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가 KLPGA 투어 하반기 개막전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윤이나는 지난달 4일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의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파72)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서 버디 3개에 보기 1개로 2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인 강채연, 방신실, 박혜준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2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이후 2년1개월 만의 승전보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다. 지난 2년1개월 동안 윤이나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오구플레이를 하고 이를 뒤늦게 신고해 논란에 휘말렸고,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출전 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다시 정상
한동안 KLPGA 투어를 떠나 있어야 했던 윤이나는 대한골프협회와 KLPGA가 징계를 감면하면서 복귀의 길이 열렸다. 지난 4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부터 KLPGA 투어에 돌아온 윤이나는 이후 매 대회, 매 라운드 시작 전 갤러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반성의 뜻을 보였다.
필드로 돌아온 윤이나는 빠르게 기량을 회복했다. 상반기부터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펼쳤고,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우승 문턱서 자주 주저앉았지만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서 정상에 오르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냈다.
윤이나는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차지해 시즌 상금을 7억3143만으로 늘려 상금 랭킹을 5위서 2위로 끌어올렸다. 상금 랭킹 86위의 강채연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인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8000만원의 공동 준우승 상금을 받은 강채연은 시드 걱정을 덜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윤이나는 1번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수월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윤이나는 한때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의 추격을 받기도 했지만 1번 홀(파5)부터 6번 홀(파4),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차곡차곡 타수를 줄였다.
오구플레이 논란 딛고
2년 만에 울린 승전보
그는 전반 홀에서 5타 차 선두를 달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3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져 보기를 적어내고 3타 차로 쫓긴 윤이나는 16번 홀(파3)에서 또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1.3m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같은 조에서 경기하던 강채연이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추격했기에 이 파 세이브가 더 값졌다.
윤이나는 마지막 18번 홀(파5)을 파로 마무리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윤이나는 “이번 우승은 큰 의미여서 기쁘면서도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선물 같은 우승이 찾아와서 너무 얼떨떨하지만 행복하다. 2년 전 제 실수와 잘못으로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드렸다. 많은 팬들 덕에 복귀했고, 이후 첫 우승이어서 복합적인 감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잘못을 하고 나서 거의 3개월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인생에 대해 고민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했다. 다시 골프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와신상담
윤이나는 필드 복귀 후 동료들로부터 환영받진 못했다. 징계 감경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도 윤이나가 18번 홀에서 우승 퍼트를 넣자 유해란, 방신실, 한진선, 강채연, 박혜준 등 동료 선수들이 축하했다.
윤이나는 “처음보다 동료 선수들이 조금 더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고 ‘수고했다’ ‘잘했다’고 격려해 준다”며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조금 더 밝게 인사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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