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달라 사정해서 갔더니…” 축의금 5만원 내고 욕먹은 직장인

“가준 게 어디? 장사하는 건가” 비토 목소리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차라리 가지 말고 축의도 안 할 걸, 괜히 와달라고 사정해서 갔더니 돌아오는 건 욕이네요.”

최근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의금 5만원을 내고 욕을 먹었다는 직장인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엔 ‘동료 축의금 5만원 냈는데 뒷담화 당할 일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 작성자 A씨는 “직장동료가 최근 결혼했는데 바쁘지만 별로 친하진 않아도 시간 쪼개서 참석해 축의금 5만원을 냈다”고 운을 뗐다.

그는 “5만원 냈다고 욕하는 걸 누가 알려줬다. 특급호텔에 식비가 비싼 건 알지만 시간 쪼개서 가주기까지 했는데, 밥값 이상으로 안 냈다며 욕하는 게 맞는 건가요?”라고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A씨는 “진짜 가기 싫었다. 신부 하객 자리 채워달라고 간곡히 요청했고, 호텔 음식 먹으러 간 게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시간이 남아 참석한 것도 아니며 그 동료에게 축의금 한 푼도 받은 적 없고, 앞으로도 못 받는다”며 “본인이 재산에 비해 과하게 호텔서 (결혼)하는 것을 왜 하객 주머니 털어 적자를 메꾸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말에 못 쉬고 화장하고 차 막히는 곳까지 갔다”며 “예쁜 옷 입고 사진 찍어주고 박수쳐주고 욕 먹고… 앞으론 결혼식에 가지 말아야겠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은 조회 수 19만6790회에 댓글 419개가 달렸고, 추천 수 808개, 반대 89개를 기록했다.(22일 오후 1시20분 기준)

누리꾼들은 대체로 작성자의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추천이 제일 많이 달린 댓글을 단 한 회원은 “식대가 얼만지 어떻게 알아요. 참석해주고 자리 빛 내줬으면 5만원도 감사해야 한다”며 “그 이상을 꼭 줘야 하나요? 나 같으면 안 가고 5만원어치 맛있는 걸 먹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식대 이상 내기를 바라면 그건 초대나 청첩이 아니다”며 “혼인한 부부끼리, 또는 가족들과 축의금 정산하면서 ‘이걸 낼 거면서 왔네’ 소리 할 수는 있다고 해도 하객에게 들어가게 뒷말하는 건 당사자들의 품위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축하해주러 자리에 와준 걸 고마워해야지” “가준 게 어디야. 5만원이면 성의 표시는 한 거지. 손해 하나 안 볼라고 하네, 결혼하지 장사하냐” “얼마나 거지면 초대했는데 선물인 축의금 가지고 뒷담화하니?” “언제부터 식대를 하객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거였나? 원래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하객들 식사를 대접하는 거지. 손님 대접할 돈도 없으면 잔치는 열지 말아야지” 등의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코로나 상황 이후 급등한 물가 상승률로 예식장 식대가 많이 올랐다.


실제로 웨딩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대부분의 예식장 식대는 7만원서 8만원 정도로 형성돼있다. 특히 강남 일대의 경우 식대가 8만원서 9만원 이상하는 곳도 많다. 서울 송파구의 한 예식장은 올해 식대가 8만30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3.9% 올랐다. 강남구 청담동의 한 결혼식장은 올해 식대가 8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7만원) 21.4%나 인상됐다.

‘적정 축의금’에 대한 논쟁도 뜨거운데 당사자와의 친분, 결혼식 장소 및 식대, 향후 본인 결혼식 참석 여부 등에 따른 액수의 기준도 저마다 다르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축의금 액수 결정 기준’과 ‘지인의 결혼식에 내고자 하는 축의금 액수’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30세대와 40대 이상 모두 축의금을 결정할 때 ‘사회적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낼 경우는 ‘5만원’을 선택한 응답자가 52.8%로 가장 많았으며, ‘10만원’을 선택한 응답자도 36.7%로 상당했다. 응답자들은 평균 8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식에 참석할 때는 ‘10만원’을 내겠다는 응답자가 67.4%로 가장 많았다. 결혼식 장소가 식대가 비교적 높은 호텔일 경우에도 ‘10만원’을 낸다는 답변이 57.2%로 최다 비율을 차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고 가계 살림이 쪼들리다 보니 축의금에 대해 굉장히 부담감을 느낀다”며 “축의금은 예로부터 기념일을 축하하는 동시에 상호부조하는 품앗이 역할을 했다. 그런데 물가가 올라 돈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됐다”고 진단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6당이 4일, ‘비상계엄령 선포’를 선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탄핵안에 포함된 인사는 윤 대통령 외에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포함됐으며 내란죄가 적용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김 장관의 건의로 이뤄졌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김용현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게 맞느냐’는 질의에 “맞다”고 답변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헌법 및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보고 및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의결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긴급 의원총회 직후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시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부대표는 “오늘 자정이 지난 시점에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박 원내부대표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하니 토요일(7일)까지는 비상 대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탄핵소추안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으로, 민주당 및 범야권 의석(192석)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가에선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소수 야당들도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만약 국민의힘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며, 대통령의 직무도 즉시 정지된다. 물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탄핵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지되며,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헌재 탄핵은 재판관 9인 중 6인이 찬성할 경우 인용되나 현재 6인 체제인 만큼 즉시 탄핵 심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이 화두가 되면서 인용됐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오기까지 3개월1일이 소요됐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며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전원을 긴급 소집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한 후 본회의 표결에 부쳐 190명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30분께 전격 해제됐다. 이날 계엄작전은 미리 계획돼있었다는 듯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졌다. 계엄령 선포와 함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11시께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포고령엔 국회, 지방의회 등의 정당‧정치 활동은 물론, 파업, 태업, 집회 행위 등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언론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을 것도 명했다. 이날 현장을 찾았다는 시민 등에 따르면, 국회에 투입됐던 경찰 병력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및 시민들의 경내 진입을 막아섰으나 자리를 지키는 정도로 격렬하게 대응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간혹 큰소리를 내며 국회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을 향해선 ‘지금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니 자제해달라’고 고지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다만 공수부대, 특전사로 구성됐던 계엄군은 국회 본관 내 진입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직자 등에 따르면, 계엄군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등의 유리창을 깬 후 본관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회 및 민주당 당직자들의 거센 저지를 받았다. 이러는 사이 우 의장 직권으로 비상계엄 해제 결의요구안이 본회의서 가결 처리됐고, 계엄군을 막고 있던 이들은 “당신들은 반란군”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윤 대통령도 4시29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긴박했던 12·3 비상계엄 6시간은 막을 내렸다. 의아스러운 부분은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계엄군은 경기도 과천시 소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투입됐다. 매체는 제보받았다는 영상을 근거로 “어젯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청 뿐 아니라 또다른 주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까지 장악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 비상등을 켠 버스서 내린 무장 군인들이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진입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중앙선관위 청사에 투입된 2~30명의 계엄군은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10시20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자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 방탄으로 국정은 마비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족대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 대한민국 의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들게 다소 불편이 있겠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통령으로서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념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워딩 어디서도 의료나 전공의라는 단어는 물론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비상계엄 후폭풍의 영향으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내각 총사퇴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해임, 대통령 탈당을 요청해야 한다”며 “최고위원들도 이 의견에 공감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위기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