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④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신선처럼 누리는 봄날의 정취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떠나는 상춘 여행에 ‘임실’을 빠뜨릴 수 없다. 섬진강과 옥정호 위로 흐르는 고고한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자연과 문화를 간직해온 전북 임실. 한자로 ‘맡길 임(任)’ 자에 ‘열매 실(實)’ 자를 쓸만큼 비옥한 토지를 자랑하는데, 이는 지리적으로 임실의 산이 구릉처럼 낮고 물이 많은 데서 비롯한다. 임실을 상징하는 특산물 브랜드인 ‘임실N치즈’는 임실의 낙농업이 낳은 소중한 유산이다. 

산이 많고 물이 많은 임실은 그야말로 봄의 전령사다. 회문산, 나래산, 백련산 등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산을 통해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섬진강의 개나리와 옥정호의 물안개는 겨우내 잿빛이었던 마음을 화사한 설렘으로 물들인다.

봄의 전령사

이에 더해 임실은 최근 녹지공간 확충사업을 통해 다양한 계절꽃과 가로수를 심는 등 더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임실의 여러 자연 명소 중 1985년 12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사선대는 임실 주민의 오래된 휴식 공간이자 전국서 꾸준히 방문객이 드나드는 임실 대표 명승지다. 사선대(四仙臺)를 풀이하면 ‘네 신선이 노닌 곳’이라는 뜻인데, 명승고적 설화집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000여년 전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관촌지역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유유자적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사선대는 봄날의 정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3000여명을 거뜬히 수용할 만큼 방대한 규모의 잔디광장은 겨우내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워 각종 여가 활동과 친목 활동을 누리기에 최적이고 오원천을 끼고 조성된 산책로를 한 바퀴 크게 걷다 보면 왜 과거 이곳에 네 신선이 머물렀는지 절로 깨닫게 된다. 


참고로 오원천(烏院川)이라는 이름은 ‘까마귀가 놀던 강’이라는 데에서 유래한다. 이는 과거 까마귀가 네 신선과 함께 하늘서 땅으로 날아든 길조였다는 설과 연결된다. 고즈넉이 흐르는 오원천 덕분에 사선대는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훌륭하다. 오원천 주변으로 봄이면 노란 봄꽃이, 여름이면 푸른 초목이,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겨울이면 하얀 눈길이 저마다의 색채를 진하게 드러낸다. 

잔디광장 북쪽에 조성된 조각공원은 1996년 임실군의 지원을 받으며 오궁리 신덕분교서 예술 활동을 한 다국적 작가군의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돌, 철, 쇠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인간 감정의 희로애락을 첨예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그리고 조각공원 근처에는 작은 놀이터가 조성돼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임실 대표 명승지 사선대(四仙臺)
정상 운서정서 바라보는 절경도 일품

사선대 위쪽 언덕에 보이는 운서정(雲棲亭)은 일제강점기 당시 관촌지역 부호였던 부친 김양근의 덕망을 추모하기 위해 둘째 아들 김승희가 1928년 건립한 공간으로, 우국지사가 모여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이다. 남쪽의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축대를 쌓아 단을 만든 뒤 가정문과 좌우로 동재와 서재, 그 위에 누각을 올렸다.

이 지역서 보기 드문 조선시대 본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운서정에서 한눈에 굽어보는 사선대 절경이 일품이다. 

운서정 주변의 덕천리 가침박달 군락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천연기념물이다. 이유는 가침박달나무가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야생 수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침박달 군락을 사선대서 볼 수 있는 까닭은 관촌면 덕천리가 남방한계선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가침박달나무는 5월에 하얀색 꽃을 피우며 9월에 열매를 맺는다. 

2012년 개장한 임실치즈테마파크는 대한민국 치즈의 발상지인 임실을 만날 수 있는 체험형 테마 관광지다. 치즈캐슬, 치즈관, 테마관, 파크관, 홍보관, 치즈레스토랑, 치즈숙성실, 유가축장을 통해 6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임실치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임실 청정원유로 만드는 임실N치즈 체험, 임실치즈를 듬뿍 넣어 만드는 쌀피자 체험이 인기다. 선택한 코스에 따라 30분~1시간 정도 소요되며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119안전체험관은 ‘안전’을 주제로 교육과 체험과 놀이를 결합한 전국 최대 규모의 종합 안전체험관이다. 신개념 에듀테인먼트 시설답게 재난종합체험동, 위기탈출체험동, 어린이안전마을, 전문응급처치교육장, 물놀이안전체험장, 생존수영교육장을 통해 화재, 지진, 태풍, 교통사고, 호우와 같은 자연재해와 각종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면 좋은지 연령대별 수준에 맞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붕어섬생태공원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이 내부 시설을 보강하고 지난달 1일 재개장했다. 옥정호는 1928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 호수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면 맑고 넓은 호반 위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 전국서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온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붕어섬은 영락없이 붕어를 닮아 유명하다. 옥정호출렁다리는 요산공원서 붕어섬까지 이어주는 총 길이 420m, 폭 1.5m의 현수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사선대국민관광지→임실치즈테마파크→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사선대국민관광지→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필봉문화촌
-둘째 날 임실치즈테마파크→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국사봉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임실군 문화관광 www.imsil.go.kr/tour
-임실치즈테마파크 www.cheesepark.kr
-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 www.sobang.kr/safe119

문의 전화
-임실군청 관광치즈과 063)640-2341
-사선대국민관광지 063)640-2922
-임실치즈테마파크 063)643-9540(체험문의 063) 643-2300, 3400)
-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 063)290-5675, 5676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 063)644-5000

대중교통
-버스 서울-임실, 서울남부버스터미널서 하루 15회 운행(06:00 ~17:45), 약 3시간30분 소요. 임실공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까지 도보 약 145m 이동, 임실-관촌·임실-관촌-운암·201번·202번·203번 농어촌버스 이용, 사선대 정류장 하차, 사선대국민관광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서울남부버스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임실공용버스터미널 063)642-2114

-기차 용산역-임실역, 무궁화호 하루 5회(05:43~19:14) 운행, 약 4시간 소요 임실역 정류장까지 도보 약 100m 이동, 임실-관촌·임실-관촌-운암·201번·203번 농어촌버스 이용, 사선대 정류장 하차, 사선대국민관광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새만금포항고속도로지선(익산-완주)→순천완주고속도로→임실→사선대국민관광지

숙박 정보
-임실치즈펜션: 성수면 도인2길 50, 063)643-3900(운영팀 063) 643-3903), www.cheesepark.kr
-이랑한옥스테이: 덕치면 인덕로 1571-6, 010-3119-5300, http://instagram.com/erang_hanokstay
-필봉한옥스테이: 강진면 강운로 272, 063)643-1902, 2901, www.pilbong.co.kr

식당 정보
-사선대해물칼국수(해물칼국수·녹두해물전·검정콩국수): 관촌면 사선2길 46-10, 063)644-9070
-프로마쥬레스토랑(치즈돈까스·스페셜피자·치즈볶음밥): 성수면 도인2길 50, 063)643-3401, www.cheesepark.kr/page/301000.php 
-임실N치즈피자 전북임실점(불고기스테이크피자·발사믹피자·허니치킨피자): 임실읍 봉황로 183, 063)644-7272, www.imsilncheesepizza.com

주변 볼거리
임실치즈마을, 필봉문화촌, 오수의견공원, 국사봉전망대, 김용택시인생가, 섬진강자전거길, 구담마을, 섬진강댐물문화관, 성수산왕의숲국민여가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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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