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탄’ 명태균 깐 강혜경

까도 까도…27인 후폭풍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가 공개됐다. 난데없이 사건의 중심으로 끌려 나온 27명의 정치인들은 저마다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과 보수 쪽 인사를 넘어 야당까지 휘감으면서 여의도 전체가 들썩였다. 추가 폭로가 예고된 만큼 여야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 측이 명태균씨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 27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윤상현·윤한홍·안홍준·김진태·김은혜·이준석·오세훈·홍준표·이주환·박대출·강민국·나경원·조은희·조명희·오태완·조규일·홍남표·박완수·서일준·이학석·안철수·강기윤·하태경·(야당)이언주·김두관·여영국 등 전·현직 정치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보다 못해
나섰다

강씨는 명씨가 운영하던 여론조사 기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이다.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강씨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 측에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81차례에 걸쳐 무료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서 공천을 받았고, 이 과정서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 21일 강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증인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강씨는 “김 전 의원이나 명태균 대표,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다”며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 청구를 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씨는 “명씨가 돈을 받아온다고 해 이후 내역서를 만들어 건넸고 3월21일 (명씨가)비행기를 타고 돈을 받으러 갔다”면서도 정작 명씨는 비용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며칠 뒤 명씨가 창원·의창구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투입됐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의창구는 김 전 의원 지역구다.

‘누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김 여사가 줬고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 의창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선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였던 시절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갑작스레 사퇴한 배경에는 명씨의 설득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씨는 “(명 대표가)두 사람이 많이 부딪힐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김 여사가)바로 사퇴하도록 만들었다”며 “명 대표에게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은 김 여사의 육성 파일을 갖고 있다, 안 갖고 있다 하는 것을 중요시하던데 그 녹취는 명씨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김 여사 육성은 갖고 있지 않다. 명씨가 김 여사와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했기 때문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다시 한번 설명했다.

“명 대표가 김 여사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물음에 강씨는 “(명씨가)육성을 스피커폰으로 해서 들려줬다”고 답했다.


국회 찾은 강혜경 명단 뿌린 노영희
“내 이름이?” 해명에도 질긴 꼬리표

다만 이날 국감에서는 명씨가 주요 사안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강씨의 증언 대부분이 명씨의 전언으로 이뤄진 만큼 명씨가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서 진실공방으로 이어질수 있다.

민주당은 강씨의 증언이 “상당히 객관적”이라는 평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강씨 진술서 중요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강씨의 주장이 객관적이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기 보다 본인이 들은 것에 한해 선을 지켜 답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국회 법사위 위원인 국민의힘은 주진우 의원은 “강씨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은 단 한 차례, 한마디뿐이고, 대통령의 육성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며 “명씨 말을 듣고 증인이 판단한 것이기에 오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명태균 리스트는 강씨가 증언을 마친 지난 21일 늦은 저녁이 돼서야 공개됐다. 강씨의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가 국회 출입기자단에 “(명씨와)일한 사람들의 명단으로 이것 말고 더 있다고 한다”며 27명의 이름을 전송했다.

