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탄’ 명태균 깐 강혜경

까도 까도…27인 후폭풍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가 공개됐다. 난데없이 사건의 중심으로 끌려 나온 27명의 정치인들은 저마다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과 보수 쪽 인사를 넘어 야당까지 휘감으면서 여의도 전체가 들썩였다. 추가 폭로가 예고된 만큼 여야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 측이 명태균씨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 27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윤상현·윤한홍·안홍준·김진태·김은혜·이준석·오세훈·홍준표·이주환·박대출·강민국·나경원·조은희·조명희·오태완·조규일·홍남표·박완수·서일준·이학석·안철수·강기윤·하태경·(야당)이언주·김두관·여영국 등 전·현직 정치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보다 못해
나섰다

강씨는 명씨가 운영하던 여론조사 기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이다.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강씨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 측에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81차례에 걸쳐 무료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서 공천을 받았고, 이 과정서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 21일 강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증인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강씨는 “김 전 의원이나 명태균 대표,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다”며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 청구를 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씨는 “명씨가 돈을 받아온다고 해 이후 내역서를 만들어 건넸고 3월21일 (명씨가)비행기를 타고 돈을 받으러 갔다”면서도 정작 명씨는 비용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며칠 뒤 명씨가 창원·의창구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투입됐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의창구는 김 전 의원 지역구다.

‘누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김 여사가 줬고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 의창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선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였던 시절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갑작스레 사퇴한 배경에는 명씨의 설득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씨는 “(명 대표가)두 사람이 많이 부딪힐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김 여사가)바로 사퇴하도록 만들었다”며 “명 대표에게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은 김 여사의 육성 파일을 갖고 있다, 안 갖고 있다 하는 것을 중요시하던데 그 녹취는 명씨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김 여사 육성은 갖고 있지 않다. 명씨가 김 여사와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했기 때문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다시 한번 설명했다.

“명 대표가 김 여사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물음에 강씨는 “(명씨가)육성을 스피커폰으로 해서 들려줬다”고 답했다.


국회 찾은 강혜경 명단 뿌린 노영희
“내 이름이?” 해명에도 질긴 꼬리표

다만 이날 국감에서는 명씨가 주요 사안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강씨의 증언 대부분이 명씨의 전언으로 이뤄진 만큼 명씨가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서 진실공방으로 이어질수 있다.

민주당은 강씨의 증언이 “상당히 객관적”이라는 평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강씨 진술서 중요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강씨의 주장이 객관적이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기 보다 본인이 들은 것에 한해 선을 지켜 답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국회 법사위 위원인 국민의힘은 주진우 의원은 “강씨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은 단 한 차례, 한마디뿐이고, 대통령의 육성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며 “명씨 말을 듣고 증인이 판단한 것이기에 오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명태균 리스트는 강씨가 증언을 마친 지난 21일 늦은 저녁이 돼서야 공개됐다. 강씨의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가 국회 출입기자단에 “(명씨와)일한 사람들의 명단으로 이것 말고 더 있다고 한다”며 27명의 이름을 전송했다.

