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플립턴 Flip Turn’ 양화선

수영장서 느낀 편안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8은 ‘이 작품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이 작품 시리즈는 기획자가 주목하는 작품을 선정해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되는 전시다. 페이지룸8은 그 7번째 전시로 양화선 작가의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을 준비했다.

양화선 작가의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은 낯선 시공간서 안온함에 대한 정서를 추구하며 큰 주제로 삼았던 ‘Safe Zone(세이프존)’ 시리즈서 시작한다. Safe Zone은 2008년 양화선이 낯선 거주지인 영국 런던에 살며 당시 온전한 휴식처로 삼은 수영장서 모티프를 얻은 작업이다. 

노스탤지어

수영장의 배경이 되는 고향 제주의 바다와 빗장을 대신한 방풍림이 작가만의 세이프존을 이뤘다. 마지막에 엷은 물감으로 물이 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브러시 스트로크는 낯선 시공간서 ‘풍덩’하며 순식간에 집에 닿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반영한 듯 과감하다.

현재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휴식을 취한 장소와 작가의 노스탤지어가 만나 새로운 심리적 지형을 만들어냈다. 

양화선은 “언어의 소통이 쉽지 않은 곳으로 그림을 더 배우겠다고 갔지만 한동안은 그들의 언어가 도시 속 소음같이 들렸다.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과 사람의 말소리서 평온을 찾기 위해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며 “바다 수영을 두려워하던 나에게 실내 수영장은 안전하게 통제된 곳이었고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는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통제되고 안전한 곳 
온전한 휴식처 삼아

이어 “수영장은 어딜 가나 비슷한 모습이라 물속에 있으면, 내가 서울인지 제주인지 런던인지 잠시 잊을 수 있음에 안정감이 들었다”며 “수영장 벽을 힘껏 차서 잠영하고 올라와 발차기를 하며 팔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다 반대 벽에 도달하면 그 벽을 다시 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양화선은 이 반복된 행위가 그림 그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반복해서 색을 올리고 붓을 움직이면서 결이 고와지는 과정이 편안한 마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양화선이 수영장을 그리게 된 계기다.

한국으로 돌아온 양화선은 더 이상 수영장을 평온한 공간으로 느끼지 못했다. 그는 “수영장의 편안함을 느낀지도 오래됐고 수영장 작업도 이제 그만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습관적으로 수영장을 그리면서 다시 작업하는 호흡으로 돌아오려 했고 이번 전시를 계기로 수영장 작업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다중 관점

페이지룸8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2015년 여리고 예민한 감각으로 완성한 세이프존 시리즈를 다중 관점으로 세분화해 시각예술로서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양화선은 고독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조형, 색채, 필치 등을 스스로 재발견하며 변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 형식을 통해 공개하는 세이프존의 다양한 프로토콜 중 일부를 관람객과 공유해 작품이라는 하나의 물질이 매우 복합적인 체계와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양화선은?]

▲학력
이스트 런던 대학교 순수미술 전공 박사 졸업(2015-2018)
센트럴 세인트 마틴 순수미술 전공 석사 졸업(2011-2013)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석사 졸업(2007-2009)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졸업(2003-2007)

▲개인전 
‘Daytime is Way Too Short’ 라흰 갤러리(2023)
‘A Momentary Lapse of Reason’ 새탕라움(2021)
‘back here not the same’ 라흰 갤러리(2020)
‘A Bright Future is on its Way’ House of St. Barnabas(2018)
‘oh, my lovely future’ art 247 갤러리(2017)
‘Safe Zone- nowhere’ 오픈스페이스 배(2016)

▲수상 
영국 블룸버그 뉴 컨템포러리
영국 젤러스 갤러리 아트프라이즈 본상
영국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 앤 웍스 인 프린트 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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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