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한동훈이 답해야 할 4가지

뜸들이면 찬밥 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내놓는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근근이 SNS와 목격담, 당외 세력과의 만남을 통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당내 상황에 관해서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조만간 당내 예민한 문제가 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할 듯 싶다. 과연 그는 뭐라고 밝힐까?

차기 당권주자 후보 중 경쟁력이 높은 인물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한 전 비대위원장의 몸 풀기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당권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한 전 비대위원장은 22대 총선 당선자 및 낙선자들을 만났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이날 만남의 자리서 지구당의 역할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돈 없는 정치 신인에게 정치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이른바 지구당 부활론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앞다퉈 지구당 부활 법안이 발의됐다. 

그는 자신의 SNS에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는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에게 현장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최근 중도 및 청년층은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는데 이들의 포섭을 위해 칼을 빼든 셈이다. 보수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 전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이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중도 민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중도층 민심의 이탈을 어떻게든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단점으로도 거론된 부분이다. 처음에는 민심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총선 말미로 시간이 흐르면서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총선 이후 현재 그의 당내 지지율은 압도적이다. 물론 대외적으로 민심에 영향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 같은 연유로 전당대회 전까지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행보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일각에선 이미 그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몸풀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사실상 출마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꾸준히 언론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팬덤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당원들 사이에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압도적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몇몇 당권주자 및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은 벌써 견제에 들어갔다. 차기 당권주자 한 명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대표직을 맡게 되면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역량이)소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록 “견제가 아닌 진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견제의 취지로 읽힌다. 

대권 도전 위한 4년 중임제
특검법 전문가로서 의견 제시

또 지난 21대 국회서 그가 꺼내들었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제기된다. 22대 국회 초반부터 야당에 대한 공격적인 모습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내 지지 기반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친한(친 한동훈) 그룹은 당내 비주류인 만큼 당내 일각에선 비윤 대체제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어떻겠냐는 의견도 제시된다. 

친윤에겐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지난 전당대회서도 김기현 의원이 친윤이라는 막강한 세력을 등에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전폭 지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한 전 비대원장과 윤 대통령 사이는 멀어졌다는 게 정가 분위기다. 얼마 전 정부의 해외 직구 금지 대책 발표 때도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를 입증해 보였다. 결국 그는 순전히 개인기를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다만 당권에 도전하게 될 경우, 개헌 등 몇 가지 정치적 사안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임기를 줄이자는 4년 중임제가 의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17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단임제인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만 한 번 중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개별 의원들은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4년 중임제에 동의하는 등 범야권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의견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친윤계의 반발이 거세다. 권성동 의원은 “탄핵을 하자는 이야기”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시선은 자연스레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인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쏠린다.

아슬아슬
줄타기

그의 개헌 찬성 및 반대 여부를 놓고 민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찬성 시 당내서 상당한 반발을 살 수 있도 있지만, 압도적인 당원들의 지지를 생각한다면 속 시원하게 입장을 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반대 입장을 드러낸다면 당원에 둘러싸여 확장력에 한계를 맞이할 수 있다. 당장은 침묵을 유지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언젠가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적어도 정치를 시작했으면 이와 관련한 입장 발표는 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윤 대통령과 날을 세우면 당내 입지가 흔들린다는 불리한 부분이 있지만, 오히려 수평적 직언을 해야 윤 대통령 및 친윤 간의 대립에서 유리한 구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

당권주자들은 확실하게 반대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 밖에서의 영향력은 아무리 키워봤자 당내 영향력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다음으로 대답해야 할 사안은 전당대회 룰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서 당원투표 100% 룰로 바꿔버렸다. 현재 지도부 선출은 대표, 최고위원 선거를 각각 따로 치르는 이른바 단일지도체제 방식이다. 


문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다. 게임의 룰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서 게임 일정부터 잡겠다는 발상은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내에서는 20~50%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바꾸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는 집단지도체제와 단일지도체제를 합친 절충형 방식을 아이디어로 냈다. 권력을 분산시키고, 대통령실과의 관계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룰을 개정하는 대신 두 체제의 장점만 모으겠다는 셈인데, 관건은 친윤계의 지도부 합류 여부다. 

지지율이 낮아도 순위권에만 들면 지도부 합류가 가능하다. 특히 친윤 체제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당원투표 100% 룰이 친윤 세력이 앞장서 바꿔 거부감을 해소시키는 것도 수월해진다. 이를 두고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전당대회 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인사다. 

강성 팬덤
눈치 보기?

다른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이미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룰과 방식에 따라 주자마다 유불리가 나뉘는 상황 속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이 역시 확실하게 밝혀야 존재감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출마 입장이라면 조건을 따질 게 아니라고 해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당원과 민심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기회가 생긴다. 

온갖 김여사 명품가방 수수 및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역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답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본회의에 다시 올라왔던 채 상병 특검법은 결국 부결 처리됐다. 197석을 가진 거야는 22대 시작부터 밀어붙일 태세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특검법을 찬성한다면 당내 세력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며 “법률가로서 명쾌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윤심과 민심 사이서 줄타기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입장을 밝히지 않고 당권과 대권을 꿈꾸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법도 1호 법안으로 재발의하려는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까지 발의했다. 이제야말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법률가인 그는 윤석열정부 2인자 출신이다. 전문가답게 특검법이 정당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거나 찬성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민심을 끌어올 수 있다. 당장은 당원과 민심 사이서 고민 중인 그에겐 답할 물리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앞서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에 속했다. 그러나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했다가 당내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때부터 입지가 쪼그라들기 시작했고, 대선후보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됐다.

전당대회 룰·방식 찬반 여부
대통령 지킬지 말지 결정 필요

한 전 비대위원장은 그의 강력한 팬덤 탓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듯 보인다. 최근 정치인들은 자신의 팬덤과 반하는 의견을 쉽사리 내놓지 못한다.

민주당 역시 팬덤에 반하는 우원식 의원이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자, 1만명 이상의 무더기 탈당 러시가 이뤄졌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다른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원과 민심 사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앞서 그는 이미 여러 갈등 국면을 맞이했던 바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대권으로 당원들에게 둘러싸여 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선명성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고 있지만, 아직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참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차기 당권주자 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 슬슬 견제를 받기 시작할 시점이다. 가만히 앉아 침묵만 유지한다면, 계속 공격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과 등을 완전히 돌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설이다. 이에 대해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꿈도 꾸지 말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 탈당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으로 퍼졌다.

홍 시장은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한 몸이 돼 윤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제각각일 때 윤 대통령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됐을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은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갈등만으로도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발언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로 당권도전에 나서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추후 여러 경로서 다양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탈당?
6월 복귀설

여권 내부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르면 6월 복귀한다는 의견이 있다. 팬덤을 확인했고, 세력화와 조직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만큼 공개적으로 나서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하기 위함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맞붙으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책임을 지는 정치보다는 단순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차철우 기자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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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