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휘감은 안보 불감 민낯

미사일도 해킹도 “관심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상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은 허를 찌르는 것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공격하면 상대는 대부분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패턴의 거듭된 공격은 시간이 갈수록 타격감이 떨어진다. 북한의 도발이 딱 그 상황이다. 

‘북한’ 관련 뉴스가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미사일을 쐈다는 발표에도, 군 장성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말에도 시큰둥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끊임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윤정부의 대북정책은 ‘강경 일변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과는
달라졌다

지난 17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오늘 오후 3시10분께 북한 원산 일대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약 300㎞ 비행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 지난달 2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600㎜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 25일 만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 및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미사일 기종 등)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서 대북 지지를 재확인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상회담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 행동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한미 공군이 한반도 중부지역 상공서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에 따른 반발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6일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35A ‘프리덤 나이트’ 2대와 미 공군의 F-22 ‘랩터’ 2대가 참가했다. 우리 공군 F-35A가 미 F-22와 기본 전투기동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군사논평원 명의의 글에서 한미 공군의 기동훈련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의 힘의 대결을 추구하며 지역국가의 안전권을 부단히 침해하는 미국의 적대적 면모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산 증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해 들어서만 5번 도발
김정은은 핵 위협 수위↑

<조선중앙통신>서 보도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서도 “최근 우리가 공개한 방사포들과 미사일 등의 전술 무기들은 오직 한 가지 사명을 위해 빚어진 것”이라며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쓰이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무력도발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1월14일(중장거리 탄도미사일), 3월18일(600㎜ 초대형 방사포), 지난달 2일(‘화성포-16나’형)과 22일(600㎜ 초대형 방사포) 평양 일대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난 17일을 포함해 총 5번의 도발을 감행했다. 

최근에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국 고위급 인사 개인 이메일 해킹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안보수사국은 차관급을 포함한 국방부 고위공무원과 군 장성들의 개인 이메일 해킹 피해를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군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북한의 해킹 활동과 관련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은 군이나 공직자의 관용 이메일 계정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것으로 군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는 북한 해킹조직들이 국내 방산업체 10여곳을 상대로 전방위적 자료 해킹을 해온 것을 밝혀냈다.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과 공조해 방산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한 결과다. 경찰이 언급한 북한 해킹조직은 라자루스·안다리엘·김수키 등이다. 

한미 훈련
발끈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해킹조직들은 방산업체를 직접 해킹하거나 방산 협력업체를 먼저 해킹한 후 방산업체 자료를 탈취하는 식으로 공격했다”며 “사건을 종합할 때 이들이 방산기술 탈취란 공동 목표를 설정해 전방위적 공격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과거 북한이 해킹 공격을 시도했던 아이피 주소가 발견된 점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악용해 명령 및 제어 경유지를 구축하는 방식 ▲기존에 북한 해커가 사용한 악성코드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북한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라자루스’는 2022년 11월부터 A 방산업체 외부망 서버를 해킹해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후 테스트 목적으로 열려 있는 망 연계 시스템의 포트를 통해 회사 내부망까지 장악했다. 

‘안다리엘’은 2022년 10월부터 B 협력업체를 원격으로 유지·보수하는 C 업체의 계정 정보를 탈취해 협력업체에 악성코드를 설치했다. C 업체 직원의 네이버·카카오 계정 정보를 통해 사내 전자 우편으로 접속해 메일로 주고받는 자료를 빼돌렸다.

김수키는 로그인 없이 외부서 보낸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사내 이메일 서버의 취약점을 이용했다. 지난해 4~7월 D 협력업체의 이메일을 통해 방산업체 기술 자료를 탈취했다. 

3대 해킹조직
방산업체 10곳

북한 해킹조직은 방산업체를 직접 공격하던 기존의 수법서 한층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해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찰청은 “방산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내·외부망 분리, 전자우편 비밀번호의 주기적인 변경과 2단계 인증 등 계정 인증 설정, 인가되지 않은 아이피(IP) 및 불필요한 해외 아이피 접속 차단 등의 보안 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북한의 전방위적인 무력도발, 사이버 공격에도 국민적 관심 자체가 낮다는 점이다. 국민들 사이서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으로 여겨지면서 당장 눈앞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는 북한 이슈는 관심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 물가, 의료개혁 등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사회적 이슈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현재 세계 정세 상황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대만 양안, 한반도서도 전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북한 역시 하루가 다르게 핵을 언급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여가면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동해상으로 새로운 유도기술인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 탄도미사일 시험 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술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고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장치부의 성능을 개선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이버 공격도 계속돼
업체는 알지도 못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 사격 참관과 아울러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차량을 생산하는 국방공업기업소도 방문했다. 

이날 방문서 김 위원장은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적들의 무모한 군사적 대결 책동으로 조성된 국가의 안전환경에 대처해 핵전쟁 억제력 제고의 필수성을 더욱 엄정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의 핵무력을 더 급속히 강화하기 위한 중요활동들과 생상활동을 멈춤없이, 주저 없이 계속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서도 북한을 아예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서 비롯된 안보불감증이 국민에게로 번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복원 등 한‧미‧일 공조에 공들였다. 이 과정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뒷전이 됐고 북한과는 멀어졌다. 미국과 중국 사이서 줄타기를 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한 문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관은 지난달 24일 강호필 새 합동참모본부 차장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하는 자리서 잘 드러난다. 삼정검은 준장 진급자에게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수여하는 검으로 육군·해군·공군 3군이 일치해 호국·통일·번영의 3가지 정신을 달성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리서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북한이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미‧일 3국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윤정부의 대북정책이 남은 임기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강경 일색
정책 변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한 달에 한 번꼴로 일어났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행보에 국민이 지나치게 익숙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외 전문가들 역시 무력도발에도 놀라지 않는 국민의 ‘안보불감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든 사건이 ‘방심’으로부터 비롯되는 만큼 북한의 행보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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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