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마을을 찾아 ⑤문경 오미나라

세계가 감동한 오미자 와인 탄생지

가을에 찾아가면 좋은 유서 깊은 마을 양조장으로 대한민국 오미자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문경 오미나라를 추천한다. 오미나라는 백두대간의 허리인 문경새재 초입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문경새재는 한양과 영남지방을 이어주는 영남대로 가운데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로 통했으며, 해발 1000m 고지에 달하는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에 자리해 사시사철 쾌적하고 서늘한 기온을 자랑한다. 

문경의 이런 지리적 환경은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오미자는 일교차가 큰 해발 300~500m 정도의 준고랭지 가운데 바람의 피해를 받지 않으면서 일조량이 풍부한 산간분지서 잘 자란다. 문경은 우리나라 오미자의 생산량 중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45%를 차지한다.

최적의 조건

강원도, 제주도 등지에서도 오미자를 재배하지만, 오미자 주산지인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에는 미치지 못한다. 

오미나라는 2008년 9월 세계 최초의 오미자 와이너리로 설립됐다. 2010년 12월 오미자 와인을 특허 등록했으며, 2011년 11월 정통 발효 공법과 오크통 숙성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틸 와인 ‘오미로제’와 정통 샴페인 공법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을 선보였다.

이후 2016년 5월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 6월 오미자 증류주 ‘고운달’을 내놨고, 2020년 6월 샤마트 공법(보급형 스파클링 와인 대량 생산 방법으로, 압력탱크서 2차 발효시킨 뒤 압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여과해 병입한다)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연’을 출시했다.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은 국내외 통틀어 유일하게 오미나라서만 생산한다. 오미나라를 만든 이종기 대표는 지난 44년 동안 세계 명주를 공부하고 우리 술을 연구한 양조 및 증류 명인이다. 1980년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OB맥주에 입사, 씨그램코리아 공장장과 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으로 25년을 근무했다.

이후 스코틀랜드서 브루잉 앤 디스틸링(Brewing & Distilling, 양조 및 증류)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대한민국 최초로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자격을 취득했다. 

이 대표가 오미자 와인을 개발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 최고급 명주를 만들겠다는 일념이었다. 우리나라의 주류 시장에는 우리나라와 무관한 온갖 술이 전 세계로부터 들어와 있었다. 이 대표는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국산 세계 명주를 만들기로 다짐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오미자였다. 황홀하고 신비로운 색과 맛을 자랑하는 오미자를 최신 양조기술로 재해석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오미자 와인은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만찬주와 건배주로 쓰였다.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4년 ITU 전권회의,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2015년 세계물포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2022년 5월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정상회의, 2023년 1월 다보스포럼 한국인의 밤 등 오미자 와인의 행보는 화려했다. 

지름 약 1㎝의 작은 열매 오미자(五味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이름 붙은 천혜의 과일이다. 소화 촉진과 피로 해소, 성 기능 개선에 좋을 뿐만 아니라 뇌졸중, 고혈압, 당뇨, 노화를 예방하는 데 뛰어나 선조 때부터 최상의 약재로 쓰였다.

오미자 재배 최적의 지역, 문경
세계 최초 오미자 와인 생산해 큰 인기


오미나라는 오랜 노력으로 까다로운 오미자 발효에 성공해 대중이 오미자를 와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주류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오미나라에 방문하면 와이너리 투어 및 테이스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와인 발효실, 증류실, 숙성실 등을 순차적으로 관람한 뒤 와인 시음으로 이어진다. 체험비는 인당 1만원이며 40~50분 정도 소요된다.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는 인당 3만원이다.

오미나라는 와이너리 체험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진행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2016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 11월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오미나라는 침출 방식으로 담그는 매실주와 달리 매실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섬진강 바람’을 공개했다.

오미나라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차기작의 원료는 바로 ‘쌀’이라고 하니 기대해 볼 일이다.

2007년 10월 개장한 문경자연생태박물관은 문경 지역의 생태학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연 학습 및 체험 공간이다.

지상 2층 규모로 1층에는 문경의 자연환경을 시청각 자료로 접할 수 있는 영상관, 문경 지역의 돌리네(빗물에 녹은 석회암 표면이 원 모양을 만들며 가운데가 웅덩이처럼 움푹 들어가는 현상)습지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실, 실내 모험 어린이 놀이시설 벅스어드벤처, 가상 4D 체험실 등이 있으며, 2층에는 생물박제표본과 함께 8개 주제로 문경의 자연사를 학습하고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은 문경의 이 같은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자 2010년 4월 개관한 박물관으로, 향토사 중심으로 운영하던 문경새재박물관이 그 전신이다. 옛사람들이 여행 중 괴나리봇짐 속에 넣고 다녔을 유물을 비롯해 각종 고지도,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길로 유명한 문경새재 위에서 남긴 각종 여행기와 풍속화 등을 전시한다. 입장료는 역시 무료다.

