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위장 계열사 논란

누락 당위성 여부 쟁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DB그룹이 생각지 못한 ‘위장 계열사’ 논란에 휘말렸다. 계열사 현황 자료를 제출할 때마다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혐의다. 희미하게 연결된 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고의성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DB그룹 계열사들이 출연·설립한 재단·기업을 대상으로 DB그룹 포함 여부를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동곡사회복지재단(이하 동곡재단)’과 이 재단이 지분을 보유한 사업법인인 ‘삼동흥산’ ‘빌텍’이다.

예의주시

공정위는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지정에 앞서 각 기업집단으로부터 ▲동일인(총수) ▲계열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 현황 등이 담긴 지정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허위·누락된 지정 자료가 있으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단순 실수로 누락 시 경미한 경고 조치로 끝나지만, 고의성·중대성이 인정되면 총수가 고발당할 수 있다. 검찰 기소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공정위에 등록된 DB그룹 계열사는 총 25곳이고, 이들은 큰 틀에서 사업 부문이 ‘금융’과 ‘비금융’으로 분류된다. 금융 계열사는 DB손해보험, 비금융 계열사는 지주회사 격인 DB Inc 휘하에 포진하는 양상이다.


DB그룹은 공정위에 계열사 현황 자료를 제출할 때마다 앞에서 열거한 법인 3곳을 제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법인 3곳은 최근까지 DB그룹 계열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뒤늦게 DB그룹 계열사 현황에서 제외됐던 법인이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요건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만약 계열사 요건을 충족한다면 고의 누락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는 수순이 뒤따른다.

지분으로 얽히지 않았다는 게 DB그룹이 법인 3곳을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재 DB그룹에 공식적으로 속한 법인 중 이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곳은 없다.

사각에서 키운 존재감
희미한 듯 끈끈한 연결

그럼에도 공정위는 DB그룹과 법인 3곳 사이에 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충분하다고 본 것으로 추측된다. 

동곡재단의 경우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부친인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아호를 따서 1989년 설립된 사회복지재단이다. 설립 당시 동부고속, 동부건설 등 DB그룹 계열사도 출연에 나섰다. 2022년 기준 동곡재단의 자산은 89억원이고, 46%에 해당하는 41억원이 주식으로 분류된다.

동곡재단이 주식을 보유한 사업법인은 6곳인데, 빌텍과 삼동흥산도 이 항목에 포함된다. 


2022년 기준 빌텍 지분 23.82%(2만3823주), 삼동흥산 지분 18.18%(4만주)가 동곡재단 몫이다. 빌텍·삼동흥산 주식의 가치는 동곡재단 장부에 33억원으로 기재돼있다. 총 주식가액(41억원) 중 80%에 달하는 비중이다.

1982년 10월 설립된 삼동흥산은 광업·도매업 등을 영위한다. 이 회사는 사실상 동곡재단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 동곡재단이 보유한 삼동흥산 지분 18.18%를 제외한 나머지 81.82%(18만주)는 자기주식으로 분류된다.    

삼동흥산은 DB Inc와 같은 건물(서울 강남구 소재 DB삼성동빌딩)을 사용 중이다. DB삼성동빌딩의 원 소유주였던 삼동흥산은 지난 3월 DB Inc에 해당 빌딩을 약 858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커지는 논란

빌텍은 건물유지관리 및 시설관리용역을 목적으로 1998년 8월 설립된 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동흥산 지분 57.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삼동흥산과 마찬가지로 DB삼성동빌딩에 둥지를 틀고 있다.

삼동흥산과 빌텍은 특수 관계인이 아닌 관계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총수 일가의 우군이 될 만한 위치다. 지난해 말 기준 삼동흥산과 빌텍이 보유한 DB Inc 지분은 각각 2.20%(443만7438주), 1.49%(299만1878주)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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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