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방송대 사태

1년6개월만 버티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총장 임용 과정서 시작된 한 국립대의 학내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학내 구성원의 문제 제기로부터 비롯된 시민단체의 고발, 정치권의 지적 등이 이어졌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그대로다. 올해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는 2022년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국립대학이면서 국내 최초 원격 대학인 방송대는 반세기 동안 80만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배움에 뜻은 있지만 형편이 안 돼 학업의 때를 놓친 이들에게 방송대는 ‘한풀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정하지만…

1972년 3월9일 ‘한국방송통신대학설치령’에 근거해 개교한 방송대는 1993년 3월1일 ‘한국방송통신대학’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앞서 6명의 학장이 있었고 뒤이어 7명의 총장이 학교를 이끌었다.

2022년 3월 고성환 당시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방송대 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03년부터 방송대 교수로 재직한 고 총장은 교무부처장, 교양교육원장, 인문과학대학장, 통합인문학연구소장 등 방송대 주요 보직을 맡았다.

문제는 고 총장 취임 이후 시작된 학내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방송대 총장의 임기는 4년. 고 총장의 임기는 2026년 3월3일까지로 이미 반환점을 넘었다. 학내에서는 고 총장의 남은 임기 동안에도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방송대 관계자는 “총장 후보자 선거 때부터 불거진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아 학내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못 받는 중이다.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른다’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 등의 말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고 총장은 2021년 11월 열린 선거서 결선투표 끝에 1순위 후보자로 결정됐다. 하지만 ▲겸직 위반 ▲세금 체납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총장 임명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세금 체납은 당시 문재인정부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7대 기준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국립대학은 학내 선거를 통해 선출된 1~2순위 후보자를 교육부서 검증한 후 교육부 인사위원회서 가부를 거쳐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총장을 임명한다. 사립대학과는 다른 국립대학의 시스템서 고 총장이 교육부의 검증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일부 교수 사이에 제기됐다.

예상을 뒤엎고 고 총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를 한 달여 앞두고 임명됐다. 전임 류수노 총장이 취임까지 40개월 동안 법정 공방을 벌인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는 고 총장의 임명을 ‘문재인정부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종합감사,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질의 등에서 고 총장을 둘러싼 논란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교육부는 2021년 10월25일부터 같은 해 11월5일까지 열흘 동안 방송대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이 시기에 교육부는 제보 등을 통해 고 총장 관련 논란을 알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교육부가 2022년 11월 공개한 감사결과 처분서에 따르면 방송대는 ▲불성실 재산 등록 ▲미허가 겸직 등을 지적받았다. 방송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지적사항은 고 총장과 관계된 것이다. 

교육공무원 가운데 대학교의 학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을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매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의 재산 변동 사항을 이듬해 2월 말까지 등록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채무도 마찬가지다. 고 총장은 2020년 2월 재산 등록을 하면서 10억원이 넘는 채무 중 9억5000만원가량을 등록하지 않았고 변동 사항 신고 때에도 약 9억2000만원의 채무를 누락했다.

교육부 감사·국감 지적에도…
문제 제기 교수와 법정 공방

눈여겨볼 대목은 이 채무가 생긴 과정이다. 고 총장은 방송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회사를 설립해 사내이사,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공무원 신분인 국립대학 교수는 국가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겸직할 수 없다.

감사 처분서에 따르면 고 총장은 2003년 12월1일부터 2007년 5월8일까지 이사로, 2009년 4월10일부터 2017년 12월11일까지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대표이사로 일했다.

10억원에 이르는 채무는 이 시기에 발생했고 변제하지 못해 고 총장의 급여가 압류되기 시작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서도 세금 체납이 발생해 2016년 10월 서울시가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법인)에 고 총장의 이름이 올라갔다. 서울시가 부과한 지방소득세 등 38건에 이르는 42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다. 

이 문제는 2022년 10월19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국민의힘 정경희 전 의원은 고 총장을 상대로 겸직 위반, 세금 체납 등의 문제를 질의했다. 고 총장은 당시 국감에 출석해 겸직 허가는 받았냐는 정 전 의원의 질의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또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영리활동을 한 부분에 대해 징계나 처벌을 받은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정 전 의원은 방송대가 고 총장의 겸직 사실과 영리활동을 알고 있었다는 지적도 했다. 그러면서 “(방송대가)2019년 고 총장이 국어국문과 교수였을 때 국가공무원법 제64조 위반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은 기록이 있다”며 “두 곳의 법무법인에 의뢰했는데 각각 자문 내용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법무법인은 징계 대상이지만 시효가 만료됐다. 또 다른 법무법인은 징계시효가 완성되지 않았고 징계 절차 진행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방송대는 이 중 전자의 자문만 반영해 고 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가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우호적인 자문만 취사 선택하면서 방송대가 조직적으로 비리 감싸기를 했다는 주장이다. 

정 전 의원은 “고 총장은 본인이 총장 자리에 앉음으로써 국립대 교수들이 허가 없이 겸직해 영리사업을 해도 되고 세금을 탈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매우 잘못된 전례를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퇴할 의사는 없느냐”고 몰아붙였다. 

고 총장은 자신과 관련된 논란은 선거 과정서 이미 구성원들이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구성원들이 논란을 알면서도 자신을 뽑아줬기 때문에 사퇴 문제는 이들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후 방송대 총장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고 총장 관련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교수가 시민단체의 집회 당일 보직 해임되고 해당 사안으로 현재까지 법정 공방이 벌어지는 등 학내 갈등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부산지역대 학장이었던 해당 교수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고 총장을 상대로 ‘신분보장 등 조치’를 신청했다. 권익위는 “보직을 다시 부여하고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라”며 교수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고 총장은 권익위의 결정에 불복해 권익위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에 이어 본안 소송까지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 2심까지 진행됐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사퇴 안 해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방송대 문제는 이번 국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학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지에 대한 방송대 측의 입장을 물을 수 있다는 것.

한 방송대 관계자는 “학교 안팎서 다양한 루트로 문제 제기가 이뤄졌지만 후속 조치는 전무했다. 고 총장은 정년과 맞물려 연임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 총장의 남은 임기 내내 구성원은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는 이를 뭉개는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고 자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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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