문경새재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문경 대표 명승지로,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의 고개 중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유명했다.

문경새재

‘새도 쉬었다 가는 고개’라는 뜻을 담고 있는 ‘새재(鳥嶺)’라는 이름이 이를 설명해준다. 현재 문경새재의 얼굴인 3개 관문(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은 임진왜란 직후 설치한 국방의 요새였다. 입구부터 제3관문 조령관까지의 편도 거리는 약 7㎞다. 이렇듯 고유의 맛과 멋을 뽐내며 깊은 쉼을 선사하는 문경서 청명한 가을 하늘과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오미나라→문경자연생태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오미나라→문경오미자테마공원→문경자연생태박물관
-둘째 날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문경새재오픈세트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오미나라 www.omynara.com
-문경시 문화관광 www.gbmg.go.kr/tour

운영 정보
-오미나라 운영시간: 09:30~12:00, 13:00~17:30 휴무일: 1월1일, 설·추석 당일 입장료: 무료 체험비: 와이너리 투어 및 테이스팅 체험비 1만원,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 3만원(40~50분 소요)
-문경자연생태박물관 운영시간: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1시간 전 입장 마감) 휴무일: 1월1일, 설·추석 당일 입장료: 무료(4D가상체험 1000원)
-문경새재도립공원 운영시간: 00:00~24:00 탐방로 상시 개방 휴무일: 없음 입장료: 무료 전동차 이용요금: A코스 편도(옛길박물관→오픈세트장)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군인 800원, 어린이 500원, C코스 편도(옛길박물관→제2관문) 5000원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 운영시간: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30분 전 입장 마감) 휴무일: 1월1일, 설·추석 당일 입장료: 무료

문의 전화
-오미나라 054)572-0601
-문경자연생태박물관 054)550-8383
-문경새재도립공원 054)571-0709(전동차 이용 문의 054)572-6768)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 054)550-8365

대중교통
-버스 서울-문경,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서 문경행 하루 8회 운행(06:30, 07:00, 07:50, 12:20, 13:10, 16:20, 17:50, 20:00), 약 2시간 소요. 문경버스터미널 앞 정류장까지 도보 약 1분 이동, 10-2번, 10-3번, 11번, 21번, 26번 버스 이용, 진안리 정류장 하차, 오미나라까지 도보 약 5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점촌행 시간대별로 하루 14회 운행(06:50~20:20), 약 2시간10분 소요. 점촌버스터미널서 홈플러스 정류장까지 도보 약 5분 이동, 21번, 26번 버스 이용, 진안리 정류장서 하차, 오미나라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동서울종합버스터미널 1688-5979,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www.kobus.co.kr/main.do, 문경버스터미널 1666-0343, 점촌시외고속터미널 16  88-7710 

-기차 서울-점촌, 서울역서 김천역 경유 점촌역까지 하루 5회 운행(06:13, 08:49, 12:02, 15:39, 16:54), 약 4시간 소요. 점촌역서 농협시지부 정류장까지 도보 약 7분 이동, 11번, 21번, 26번 버스 이용, 진안리 정류장서 하차, 오미나라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신갈JC→영동고속도로→여주JC→중부내륙고속도로→연풍IC→문경대로→새재로→오미나라

숙박 정보
-페트로호텔(구 라마다 문경새재): 문경읍 새재2길, 054)504-7077, www.hotelpetro.com
-문경새재리조트: 문경읍 웰빙타운길, 054)572-5100, www.mgle.co.kr
-문경 STX 리조트: 농암면 청화로, 054)460-5000, www.stxresort.com

식당 정보
-문경식당(오미자 고추장 삼겹살 석쇠구이 정식·오미자 고추장 더덕구이 정식): 문경읍 새재로, 054)571-3044
-백두산가든(쌈밥정식·능이버섯전골·한우쌈정식): 문경읍 새재로, 054)571-4545
-문경산채비빔밥(산채비빔밥·표고우엉잡채): 문경읍 새재로, 054)571-3736

주변 볼거리
문경새재오픈세트장,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도자기박물관, 문경에코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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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