이로 인해 여의도가 발칵 뒤집혔다. 이름이 호명된 여야 전·현직 의원들은 앞다투어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 도움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명단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여론조사 의뢰자가 아니라 의뢰자와 경쟁관계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인 사람들을 포함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명태균 사태’의 핵심은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과 공천 대가 여부를 밝히는 것이다. 모든 사실이 국민께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제대로
엮였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나는 명(태균)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 오히려 명의 주장에 의하면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당 대표 경선서 명씨에 의해 피해를 입은 후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라디오를 통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명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여론조사 의뢰한 사람이 있을 테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 관계가 있는데 빠진 분도 있더라. 자의적인 명단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야당 정치인들도 즉각 선을 그었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은 “명씨와 창원대학교 산업비지니스학과 동기”라며 “10여년 전쯤 경남도의원 할 때 미공표 여론조사를 명씨가 대표인 ‘좋은날리서치’에 한번 맡긴 적이 있다. ‘리스트’ 운운하며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을이 지역구였던 김두관 전 의원의 측근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명씨와 만난 기록을)찾아보니 2021년 5월29일 차담이라 적혀있었다고 말씀하셨다”며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 또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2021년 부산 재보궐선거 당시 박형준 후보의 상대가 이 의원이었는데 아마 이 부분 때문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리스트가 공개된 이후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관계없는 정치인을 리스트에 올려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길 바란다. 누가 좋아하겠나”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본질 흐리기’라며 선을 그었다. 누가 명씨와 엮여있는지가 아닌 사태의 본질, 즉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명태균발
살생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노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국감서 언급된 27인 명단과 관련해 알려드린다”며 “해당 명단은 소위 명씨가 언급한 ‘25인 명단’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명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표용 여론조사와 함께 후보자 전략 참고용 자체조사를 다수 진행했으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력 정치인이 25명가량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변호사는 “(명단에)이름이 언급된 분 중에는 여론조사를 의뢰한 분들도 계시지만 아닌 분도 있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서 의뢰를 받거나 의뢰자의 경쟁자거나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했던 명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명단은 명씨와 접촉해 정치계서 자리를 잡고 싶어하던 사람 중 강씨가 알고 있는 인사로 “김진태, 박완수, 김영선 이런 사람들은 명씨의 도움을 받아 여론조사도 여러 번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 작업들을 조금 했던 사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명태균 리스트에 대해서는 “당내에선 공식 입장이나 의견이 나올지 확인한 건 없다”며 “강씨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도 출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더 질의할 것은 운영위서 다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이번 리스트를 공개한 사람은 강씨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명씨가 (자신의 덕을 본 정치인으로)자신 있게 말하는 2명이 (개혁신당)이준석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리스트에 언급된 정치인들 대다수가 명씨와의 관계를 극구 부인하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실제로 연관됐는지를 떠나 “명태균과 엮여봤자 좋을 게 없다”는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저마다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진보·보수 합심해 “신빙성 떨어져”
오므리기 나섰지만…예고된 추가 폭로

명씨가 해당 리스트와 상이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한 질문에 “저는 얼굴도 본 적 없는 분들도 여러 명이 들어가 있다”며 “그분들한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분들 얼마나 황망하셨겠나. 저도 똑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강씨 측이 리스트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번 리스트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만 남았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를 놓고 “정치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본인이 명단이라고 뿌려놓고 자체조사하거나 조사를 의뢰한 의뢰인의 경쟁자 등을 연관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강씨는 잘 모르겠지만 노 변호사는 이 이슈를 얼마나 진지하지 않게 다루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트 외에도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만큼 명씨는 강씨의 증언을 하나씩 반박했다.

우선 명씨는 김 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특정 정치인들의 공천 부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다. 명씨는 “강씨 발언이 제가 볼 때는 70% 정도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있는 분들이 옆에서 도와주면서 내용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김 여사와 영적인 대화를 했다는 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서 주술적인 부분이나 그런 여러 가지 프레임을 많이 짜는 것 같다. 김 여사가 윤석열 검찰총장 사모님이었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명씨는 “나는 대선 기간 동안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며 “강씨는 매일매일 자료를 갖고 ‘(명씨가)김해공항서 서울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거가 될)비행기표가 하나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삼천포로
빠졌다

강씨와 명씨의 입이 동시에 열리면서 장기간 폭로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서 더 많은 정치인의 이름이 언급될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제 말과 오늘 말이 바뀌는 상황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굳이 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할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사건의 핵심은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는지인데 ‘명태균과 접촉한 사람’을 색출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혜경’ 또 다른 키맨?

강혜경씨가 검찰 조사에 앞서 “대한민국 검사들을 믿기 때문에 진실을 꼭 밝혀주실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강씨는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른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매달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보내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5차례에 걸쳐 총 9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강씨와 명씨 간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이날 강씨의 소환조사는 검찰이 확보한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부른 것으로 해석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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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