 

윤정엽 셀피글로벌주주조합 대표는 “무자본 M&A를 통해 회사를 장악한 안씨 일당의 배임·횡령 등의 행위로 셀피글로벌이 거래정지됐다”며 “안씨 일당은 이미 멜파스, 유테크 등 많은 기업을 상장폐지 위기로 몰았던 전력이 있고, 이제는 셀피글로벌을 고의로 상폐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셀피글로벌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을 안씨가 앉힌 안씨의 측근들이라고 봤다. 지난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셀피글로벌은 2022년 창업주가 떠난 이후 급격한 이슈가 불거졌다. 같은 해 7월 29일 창업주로부터 셀피글로벌 경영권을 인수한 프랜차이즈 업체 오름에프앤비는 2022년 8월12일 인수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A 대부업체로부터 셀피글로벌 주식을 담보로 120억원을 차입한다.

특약으로 셀피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같은 해 8월16일에는 임시주총을 열어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교체하고, 사업목적에 전자화폐 제조·발급업, 가상세계 및 가상현실 서비스업,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추가한다.

라임 사태 연결고리 재조명
이슬라카지노 소유주 장영준

이 시기 셀피글로벌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주가가 급등한다. 언론보도에는 ‘셀피글로벌이 기존 사업(카드제조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적자 기조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개됐다.

3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2022년 8월 22일 종가 기준 5080원까지 급등했다. 주가가 오르자 오름에프앤비는 인수 한 달 만인 2022년 9월 7일 다시 셀피글로벌을 화장품 무역업체 로켓인터내셔널에 넘겼다. 이때에도 언론보도에는 ‘사업적 시너지 확대를 위해 최대주주를 변경한다’고 소개됐다.

그러나 셀피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면서 2000원대가 된 2022년 9월19일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로켓인터내셔널이 오름에프앤비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서 담보계약도 그대로 승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로켓인터내셔널 지분은 15.72%서 3.48%로 줄었고, 2023년 3월 또다시 한 차례 더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0%가 됐다. 로켓인터내셔널이 2022년 12월 셀피글로벌 주식을 담보로 B 대부업체로부터 13억원을 빌리면서 반대매매 특약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후 로켓인터내셔널은 종적을 감췄다. 결국 최대주주가 없는 무주공산 신세가 된 셀피글로벌은 지난해 3월21일 778원을 끝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M&A 업계 등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022년 초 셀피글로벌(당시 아이씨케이)을 무자본 인수하기로 마음먹고 평소 알고 지내던 박씨와 자금조달 계획을 세웠다. 안씨 측은 모 증권사의 자금을 끌어올 계획이었으나 실패했고, 박씨가 새로운 자금조달원으로 부동산 시행업 등을 하던 임모씨를 안씨에게 소개했다.

이에 임씨는 자신이 실소유하던 회사인 로켓인터내셔널을 통해 새날씨앤피와 씨지주택으로부터 각각 53억원과 70억원 등 총 123억원의 자금을 빌려왔다. 

새날씨앤피는 ‘철거왕’으로 유명한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씨지주택(구 이와소종합건설)은 이 회장의 부인 김모씨가 실소유하고 있는 두양종합건설의 자회사다. 철거왕의 자금이 무자본 M&A에 투입된 것이다.

익숙한 
얼굴들

안씨는 2022년 셀피글로벌 창업자로부터 경영권을 무자본 인수한 뒤 한 달 만에 로켓인터내셔널에 넘긴 오름에프앤비 등기부에 자신의 지인 박씨의 이름을 올렸다. 앞서 임씨가 빌려온 자금은 케이엔제이인베스트라는 대부업체에 투자됐고 케이엔제이인베스트는 이 자금을 다시 주식담보대출로 오름에프앤비에 대여했다.

오름에프앤비는 2022년 8월 이 회장으로부터 빌려온 돈과 모회사 오름에스엠씨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합쳐 총 191억원으로 셀피글로벌을 인수했다.

무자본 M&A 세력에 인수된 셀피글로벌은 ‘탭투페이(Tap to pay)’와 리튬 등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등 현실성 없는 허위공시를 남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주가 부양에는 실패했다. 이에 2022년 9월 케이엔제이인베스트가 담보로 잡고 있던 셀피글로벌의 주식은 반대매매가 이뤄졌고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셀피글로벌의 자회사인 플러스메터리얼즈서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셀피글로벌은 지난해 3월 결국 거래정지됐다. 이 회장 측은 셀피글로벌 인수 세력들에게 거액의 인수자금을 대줬지만 기대한 수익은커녕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와 다원그룹의 관계성은 인수 이후에도 포착된다. 임씨가 셀피글로벌의 자회사 플러스메터리얼즈를 통해 또 다른 다원그룹 관계사와 자금거래를 하려다 이사진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임씨는 셀피글로벌 인수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말 마론과 디와이디평택 등 다원그룹 계열사와 수십억원대 자금거래 계약을 맺었다가 이사진들의 반대로 계약을 철회하고 자금을 회수했다. 이들은 셀피글로벌을 인수한 뒤 안씨가 1명, 박씨와 임씨가 각각 2명씩을 이사진으로 선임했는데 안씨와 박씨 측 이사가 임씨의 이 같은 거래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론과 디와이디평택은 두양종합건설의 자회사다. 두양종합건설은 마론·디와이디평택과 함께 로켓인터내셔널에 셀피글로벌 인수자금을 대여한 씨지주택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셀피글로벌 내부 관계자는 “임씨가 플러스메터리얼즈를 통해 총 68억원의 돈을 마론과 디와이디평택 등에 넘겼다”며 “이를 알게 된 이사진들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전했다.

