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먹칠하는 ‘장녀-맏사위’ 돌출 행보

하루 멀다하고 계속되는 추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와 맏사위가 세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탈세 논란, 불공정 거래 의혹, 대여금 미지급 소송 등 크고 작은 사안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연달이 호명되고 있어서다. 이들의 행보는 국정감사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해 왔다. 선대 회장의 장남이 총수를 맡는 구도는 ‘구인회 창업 회장→구자경 회장→구본무 회장→구광모 회장’ 순으로 승계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예외 없이 되풀이됐다. 슬하에 아들이 없었던 구본무 회장이 구광모 현 회장을 입적한 것도 집안 전통을 잇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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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승계 원칙은 필연적으로 딸자식의 역할 축소를 불러왔다. 2022년 4월이 돼서야 LG그룹 총수 일가에서 처음으로 여성 최고 경영자(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를 배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구연경 대표가 크고 작은 추문에 휩싸이면서 첫 번째라는 의미는 다소 퇴색된 모양새다. 유산 관련 소송, 미공개 정보에 입각한 투자 의혹 등이 연달아 터진 데다, 남편과 함께 구설에 휘말리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부인(김영식씨)과 딸(장녀 구연경 대표, 차녀 구연수씨)은 지난해 2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당시 법률적으로 완료된 합의를 없던 일로 하고 상속재산을 다시 나누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선대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구본무 회장은 사고로 아들을 잃자, 2004년 구광모 회장의 양자 입적을 결정했다. 가문의 대를 이으려면 아들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5000억원대 유산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정리된 상속 내용을 세 사람이 4년 만에 끄집어내자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특히 소송 진행 과정에서 ‘구연경 대표-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부부가 적극 개입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구연경 대표는 미국 유학 시절에 교제한 윤관 대표와 2006년 5월 결혼했다. 윤태수 대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인 윤관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0년부터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루런벤처스에서 근무해왔다. 세 사람이 소송에 돌입할 무렵 선임한 법률대리인은 윤관 대표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연경 대표는 올해 초 불공정거래 의혹에 연루되면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남편이 관련된 회사에 부인이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이익을 취했느냐가 이 사안의 핵심이었다.

구연경 대표는 지난 6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블루런벤처스 계열 펀드가 투자한 상장사의 주식 3만주를 매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상장사는 심장 희귀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해 4월 블루런벤처스 계열 펀드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 회사 주가는 1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뛰었다. 주식 매수 시점이 블루런벤처스의 투자 발표 이전이라면, 구연경 대표는 미공개 정보를 확보해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심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석 달가량 사건을 조사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안건을 논의한 끝에 구연경 대표를 검찰에 통보하기로 의결했다. 검찰 통보는 고발보다 한 단계 낮은 조치다. 검찰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이후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구연경 대표는 자신이 취득한 상장사 지분을 LG복지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LG복지재단 이사회가 주식 처리 여부 결정을 보류해 무산됐다.


미공개 정보 논란 선대 회장 맏딸 
탈 많은 미국인 ‘백년손님’ 탈세 의혹

윤관 대표는 달갑지 않은 탈루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국세청은 2020년 2월부터 1년6개월간 윤관 대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였고, 2021년 12월 123억7758만원 추징을 결정했다. 5년(2016~2020년)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고 결론짓고 조치에 나선 것이다.

국내 소득세법은 해외에 살더라도 가족이나 재산 등 실질적인 생활근거가 국내에 있으면 국내 거주자로 간주한다. 만약 윤 대표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막대한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윤관 대표가 출장지라고 주장하는 블루런벤처스코리아 사무실은 처가가 소유한 건물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 대표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3월 국세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윤관 대표는 국내 거주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201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윤관 대표는 현재 미국인 신분이다.

윤관 대표의 탈세 논란은 국회에서도 화두가 됐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윤관 대표의 탈세 논란을 집중 질의했다.

박 의원은 “비거주자 신분을 이용한 역외 탈세 혐의는 철저히 전수조사하고 자산 이동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며 “관련 혐의가 확인될 경우 강력한 과세 조치 및 법적 조치를 취해 조세 정의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관 대표는 민사소송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조창연 전 블루런벤처스코리아 고문은 지난해 11월 윤관 대표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9월 윤관 대표에게 빌려준 2억원을 돌려달라는 취지다.

조창연 전 고문과 윤관 대표는 한때 강남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했던 사이다. 조창연 전 고문은 삼부토건 창업주인 조정구 회장의 손자고,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의 원 소유주다. 르네상스호텔은 신세계그룹 계열인 신세계프라퍼티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현재 호텔 및 사무실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윤관 대표는 대여금 소송 과정에서 2억원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선고를 앞두고 “금전거래 관련 대화는 대여금이 아니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럼에도 대여금 소송 1심 재판부는 지난달 4일 조창연 전 고문의 청구를 기각했다.

거기서 거기

재판부는 “금전을 대여했다는 원고 주장에 대해 피고와 다투는 때에는 대여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2억원을 대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조창연 전 고문은 1심에서 패소한 지 1주일 만에 항소했다. 윤관 대표에게 현금 2억원을 빌려준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 자료가 충분하다는 게 조창연 전 고문의 일관된 입장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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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