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감만1구역 재개발 부정투표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21 16:02:09
  • 호수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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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최대 진흙탕 싸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부산 남구 감만1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때아닌 부정투표 논란에 휩싸여 좌초 위기에 놓였다. 뉴스테이 사업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으나, 이를 포기하고 일반 재개발 방식으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돌출되기 시작하면서 내홍이 격화됐다.

부산 내 소외지역으로 불리던 남구 감만동 312번지 일대는 최첨단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미니 신도시급 아파트 단지 건설사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은 현장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웬 전자투표?”

지난 2016년 8월30일 국토교통부는 감만1구역 재개발 현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으로 선정했다. 총사업비는 4조원대로 전체 조합원 약 2400여명, 신축세대수 9092세대로 비수도권 최대 단지 조성 사업지구로 불린다.

해당 지역은 공단지역과 가깝고 낙후돼있어 대단위단지 조성사업이 불가피해 뉴스테이로 선정됐다. 일반 재개발사업을 진행할 시 예상 분양율이 적다고 판단됐고, 공사비 절감 등에 있어 불리한 입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결국 뉴스테이 사업을 신청했고, 시공사로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을 선정해 지난 2018년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했다. 이어 지난 2020년 관리처분인가를 취득해 순항하던 중이었다. 당시 공사비는 일반 재개발 공사비보다 저렴했고 분양가도 3.3㎡당 900만원 이하로 조합원들에게는 부담이 적은 상태였다.


그러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이후 일부 조합원들 중심으로 “수익성이 적은 뉴스테이 사업을 포기하고 10년이 걸려도 한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반 재개발 방식으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해당 조합은 전체 이주율 90%를 초과해 사업장 인근 가림막 작업을 준비한 상태다.

공사를 목전에 두고 철거공사 준비, 각종 인허가 준비를 앞둔 상태서 사업 내용을 초기화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뉴스테이 사업방식은 조합원분양분을 제외한 세대수를 기업이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매입해 8년간 민간임대로 공급한 후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시세보다 싸게 매입하다 보니 조합의 수익은 그만큼 떨어지지만, 미분양 이슈는 적다는 게 장점이다.

순항하던 뉴스테이 부러트린 사연은?
이주율 90% 넘었는데 갑자기 일반분양?

반면 일반 재개발 방식은 뉴스테이 사업방식보다 높은 가격, 즉 일반시세로 조합원 분양 후 잔여세대를 일반공급해 조합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감만1구역같이 대단지일 경우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다면 높은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신탁사들의 공사비 보증을 받는 뉴스테이 사업에 비해 최소 25% 이상 금융비용이 높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부산 남구 감만1구역 재개발사업 ‘일반분양추진위원회(비대위)’는 “뉴스테이 사업은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조합원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며, 이를 이용한 비리백화점 조합이 된 만큼 일반분양으로 진행해야 한다”라며 주장하고 나섰다.


또 최근 부산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을 감안해야 하고 무엇보다 뉴스테이 사업으로 조합원의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막기 위해 일반분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만1구역은 뉴스테이 사업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부 조합 임원 등과 일반분양을 주장하는 비대위의 마찰이 격화된 상태다.

앞서 비대위는 서울 소재의 모 회사를 배후로 삼아 지난 2021년 5월 조합장 및 임원 해임총회를 처음 강행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결정이 나오자 지난해 7월 두 번째 총회를 강행했고, 이 역시 효력 정지 결정이 나왔다. 

지난 3월 세 번째 해임총회를 강행했으나, 지자체서 무효로 판결됐다. 급기야 지난달 28일 마지막으로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해 조합장 및 임원 해임총회를 재차 강행했다. 총 4번의 해임총회 강행으로 조합은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매달 20여억원 이상의 금융이자를 지급하면서 버텼다.

조합 측은 “이로 인한 사업의 속도는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합원 간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합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해임총회 역시 이사회 및 대의원회 의결도 없었고, 조합총회 및 계약도 없는 전자투표관리업체와의 진행이라는 이유로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및 부산시의 경우, 이사회 및 대의원회, 총회 의결을 득하고 이를 통해 정관 변경을 시행한 다음 해당 구청장의 승인을 얻어야만 전자투표가 가능하다. 

비대위 “변경승인 철거 중 하면 된다”
고소 나선 조합은 “정관 위반 행위”

대기업 주주총회처럼 재개발·재건축 조합 등에 이용되는 전자투표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오프라인 총회가 지자체의 집합 금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난 상황 등으로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통한 총회 의결이 어려운 경우 전자적 방법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한다.

법으로 정한 재난 상황은 자연재해와 함께 사회재난(감염병·화재 등)도 포함한다.

다만 노인 등 비대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외계층을 위해 기존 서면이나 대리인을 통한 방법도 유지하도록 했다. 총회 개최는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의무적으로 병행하도록 만들었다. 참석자의 조합원 여부나 접속기록이 확인되는 등 일정 요건을 만족하면 온라인으로 총회에 참석해 투표하는 경우에도 조합원 직접 출석으로 인정하게 했다.

또 전자서명을 위조·변조·매수·매도해 조합원 의사를 왜곡시키려는 행위가 적발되면 기존 서면결의서 위·변조와 동일한 수위로 처벌하도록 하는 처벌 규정도 신설됐다.

정비업계는 전자투표가 상용화되면 사업기간이 1년은 단축되고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조합원에게 정확한 설명이 부족해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대리투표, 투표권 거래 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 시범운영 등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시공자나 정비업체·설계자·법무사 등을 선정하는 총회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자투표 적용을 당분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조합 측은 비대위가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하는 과정이 조합정관 제21조(총회의 의결사항) 등을 무시하고 진행한 것이라며 효력정지가처분에 나섰다. 조합 측은 “비대위가 전자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서 조합원이 아닌 자들을 무단으로 총회장에 정족수를 맞추기 위해 입장시킨 정황을 확보했다”며 비대위를 업무 방해 및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 해임총회 전 조합의 사무장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조합 임원 2명이 비대위 측과 도모해 조합의 중요 자료를 유출시키고 조합원 간의 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조합원들의 진술을 확보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감만1구역 조합의 내홍은 현재 진행 중이며 온갖 부정부패로 얼룩진 운영 방식으로 조합원들의 재산 피해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고소장 난무

한편, 비대위 측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전자투표 방식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금융비용 상승, 일반분양 변경에 따른 재승인은 철거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비대위 측은 조합이 협력업체 계약 과정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뉴스테이 사업관리 용역’의 경우, 인근의 우암2구역이 7억5000만원에 계약한 반면, 감만1구역 조합은 그 9배에 달하는 65억원에 계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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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