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간골프 인구의 증가로 라이트 시설을 갖추고 밤에도 영업하는 골프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달 17일 발간한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210개소로 전체 골프장 523개소(군 골프장 제외)의 40.2%에 달했다.
야간에 영업하는 골프장은 대중형 18홀 이상이 107개소로 전체 258개소의 41.5%, 대중형 9홀 코스는 54개소로 전체 112개소의 48.2%로 많았다. 회원제 골프장은 전체 153개소 중 49곳만 야간영업을 해 32. 0%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골프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영남권에 집중됐다.
커다란 변화
수도권에는 71개소로 지난해보다 6개소 늘어나면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구·경북권은 40개소, 부산·울산·경남권 34개, 강원 19개, 충북 18개이다. 전북은 4개, 제주도는 2개에 불과했다.
야간에도 영업하는 골프장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200곳을 넘겼다. 2021년엔 166개소, 지난해 184개소에서 올해 210개소로 3년 전보다 44곳 증가했다. 회원제 골프장이 잔디 및 인력 관리를 이유로 야간 영업에 소극적이라면, 대중형 골프장은 수익성을 위해 야간 영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강원도 횡성 소재 대중형 골프장인 벨라스톤CC(대중형 18홀)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야간 영업을 하면서 1만9540명을 끌어모았고, 매출 24억2400만원을 올렸다.
야간 골프가 인기를 누리는 건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야간에는 그린피 이외의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골프존카운티 안성W는 이달 기준 주중 18만원, 토요일 24만원이지만 야간 라운드는 주중 15만원, 토요일 17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벨라스톤CC의 그린피는 주중 최고가 15만9000원, 주말 20만9000원이지만 야간에는 주중 9만9000원, 주말 14만9000원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덥고 비싼 낮에 골프를 치는 것보다 야간에 라운드하면 비용이 저렴하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알뜰하게 골프를 즐기려는 젊은층과 여성골퍼 등이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야간 영업을 하면 골프장은 추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고 골퍼들은 값싸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골프장은 물론 골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노캐디, 마샬캐디, 드라이빙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지난달 말 기준 227개소였다. 5년 전인 2019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밤 운영 비중 40% 육박
캐디 선택제 2배 증가
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은 전체 골프장 560개소 중 40.5%를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말 118개소 ▲2021년 5월 166개소 ▲2022년 5월 193개소 ▲지난해 5월 214개소 등이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는 골프장 중에서 대중형 골프장이 9홀을 중심으로 167개소로 압도적으로 많다. 대중형 골프장 전체(357개소)의 46.8%를 차지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에 회원에 한해 42개소서 시행하고 있다.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18개소로 군 골프장 전체(36개소)의 절반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55개소로 가장 많다. 수도권 47개소, 충청권 40개소, 호남권 39개소 등이다. 강원권의 캐디선택제 골프장 비중이 57.4%로 전국서 가장 높았고, 호남권 52.7%, 충청권 50.0%, 영남권 45.1% 순이다. 수도권 비중은 25.8%로 전국서 가장 낮았는데, 대도시에 인접해 캐디 수급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캐디제를 전면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대중형 골프장 52개소다. 대부분 9홀 규모다. 노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은 대중형 41개소, 회원제·군 각각 17개소 등 75개소에 달했다. 야간에 전면 노캐디를 실시하는 골프장은 31개소다. 18홀 이상 골프장 중 노캐디제를 시행하고 있는 골프장은 7개소다.
2019년 11월에 개장한 골프존카운티 영암45CC(전남 영암)는 45홀, 골프존카운티 구미·루나엑스·월송리·힐데스하임·코스모스링스CC 등은 18홀 노캐디제를 적용한다. 군산CC는 81홀중 18홀을 노캐디제로 운영하고 있다.
노캐디제를 선택하면 골퍼들은 카트 운전은 물론, 남은 거리 측정, 골프채 선택 등도 본인이 다 해야 한다. 대신 캐디피를 1인당 3만7000원 정도 절약한다는 점에서 알뜰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골프장 측에서는 타구·안전사고, 늦장 플레이 등의 문제에도 캐디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노캐디제를 선택하고 있다.
골프장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캐디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팀당 캐디피는 계속 오르고 있다. 2010년 9만5000원이었던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올해 14만3800원으로 올랐다.
실리 찾기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같은 기간에 51.5% 올랐다. 팀당 캐디피가 14만원인 곳은 영남권과 일부 호남권에 국한됐고, 나머지는 15만원이다. 서 소장은 “캐디는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들은 이직을 막기 위해서 캐디피를 올리고 있다”며 “캐디 수급난을 덜고 골퍼들의 부담을 줄어주기 위해서는 노캐디, 마샬캐디 등 캐디 선택제가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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