배후 지목
인물 보니···

또 “이후 내용증명을 보내고 돈을 회수하라고 해서 돌려받았다”며 “임씨가 이 회장에게 빌린 123억원 중 일부를 갚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019년 8월 창업투자사를 운영하는 박씨와 공모해 피해자 A씨에게 ‘박씨가 운영하는 면세점 송객수수료 사업체 M사의 전환우선주 2만주를 5억원에 매수하면 4개월 안에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 15억원으로 매각해 주겠다.

만약 그렇게 해주지 못하면 박씨가 실소유한 창투사에서 5억원에 주식을 매수해 준다고 한다”고 속여 투자를 권유, A씨와 그의 형 B씨로부터 총 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박씨의 창투사 역시 경영건전성 요건 미달로 인해 시정명령을 받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M사 주식을 5억원에 매수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의 사기 혐의 첫 재판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서 열렸다. 안씨와 함께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지난 14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박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박씨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지인 안씨가 경영권을 확보한 유테크와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 투자하도록 했다. 판결문에는 ‘2020년 6월 최종적으로 유테크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안씨의 진술도 명시됐다.

셀피글로벌 사태로 인해 안씨 일당에 등장하는 장씨의 정체가 급부상했다. 그는 라임펀드 사태에 연루돼 해외 도피 중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으로부터 라임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다. 특히, 김영홍이 도주 중인 지난 2019년 11월과 2020년 1~2월에 라임 자금으로 인수한 필리핀 이슬라리조트를 장씨가 매각하러 발품을 팔았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무자본 M&A 걸작 완성의 이면
속속 나타나는 ‘그놈이 그놈’

김영홍이 295억원을 주고 이슬라리조트를 매입했음에도 실소유주는 장영준, 전호철, 김판형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슬라리조트 총괄대표 김판형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 김민별의 부친이기도 하다. 지난해 춘천지방검찰청은 도박 공간 개설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김씨는 아바타카지노송출 등 불법적 카지노 운영 행위로 지난해 강원경찰청서 춘천지검에 기소 송치됐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씨는 항소했으나, 지난 10월17일 춘천지방법원은 김씨에게 원심대로 징역 2년을, 간부 손 모 씨와 이 모 씨 역시 각각 원심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검찰은 장씨가 민주당과 가깝다는 점에서 라임 자금이 정치권에 흘러갔을 가능성도 확인하는 중이다. 민노총 출신 사업가로 알려진 장씨는 지난 3월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이고 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1년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의 회장 직함으로도 활동했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기업사냥꾼 일당으로 의심받고 있다.

장씨는 최근 안씨와의 관계로 인해 주목받았다. 안씨는 메탈바인의 실사주로 언급되는데, 장씨는 메탈바인의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셀피글로벌에는 장씨의 측근이자 A 장학재단 이사인 이모씨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셀피글로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장씨와 안씨의 연관성은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와 전 경영진 간의 경영권 다툼 과정서도 제기됐다. 디딤이앤에프는 지난해 3월부터 주요주주가 된 슈퍼개미(거액의 돈을 굴리는 개인투자자) 김상훈의 독특한 공시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서 화제가 된 코스닥 상장사다.

공시에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소개한 김씨는 물타기(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평균 매수단가가 현재의 주가보다 높을 때 손실을 줄일 목적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 매수하는 것)하다 우여곡절 끝에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올해 초까지 이전 경영진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이다가 지난 5월 경영권 분쟁 종결에 합의했다.

한편, 디딤이앤에프 전 경영진 측은 김씨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지난 1월 ‘주주님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김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업사냥꾼 안씨 일당이 회사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장 사칭? 
정치권 연루설

최대주주로 오른 김씨보다는 안씨 등에 대한 폭로가 강조됐다. 사측은 회사를 괴롭히는 이들로 ‘멜파스, 유테크, 셀피글로벌 등 3개 회사를 상장폐지시킨 기업사냥꾼 안씨 일당’을 언급했다. 사측은 “‘안씨 일당’이 메탈바인 감사로 재직 중인 장씨에게 디딤이앤에프와 메탈바인, 셀피글로벌 등 3개 회사의 총괄 감사위원장 직위가 각인된 위조 명함을 제작해줘 메탈바인과 디딤이앤에프가 한 회사인 것처럼 보이게 한 후 이를 활용해 투자자들을 기망하는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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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