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23)가 23번째 생일날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올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를 맞은 김재희는 KLPGA 투어 올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 오픈(총상금 110만싱가포르달러)’서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10일(한국시각)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예선 6548야드, 본선 6464야드)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서 김재희는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재희는 방신실(16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감격의 순간
국가대표 출신 김재희는 2020년 드림 투어서 3승을 수확하며 주목받았고, 2021년 화려하게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그간 번번이 첫 승 사냥에 실패했던 그는 투어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개막전부터 심상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고, 91번째 출전 만에 값진 마수걸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김재희의 우승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아마추어 오수민(16)에 3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해서다.
그러나 김재희는 4번 홀부터 6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오수민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4번 홀(파3)에서 홀인원이 될뻔한 환상적인 아이언 티샷을 선보인 김재희는 5번 홀(파5) 버디에 이어 6번 홀(파3)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잡으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소강상태가 이어지다가 김재희가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에서 연속해 1.5m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모두 버디를 잡으면서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91번 만에 마수걸이
“상금왕·대상 노릴 것”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3)에서 챔피언조서 경쟁하던 오수민, 방신실이 각각 버디를 추가하며 김재희를 1타 차로 맹추격했지만 김재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을 파로 마무리한 김재희는 생애 첫 우승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올 시즌 전까지 김재희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3회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다.
김재희는 우승 후 “시즌 첫 대회부터 우승하게 돼 남은 시즌 마음이 정말 편안할 것 같다”며 “확실히 챔피언조나 우승 경쟁 경험이 있어야 긴장이 덜한 것을 느꼈다. 이번 우승 경쟁 때는 긴장이 덜 됐고, 우승이 가까워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일에 대회가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해서 정말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승수를 하나씩 추가하면서 상금왕과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전했다.
당찬 포부
방신실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아마추어 오수민은 최종 라운드서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전예성과 노승희,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나란히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최가빈이 12언더파 276타로 7위, 박현경과 정윤지, 고지우, 자라비 분찬트(태국)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민지는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12위,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상금왕, 대상, 최저타수상을 싹쓸이했던 이예원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8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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