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분가 이후…초라한 창업 성적표

만만찮은 홀로서기…잘 쳐줘야 ‘1무3패’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재벌 총수가 모든 특권을 뒤로한 채 창업의 길에 올랐다. 자신의 힘으로 꿈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내디딘 첫 발이다. 아직까지는 성과랄 게 없다.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변변치 못한 성적표는 가려지지 않는다.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평가해봐야 ‘1무3패’에 불과하다. 

2018년 11월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 퍼즐 세션’은 생각지 못하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션 종료 직전 느닷없이 연단에 오른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덕분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해당 발언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었다. 이 명예회장은 사임 표명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려 경영 은퇴 결정을 재확인시켰다.

충만했던
의지

물론,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게 총수 자리에서 내려왔음을 뜻한 건 아니었다. 지주사인 ㈜코오롱 대표이사직을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안병덕 부회장이 맡고 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까지도 이 명예회장을 ‘동일인’으로 등록한 상태다.

이 명예회장의 실질 지배력이 여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총수 꼬리표는 떼지 못했지만, 그룹과 선을 그은 채 창업의 길을 걷겠다는 이 명예회장의 의중은 확고했다. 그리고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자취를 감춘 지 1년여가 흐른 이후부터 그가 직접 출자한 스타트업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누리집에 등록된 최근 5년(2020년~2024년 5월) 코오롱그룹 소속 기업 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지분 100%를 보유했던 비금융 국내 법인은 ▲더블유파트너스 ▲인유즈 ▲메모리오브러브 ▲어바웃피싱 ▲비아스텔레코리아 등 총 5곳으로 확인된다.

‘더블유파트너스(2010년 10월 설립)’를 제외한 4곳은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직접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등록된 바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과 동일인의 친인척(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했거나 지배력을 행사하는 법인은 계열 편입 대상이 된다.

다만 이 명예회장이 만든 대다수 스타트업은 사실상 궤도 안착에 실패한 모양새다. 원활한 운영은커녕, 생존을 위협받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노출된 양상이다.

엇비슷한
내리막

‘인유즈’는 이 명예회장의 창업 프로젝트가 첫 결실을 맺은 사례였다. 이 회사는 이 명예회장이 전액 출자한 자본금 1억원을 밑천 삼아 2019년 12월 ‘아르텍스튜디오’라는 상호로 설립됐고, 항균 소재 마스크 및 가정용품 소매업에 주력했다.

이 명예회장의 창업 의지가 발현됐다는 상징성과 별개로, 기초체력이 허약했던 인유즈는 초창기에 내부거래로 연명했다. 2020년 거둔 매출 7억600만원 중 66.01%에 해당하는 4억6600만원을 그룹 계열사에서 끌어왔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듬해와 2022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을 각각 17.17%, 0%로 낮췄을 뿐, 수익성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2020년 1억100만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는 이듬해 코로나19 수혜에 따른 매출 확대에 힘입어 4300만원으로 줄었다가, 1년 뒤 3억4500만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이 명예회장은 단기차입 형태로 2020년 4월 3억원을 빌려주고, 세 차례에 걸쳐 상환 연장을 수락하는 등 인유즈에 투자를 감행했다. 2021년 10월과 지난해 12월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0억9000만원, 지난해 2억5000만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유즈는 결국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 결의와 청산 절차 진행이 결정됐고, 지난 4월자로 청산 및 법인 소멸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 명예회장이 인유즈 해체 직전까지 투입한 자금은 설립 당시 자본금 1억원을 포함해 총 14억4000만원에 달한다.

벌인 사업 적자 수렁
곳곳에서 폐업 속출

2021년 5월 설립된 ‘메모리오브러브’ 역시 인유즈와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업싸이클링 의류 제품을 대표 품목으로 등록한 이 회사는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소유한 가족회사 개념이었다. 설립 당시 자본금 5억원 중 70%를 이 명예회장이 투자하고, 슬하의 3남매(이규호 부회장·이소민씨·이소윤씨)가 각각 10%씩 출자한 구조였다.

메모리오브러브는 매출이 전혀 없는 가운데 운영비용이 발생하면서 2021년 말 기준 영업손실 2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추가 자금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이 명예회장은 ▲1억5000만원(2022년 9월) ▲5000만원(2022년 12월) ▲5000만원(지난해 1월) ▲5000만원(지난해 2월) ▲5000만원(지난해 3월) 등 총 5차례에 걸쳐 3억5000만원을 빌려줬다.

이 같은 노력에도 메모리오브러브는 폐업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초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해산을 결의했고, 같은 달 말 청산 절차를 밟았다. 메모리오브러브가 영위했던 플랫폼 사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도받았는데, 당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친환경 패션 플랫폼 사업 활성화 및 사업 시너지 발휘를 위함이라고 양도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라도
살릴까?

‘어바웃피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축이다. 2021년 5월 자본금은 5억원을 밑천 삼아 설립된 이 회사는 메모리오브러브와 마찬가지로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소유한 가족회사였다. 최근까지 발행주식 중 70%를 이 명예회장, 나머지 지분 30%를 슬하의 3남매가 10%씩 나눠 갖고 있었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어바웃피싱은 낚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낚시 관련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력했지만, 이후 낚시터 정보제공, 예약서비스, 용품 판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 명예회장 일가는 지금껏 4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어바웃피싱에 투자 의지를 내비쳐왔다. 설립 당시 5억원이었던 어바웃피싱 자본금은 35억원으로, 발행주식은 100만주에서 700만주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 명예회장은 측면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 명예회장이 어바웃피싱에 대여한 금액만 해도 ▲2022년 9월 3억원 ▲2022년 12월 1억원 ▲지난해 12월 3억원 ▲지난해 12월 9000만원 ▲지난 1월 7000만원 등 총 7억1000만원이다. 자금 사정이 넉넉해진 어바웃피싱은 ‘어바웃피싱 베트남법인’을 운영할만한 여력을 갖춘 상태다.


다만 수익을 내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 분위기다. 어바웃피싱이 최근 3년간 거둔 매출은 ▲2021년 0원 ▲2022년 7200만원 ▲지난해 5억6000만원 등 연평균 2억11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2억원 ▲2022년 10억880만원 ▲지난해 26억5800만원 등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수익성이 발목을 잡은 것도 모자라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4700만원)이 자본금(35억원)을 하회하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어바웃피싱 주주 구성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11일 이 명예회장은 보유주식 490만주 중 350만1주를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출신인 송동현 어바웃피싱 대표이사에게 넘겼다. 기존 70%였던 이 명예회장의 지분은 20%로 낮아진 반면 송 대표는 지분 50%+1주 확보와 함께 어바웃피싱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불편한
현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이 명예회장이 창업한 스타트업 중 막내 격이다. 이 명예회장이 출자한 자본금 3500만원을 토대로 2022년 1월 출범했고,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설립한 지 2년 넘도록 종업원은 1명에 불과하고, 사업성과는 ‘0’에 수렴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없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1400만원씩 기록했고,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사업목적을 늘리면서 기존 식품업은 물론이고 컨설팅, 서비스용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됐지만, 출범 이래 지금껏 별다른 자본유입 흐름은 목격된 게 없다.

<heaty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