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선감도 ⑮신비의 섬이 강제수용소로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4.08.12 08:35:19
  • 호수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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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자기들만의 장난은 아니어야지.” 김영권의 <선감도>를 꿰뚫는 말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청춘을 빼앗긴 한 노인을 다뤘다. 군사정권에서 사회의 독초와 잡초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강제로 한 노역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청춘을 뺏겨 늙지 못하는 ‘청춘노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아 참, 여긴 수용소지. 그래, 난 지금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감옥섬에 잡혀 와 있는 거야.’ 

용운은 현실을 떠올리듯 중얼거렸다. 

“사장 오기 전에 빨리빨리 움직여! 찍혀서 얻어맞지 말고 모포 정돈들 잘해!”

반장 백곰이 소리질렀다. 용운은 급히 일어나 다른 원생들이 하는 것을 보며 담요를 개었다. 반장의 지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옥사 안팎의 청소가 시작되었다.

감옥섬


호롱불 빛이 희미한 실내는 사물이 겨우 보일 만큼 어두웠지만 밖은 좀 나은 편이었다. 

바다의 새벽은 육지와 달라 어떤 신선감마저 느끼게 했다. 밤새 내린 보슬비 탓에 땅의 감촉이 촉촉하게 느껴졌다. 아직 잠이 덜 깬 혼미한 기분 때문인지 원생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묵묵히 청소만 했다.

1개 사동에 5개 반이 바글대는 가운데 제각기 습관적으로 담당구역을 쓸고 닦을 뿐이었다. 마침내 청소 검사를 했다. 마루는 얼마나 닦아댔던지 티끌 하나 없이 얼굴이 비칠 정도였다.

청소를 끝내고 세면장으로 향할 때쯤엔 아침 햇살이 환히 내려 비치고 있었다. 세면장은 숙사에서 열댓 발짝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그건 커다란 우물이었다. 용운이 뒤늦게 갔을 때 그곳은 이미 만원이었다.

바글대는 원생들 틈에서 빈 세숫대야 하나를 발견하고 집으려는 순간이었다. 

“어라? 요 쥐만한 새끼가 겁도 없이 어디다 손을 대?”

뒤에서 누가 용운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콧구멍이 돼지코처럼 큰 원생이 칫솔을 입에 문 채 눈알을 부라리고 있었다. 손잡이가 부러져 나뭇가지를 대고 고무줄로 동여맨 허접스런 칫솔이었다.


“새끼, 보아하니 초짜로구만. 너 몇 반이야?”

“3반입니다.”

“쥐새끼 놈아, 그럼 니네 반 걸 써야지 아무거나 손대면 어떡해!”

그는 강팍한 소리로 말하고 나서 칫솔질을 계속했다. 팔이 움직일 때마다 목걸이처럼 매달린 비눗덩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용운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세숫대야는 반별로 두 개씩뿐이고, 그것은 고참 서열대로 사용 중이었다. 용운은 이만 닦고 세수는 수건에 물을 축여 대충 문지르는 것으로 끝냈다.

잠시 후 충심사에 대한 인원 파악과 어제와 똑같은 식사가 쳇바퀴 돌 듯 진행되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사장 왕거미가 또 전원을 집합시켰다.

점호 시간이 됐다는 것이었다. 신입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졌겠지만 용운은 그 분주함에 숨돌릴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원생들은 다시 본관 앞 운동장으로 향했다. 머리를 빡빡 깎이고 숙사를 배정받던 그곳이었다.

이윽고 모든 원생이 도착하여 질서 정연한 대열을 갖추자 주임 선생이 외쳤다. 

“차렷!” 

숨 돌릴 틈 없는 분주한 일정
신선이 내려와 목욕한 전설

그 소리와 함께 선감학원 원장이 연단 위로 올라섰다. 그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줄이 선 군복을 차려입고 군모를 눌러쓰고 있었는데, 거기엔 대령 계급장이 붙은 채 햇빛을 받아 되튕겼다. 

먼저 인원보고가 시작되었다. 충심사 차례가 되자 왕거미 사장이 거수경례를 척 올리고 나서 우렁차게 외쳤다.
“총원 115명, 사고 무, 현재 인원 115명. 이상 점호 집합 끝!”


각 사의 보고가 끝날 때마다 원장은 머리를 약간 끄덕여 보였다. 마지막 사까지 보고가 끝나자, 다시 주임 선생의 구령에 따라 애국가 제창이 있었고 곧 원장의 훈시가 이어졌다.

“친애하는 원생 여러분! 선감도에 또다시 보람찬 하루의 태양이 밝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지난날을 반성하고, 나아가 여러분에게 쏟는 조국의 성의와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는 헛기침을 한번 뱉었다.

"하느님은 왜 우리를 이런 운명으로 만들었습니까? 여러분이 속으로 항의할 수도 있겠지. 허나 여긴 하느님의 뜻이 있는 겁니다. 되새겨 보면, 우리는 이조 5백 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낸 민족입니다. 원래 조선 엽전들의 상징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한탄하고……

그래서 너희들은 고난과 시련이 필요하다시며 하느님은 일본에게 우리 나라를 잃게끔 만들어 버리셨지요. 그것도 지금 와서 보면 저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지내온 상황으로 보면 그분의 뜻이 이런 것인가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과연 대한민국에 무슨 뜻을 갖고 있는가? 저 나름대로 그 뜻을 찾아보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과거의 엽전들의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한탄하는 습성! 이게 여러분의 피 속에 남아 있었던 겁니다! 하느님이 여러분에게 고난을 주신 것도 여러분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은 중요한 고비마다 길을 열어 주셨으니, 여러분이 고난 속에서 단련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새 삶을 허용할 것입니다…….”
원장은 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마구 씨부리고 있었다.

강점기에도…

용운이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선감도는 먼 옛날 고려 때부터 선감미도(仙甘彌島)로 불리어 왔는데, 배를 만든 곳이라 하여 선감사 또는 선감도(船監島)라고 했다는 설도 전해지는 섬이었다.

옛날에 속세를 떠나 선경에서 살던 신선이 이 섬의 높은 산 위에 솟은 바위 밑 계곡에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했다고 하여 선감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도 있었다. 그런 신비스런 섬에 이런 지옥 같은 강제수용소가 들어서 있다니 놀랄 노릇이었다.

원래 선감원은 일제 식민지시대인 1943년에 조선총독부가 부랑청소년 감화시설로 세웠다. 하지만, 실제로는 독립군의 자손을 수감하고 또한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교련시켜 가미가제 등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쓰거나 또는 군수공장에 보냈던 곳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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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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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