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나기 ①서울 우리옛돌박물관

바다를 건너간 돌사람의 귀향

우리옛돌박물관은 이름에서 잘 알 수 있듯 옛돌, 즉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2015년 11월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유물 전문 박물관이다. 2000년 경기도 용인에서 세중옛돌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개관했으나 석조유물을 비롯해 자수, 근현대 미술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2015년 서울 성북구 성북동으로 자리로 옮겨 재개관했다.

우리옛돌박물관이 있는 성북동은 도심 속 수려하고 쾌적한 자연경관 덕분에 오랜 세월 여러 문화예술인이 교류하고 거주해온 곳이다. 한용운, 정지용, 염상섭, 조지훈, 김광섭, 신동엽 등의 저명한 문인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성북동서 창작 활동을 하며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여럿 남겼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서 가장 높은 지대인 북악산 부근에 위치해 거대한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서 2㎞ 정도 떨어져 있으나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대체로 방문객은 성북02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예술의 도심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선잠단지, 길상사, 한국가구박물관 등의 명소를 지나 종점인 우리옛돌박물관 정류장서 하차한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전체 부지면적 1만4000㎡ 규모의 너른 공간에 석조유물 1250여점을 전시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2001년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석조유물을 시작으로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장승), 석탑, 부도(부처의 사리를 안치한 탑), 석호(왕릉이나 큰 무덤 주위에 돌로 만들어 세운 호랑이), 불상, 망주석(무덤 앞의 양쪽에 세우는 한 쌍의 돌기둥), 돌하르방, 제주동자석, 제주정낭(집 입구의 양쪽에 구멍을 뚫은 돌이나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가로로 걸쳐 놓은 것) 등 한국적 힘과 위엄이 느껴지는 다양한 석조유물을 주제에 따라 전시해 관람의 재미를 준다.

재단법인 우리옛돌문화재단 천신일 이사장의 노력 아래 국내외로 흩어진 한국 석조유물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천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와 전란을 거치며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아오고 싶다는 집념으로 해외로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힘을 쏟았다.

선조 철학과 지혜 깨닫게 해주는
우리옛돌박물관의 석조유물

그 결과 2001년, 소장품 중 상태가 양호하고 뛰어난 조각기술이 엿보이는 석조유물 70여점을 일본으로부터 환수할 수 있었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석조유물을 단순히 고찰의 장식 정도로 여기던 기존의 고루한 시각서 벗어나 석조유물 안에 담긴 선인들의 철학과 지혜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석조유물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을 천천히 크게 한 바퀴 걷노라면 오랜 세월 우리 땅에 존재했던 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돌’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삶의 근원적 숨결이 묻어 있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 가스통 바슐라르는 시와 예술에 잠재된 인간의 상상력이 근본적으로 물, 불, 흙, 공기라는 4가지 질료에서 비롯된다는 ‘4원소 이론’을 주장했는데, 그에 따르면 흙은 생명의 탄생, 성장, 변화, 소멸의 전 과정을 담고 있는 자연 요소로서 ‘안정’과 ‘정착’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흙은 돌의 기본이 되는 물질로서 함의하는 바가 크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석조유물뿐만 아니라 규방 문화의 결정체인 전통 자수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작가의 회화작품도 함께 전시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말과 공휴일은 1시간 연장해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우리옛돌박물관 내 뮤지엄웨이브의 전시를 관람할 시 우리옛돌박물관 야외전시장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의 얼이 서려 있는 민족적 자존의 장소다. 1905년 백담사에서 출가한 한용운 선사는 독립운동을 강하게 탄압하던 1933년 성북동 깊은 산골짜기에 방 두 칸짜리 집인 심우장을 짓고 민족 지사와 교류하며 문학 활동을 했으나 광복을 1년여 앞두고 1944년 6월 29일 심우장서 입적했다.

심우(尋牛)란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 본성을 깨닫는 10단계의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서 유래한 이름이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은 1998년 문을 연 성북구 성북동의 유명한 전통 찻집이다. 본래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상허 이태준의 고택이었다. 이태준 작가가 1946년 무렵 월북 전까지 살던 가옥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이태준의 생외손녀(누나의 외손녀)인 조상명씨. 수연산방은 한옥과 한국식 정원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전통차와 한과, 단호박죽이 유명하며 하절기에는 단호박빙수도 맛볼 수 있다.

성북근현대문학관

문학 속 성북은 어떤 모습일까? 올해 3월 개관한 성북근현대문학관은 성북의 문학과 관련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방식의 문학적 소통을 제안하는 문학 플랫폼이다. 총 4개 층으로 지하 1층은 자료열람실 및 교육실, 1층은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실, 3층은 옥상으로 구성돼있으며 한용운, 정지용, 염상섭,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등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쓴 성북의 문인을 시기별로 소개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우리옛돌박물관→심우장→수연산방→성북근현대문학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우리옛돌박물관→심우장→성북근현대문학관
-둘째 날 성북구립미술관→수연산방→간송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우리옛돌박물관 www.koreanstonemuseum.com
-성북근현대문학관 https://www.instagram.com/sb__mlm
-수연산방 https://www.instagram.com/sooyeonsanbang

운영 정보
-우리옛돌박물관 운영시간: 화~금요일 10:00~17:00, 주말·공휴일 10:00~18:00(17:00 입장 마감) 휴무: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요금: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만해한용운심우장 운영시간: 9:00~18:00 휴무: 없음 요금: 무료
-수연산방 운영시간: 수~금요일 11:30~17:50(17:00 주문 마감) 토요일 11:30~21:50(21:00 주문 마감, 18:00~19:00 브레이크타임) 일요일 11:30~19:40(19:00 주문 마감) 휴무: 매주 월·화요일 요금: 무료(카페 이용료는 메뉴에 따라 상이)
-성북근현대문학관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8:00(17:30 입장 마감) 휴무: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 연휴 요금: 무료

문의 전화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02)2241-2652
-우리옛돌박물관 02)986-1001
-심우장 02)2241-2652(성북구청 문화체육과 문화재관리팀)
-성북근현대문학관 02)2241-1939, 수연산방 02)764-1736

대중교통
전철 수도권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서 하차 후 삼선교·성북문화원 정류장서 성북02번 마을버스로 환승, 우리옛돌박물관까지 약 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https ://topis.seoul.go.kr

자가운전
성북동 주민센터→홍익대부속중고등학교 입구→선잠단지·성락원 앞→성북동성당→길상사→우리옛돌박물관

숙박 정보
-스페이스 모다: 성북구 삼선교로6길, 0507)1312-0152, https://blog.naver.com/spacemoda
-한옥 스테이 나비잠: 성북구 창경궁로43길, 0507)1376-8109, www.stayfolio.com/findstay/nabijam
-성북 은은한가: 성북구 동소문로13가길, 0507)1485-1088, www.stayfolio.com/findstay/seongbuk-euneun hanga

식당 정보
-금왕돈까스 본점(등심돈가스·안심돈가스·금왕정식): 성북구 성북로 138, 02)763-9366
-성북동누룽지백숙(누룽지백숙·들깨메밀수제비·메밀전): 성북구 성북로31길, 02)764-0707
-손가네곰국수(곰국수·설렁탕·생불고기): 성북구 성북로15길, 02)743-8937

주변 볼거리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길상사, 천주교성북동성당, 운우미술관, 성북선잠박물관, 선잠단지, 예향재, 삼청각, 성북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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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