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이 한국프로골프(KPG A) 투어 단일대회 최다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전가람은 지난달 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 ONE CC(총상금 16억원)’ 4라운드서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김홍택, 배상문, 이대한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오픈과 함께 국내 남자프로골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는 올해 역대 최다 규모로 열렸다. 총상금 16억원에 우승 상금 3억2000만원과 KPGA 투어 5년 시드, KPGA 선수권대회 평생 출전권을 받는다. 우승하면 안정된 투어 활동을 보장받는 만큼 선수라면 누구나 탐내는 대회다.
2013년 투어 프로로 입회해 2016년부터 KPGA 투어서 활약한 전가람은 2018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승수를 추가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KPGA 투어에 복귀한 지난해에는 준우승 2회를 차지했다. 다만 KPGA 선수권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기권했고 2016년, 20 17년, 2019년, 2020년에 컷 탈락했다. 컷 통과가 목표라던 전가람은 2라운드서 한 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떠올랐고 악천후 속 이어진 3라운드에선 버디 6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4개를 범해 2위로 내려섰다. 3~4라운드는 10년 만에 2인 1조 원웨이 방식으로 진행됐고 전가람은 이규민과 챔피언조서 최종 라운드를 치렀다.
KPGA 통산 3승 신고
지긋지긋 부진 끊어
7번 홀까지 연속 파를 기록하며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던 전가람은 8번 홀(파4)과 9번 홀(파5), 10번 홀(파4)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치고 올라섰다. 8번 홀에선 5m 이상 퍼트를 성공시켰고 9, 10번 홀에선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기세를 올리며 단독 선두가 됐다. 13번 홀(파5)에서 시도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려두며 여유롭게 버디를 성공시켰고 14번 홀(파4)에서 3m 퍼트를 성공하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배상문은 15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숨에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게 옥의 티였다. 이대한은 18번 홀에서 다시 한번 버디를 잡아내며 김홍택, 배상문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부담 없이 18번 홀에 오른 전가람은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집어 들었다. 티샷이 왼쪽 러프로 향했지만 2타 차로 앞선 전가람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컨드샷을 안정적으로 그린에 올렸고 12.5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완벽한 엔딩을 장식했다.
전가람은 “가족을 부양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고 이에 책임감도 커졌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며 “결혼을 앞두지 않았다면 무너졌을지 모른다. 가족을 지켜야 하니 공 하나라도 더 치려고 했다. 연습으로 중압감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전가람은 올 시즌 목표가 제네시스 포인트 3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랭킹 30위 안에 포함되려면 우승도 한번 해야 하고 진짜 잘 쳐야 한다”며 “대상을 꼭 한 번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홍택은 이날 5언더파 66타를 쳐 배상문, 이대한과 함께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4라운드를 1위로 출발한 이규민은 이븐파 71타를 쳐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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