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타트업 대표 1000억대 역외탈세 의혹

CFO도 모르는데 경제범죄 수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몇 년 전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수십년간 검찰이 독점적으로 행사한 권한을 경찰에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그 결과 경찰은 과거에 비해 강한 힘을 갖게 됐다. 문제는 그 힘을 행사할 능력의 여부다.  

“이제는 ○○○(피고소인)보다 경찰이 더 저를 화나게 합니다.” 이모씨는 지난해 8월 한때 회사의 공동대표를 지낸 하모씨를 고소한 이후 ‘지옥’에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하씨가 회사를 이용해 몰래 마스크 거래를 진행했고 이 과정서 1000억원대의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뒤늦게
알았다

이씨와 하씨가 공동대표를 지낸 R스타트업은 2019년 56회 무역의날에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할 정도로 비전을 보인 회사였다. 중국 플랫폼을 대상으로 국내 뷰티 및 패션 상품을 소싱·마케팅하는 종합 커머스를 운영했다. 창업 멤버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씨는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는 R스타트업의 단독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회사가 휘청이기 시작한 시점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부터다. 사업서 중국의 비중이 컸던 만큼 그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 전반을 흔들었던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R스타트업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하씨의 주도로 마스크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공급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이씨에 따르면, R스타트업은 미국의 상장 의료법인 A사로부터 1000만불에 달하는 마스크 공급 요청을 받았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마스크 관련 유통 업무를 주도했던 하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필리핀 법인을 이용해 수급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하씨가 마스크를 수급할 수 없게 됐다고 통보하면서 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이는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일어난 일이다.

이씨는 “그 이후로 회사 차원서 마스크 관련 업무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하씨가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천만불 수출탑’ 수상
코로나19로 상황 악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하씨가 경영서 손을 떼면서 이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회사를 떠안게 됐다. 이후 하씨가 2022년 3월 ‘차단’ 형태로 이씨와 연락을 끊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씨가 하씨의 회사 메일 계정을 일시정지 조치했다.

이씨는 “그 시기(2022년 3월경)는 연령 초과로 하씨의 병역의무가 사라진 때였다. 주변 사람을 통해 하씨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0억원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 소문도 있었다. 고급 외제차를 사고 지인 사업에 투자도 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완전히 일단락되나 했던 이씨와 하씨의 관계는 지난해 6월 우연한 계기로 다시 변곡점을 맞았다. 이씨가 하씨의 회사 이메일 계정을 확인하는 도중 석연찮은 구석을 발견한 것이다. 하씨가 완전히 무산됐다고 밝힌 미국 A사 외에 다수의 마스크 거래를 진행한 흔적이 포착됐다. 


이씨는 이 과정서 하씨가 회사에 정보를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사 경영상의 사소한 내용까지 메일로 공유했지만 마스크 관련 부분만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가 하씨의 이메일 계정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이씨에 따르면 하씨는 마스크 거래를 추진하는 과정서 R스타트업의 이메일을 사용해 해외 수요자와 소통했다. 또 하씨의 아버지가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법인을 R스타트업의 지사로 소개하는 등 이씨와 상의없이 회사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회사
이용했다?

마스크 거래가 성사됐는지는 불분명한 상태지만 이메일 내용으로 추정한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정도로 극심한 배신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회사가 경제적으로 허덕일 당시 이씨는 하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회사 빚을 자신이 다 떠안은 상황서 하씨는 ‘뒷주머니’를 차고 있었던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8월 하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하씨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확인한 ▲하씨가 거래 상대방과 주고받은 이메일 ▲날인, 서명본이 존재하는 계약서 ▲필리핀 법인 은행 송금증 ▲해당 필리핀 법인이 운영하는 SNS 내용 ▲현지 언론 기사 등의 증거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이씨는 “경찰에 많은 증거를 공유했고 추가로 나오는 내용도 전부 이메일을 통해 제공했다. 이메일 양이 워낙 방대했지만 범죄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론이 금방 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소 이후 1년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씨의 고소건은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진행되다가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로 이첩됐다. 하씨가 진행한 마스크 거래 규모가 지역경찰서에서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연수경찰서에서 작성한 범죄일람표상 금액은 1400억원에 달했다.

대형 경제범죄 의혹에도 경찰의 움직임은 미진했다. 이씨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경찰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하씨의 출국금지 조치부터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찰청은 연수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뒤 하씨에 출국금지 조치를 진행했다. 