이로 인해 여의도가 발칵 뒤집혔다. 이름이 호명된 여야 전·현직 의원들은 앞다투어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 도움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명단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여론조사 의뢰자가 아니라 의뢰자와 경쟁관계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인 사람들을 포함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명태균 사태’의 핵심은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과 공천 대가 여부를 밝히는 것이다. 모든 사실이 국민께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제대로
엮였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나는 명(태균)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 오히려 명의 주장에 의하면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당 대표 경선서 명씨에 의해 피해를 입은 후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라디오를 통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명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여론조사 의뢰한 사람이 있을 테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 관계가 있는데 빠진 분도 있더라. 자의적인 명단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야당 정치인들도 즉각 선을 그었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은 “명씨와 창원대학교 산업비지니스학과 동기”라며 “10여년 전쯤 경남도의원 할 때 미공표 여론조사를 명씨가 대표인 ‘좋은날리서치’에 한번 맡긴 적이 있다. ‘리스트’ 운운하며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을이 지역구였던 김두관 전 의원의 측근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명씨와 만난 기록을)찾아보니 2021년 5월29일 차담이라 적혀있었다고 말씀하셨다”며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 또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2021년 부산 재보궐선거 당시 박형준 후보의 상대가 이 의원이었는데 아마 이 부분 때문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리스트가 공개된 이후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관계없는 정치인을 리스트에 올려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길 바란다. 누가 좋아하겠나”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본질 흐리기’라며 선을 그었다. 누가 명씨와 엮여있는지가 아닌 사태의 본질, 즉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명태균발
살생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노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국감서 언급된 27인 명단과 관련해 알려드린다”며 “해당 명단은 소위 명씨가 언급한 ‘25인 명단’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명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표용 여론조사와 함께 후보자 전략 참고용 자체조사를 다수 진행했으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력 정치인이 25명가량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변호사는 “(명단에)이름이 언급된 분 중에는 여론조사를 의뢰한 분들도 계시지만 아닌 분도 있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서 의뢰를 받거나 의뢰자의 경쟁자거나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했던 명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명단은 명씨와 접촉해 정치계서 자리를 잡고 싶어하던 사람 중 강씨가 알고 있는 인사로 “김진태, 박완수, 김영선 이런 사람들은 명씨의 도움을 받아 여론조사도 여러 번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 작업들을 조금 했던 사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명태균 리스트에 대해서는 “당내에선 공식 입장이나 의견이 나올지 확인한 건 없다”며 “강씨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도 출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더 질의할 것은 운영위서 다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이번 리스트를 공개한 사람은 강씨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명씨가 (자신의 덕을 본 정치인으로)자신 있게 말하는 2명이 (개혁신당)이준석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리스트에 언급된 정치인들 대다수가 명씨와의 관계를 극구 부인하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실제로 연관됐는지를 떠나 “명태균과 엮여봤자 좋을 게 없다”는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저마다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진보·보수 합심해 “신빙성 떨어져”
오므리기 나섰지만…예고된 추가 폭로

명씨가 해당 리스트와 상이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한 질문에 “저는 얼굴도 본 적 없는 분들도 여러 명이 들어가 있다”며 “그분들한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분들 얼마나 황망하셨겠나. 저도 똑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강씨 측이 리스트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번 리스트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만 남았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를 놓고 “정치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본인이 명단이라고 뿌려놓고 자체조사하거나 조사를 의뢰한 의뢰인의 경쟁자 등을 연관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강씨는 잘 모르겠지만 노 변호사는 이 이슈를 얼마나 진지하지 않게 다루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트 외에도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만큼 명씨는 강씨의 증언을 하나씩 반박했다.

우선 명씨는 김 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특정 정치인들의 공천 부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다. 명씨는 “강씨 발언이 제가 볼 때는 70% 정도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있는 분들이 옆에서 도와주면서 내용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김 여사와 영적인 대화를 했다는 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서 주술적인 부분이나 그런 여러 가지 프레임을 많이 짜는 것 같다. 김 여사가 윤석열 검찰총장 사모님이었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명씨는 “나는 대선 기간 동안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며 “강씨는 매일매일 자료를 갖고 ‘(명씨가)김해공항서 서울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거가 될)비행기표가 하나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삼천포로
빠졌다

강씨와 명씨의 입이 동시에 열리면서 장기간 폭로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서 더 많은 정치인의 이름이 언급될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제 말과 오늘 말이 바뀌는 상황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굳이 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할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사건의 핵심은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는지인데 ‘명태균과 접촉한 사람’을 색출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혜경’ 또 다른 키맨?

강혜경씨가 검찰 조사에 앞서 “대한민국 검사들을 믿기 때문에 진실을 꼭 밝혀주실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강씨는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른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매달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보내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5차례에 걸쳐 총 9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강씨와 명씨 간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이날 강씨의 소환조사는 검찰이 확보한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부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