출금부터
꼬였다

문제는 해당 시기 하씨가 국내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씨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하씨가 해외에 있는 것을 확인해 경찰에 이야기했더니 그제야 ‘알아보겠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하씨가 국내로 들어온 뒤에야 다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국금지 조치는 지난 2월 인천경찰청이 하씨의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해제됐다. 이씨는 이 과정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강조했다. 먼저 고소인 조사가 20분밖에 진행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 이씨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이첩 전 연수경찰서에서 4시간에 걸쳐 진행한 고소인 조사의 조서조차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씨가 분노한 지점은 경제범죄를 대하는 경찰의 태도였다. 이씨는 “고소인 진술 과정서 ‘CEO(최고경영자)와 CFO(최고재무책임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팀장이 ‘CFO가 뭐냐’고 묻더라. 그때부터 경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범죄는 수사하기가 힘들다” “필리핀 계좌는 사실상 우리가 수사하지 못한다” 등의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수많은 자료를 제공했고 수사기관으로서 조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은 피고소인(하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불송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이 기재한 불송치 이유를 보면 하씨가 ▲R스타트업과 최초로 마스크 거래를 진행했던 미국 A사 외에도 다른 업체와 계약을 진행한 점 ▲이 과정서 이씨에게 계약 내용을 일일이 고지하지 않은 점 ▲회사 이메일을 통해서 계약을 진행한 점 등의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하씨가 ▲거래대금을 이씨 몰래 착복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실제 거래가 성사된 사실이 없다면서 배임 혐의를 부인한 점을 불송치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A사와의 거래 과정서 필리핀 법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점 ▲미국 A사 측의 거래 취소 요청 이메일 ▲계약 관련자의 사실 확인서 등을 근거로 ‘혐의 없음’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메일 확인 과정서 배임 의심
경찰 불송치 → 검찰 보완 요구


반면 이씨는 “하씨가 마스크 거래와 관련해 나와 공유한 것은 미국의 A사 건뿐이다. 내가 원한 것은 미국의 A사 외에 하씨가 회사 몰래 진행한 마스크 거래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라며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 전 하씨의 필리핀 계좌는 물론 국내 계좌에 대한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영장이)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에 수차례 걸쳐 하씨의 가족이 사건에 연루돼있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돈의 흐름이 하씨서 하씨의 아버지로, 하씨의 여동생으로 흘러간 정황이 있는데도 경찰은 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사이 하씨의 몇몇 친인척은 이미 외국으로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 3월 하씨에 대한 인천경찰청의 불송치 결정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상태다. 인천경찰청 수사 담당자는 “검사님이 필리핀 계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보완수사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청(경찰청)을 통해 필리핀에 공조를 요청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수사준칙 개정안을 통해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3개월 이내에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씨는 “14일에 경찰이 오라고 해서 한 번 더 조사를 받았다. 그때는 필리핀 법인에 대해 ‘같은 이름의 다른 업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하더라. 첫 조사부터 지금까지 1년이 지났는데 해당 업체의 실체에 대해 묻는 것이다. 그것도 조사를 진행하는 도중에 휴대폰으로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찼다”고 고개를 저었다. 

민원 제기
결론은?

이씨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제대로 된 수사를 해달라면서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민원은 인천경찰청 사건 수사관에 대한 진정으로 분류돼 현재 연수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이씨는 “경찰은 수상할 정도로 하씨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 내가 극단적인 선택이라도 해야만 제대로 수사해줄 거냐. 제발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천경찰청 담당 수사관 “할 만큼 했다”

이씨가 제기한 하씨에 대한 고소 사건을 맡고있는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수사를)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화 통화는 고소인 추가 조사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이뤄졌다. 다음은 수사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불송치 결정 이후 인천지검서 보완수사 요구가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피고소인이 본인 개인회사로 추정되는 필리핀 회사와 거래를 했다고 고소인이 주장해 검찰서 해당 회사의 거래내역을 한 번 확인해 보자고 했다. 국제공조 요청에 대한 보완수사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불송치 결정 전에는 국제 공조 요청을 하지 않았나?
▲그때는 마스크 거래한 업체에 출장 조사까지 가서 확인했는데 마스크 공급이 전혀 안 됐다. 거래가 최종 결렬됐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1400억원을 배임했다는 증거나 소명자료가 부족해 국제공조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 했다. 

-현재 국제공조 요청이 이뤄진 상태인가?
▲경찰청서 필리핀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했다. 우리(인천경찰청)가 직접 공조를 하는 것은 아니고 경찰청이 진행하고 우리는 자료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고소인은 경찰 조사가 부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고소인은 연수경찰서에서 1차로 조사받았다. 중복되는 내용을 물어볼 수 없어 부족한 부분만 물었다. 처음부터 다시 다 조사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사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묻지 않는 게 더 나쁘다”

-고소인은 경제범죄에 대한 경찰의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경찰이 지능범죄나 경제범죄에 대해 100% 알고 있는 상태서 입문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서 특히 경제범죄의 경우 시사, 경제 용어를 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모른다고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 물어본 것이다. 모르는데 그냥 넘어가는 게 더 나쁜 것 아니냐.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3개월 안에 이행되도록 규정돼있지 않나?
▲맞다. 90일 안에 무조건 끝내려 한다. 사건이 적진 않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결론은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쯤 나게 되나? 
▲보완수사가 마무리되면 결과 통보서를 검찰에 보낸다. 이후에 검찰이 다시 보완수사 요구를 할 때도 있고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사건마다 다르다. 결정 변경도 가능하다. 결론이 언제 날지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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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