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후보 연쇄대담>‘국민선생님’ 강지원 무소속 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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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손잡을 수 있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박빙의 지지율 전쟁으로 누가 대권의 주인공이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여기에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가 5%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4위권에 진입해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7년간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주장해온 강 후보. 그가 이번에는 '국민선생님'이란 별명으로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매니페스토 전도사'로 알려진 강지원 후보는 빅3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율로만 보면 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어 강 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감히 대권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 행보에 나서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강 후보의 속내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강 후보와의 일문일답.

- 대선 출마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언제부터 출마를 결심했나?

▲ 지난 6월 책을 출판하고 나서 우리사회 원로 한 분을 만나 진흙탕 정치와 제 적성에 대해 얘기하고, 이틀간 이불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고민하고 결심했다.

- 대선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 '정치권에서 많은 유혹이 있었는데도 다 거절하더니 왜 하필 지금 가망도 없어 보이는 무소속으로 대통령 출마를 하느냐'라는 식으로 다들 말렸다. 그래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대선 출마 후 가족은 많이 도와주는가?


▲ (아내인 김영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안 해준다. 아직도 (아내가) 출근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웃음) 그만 두겠다는데 왜 못 그만두게 하는지.

- 사표수리가 지체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그야 모르지. 나중에 쳐들어가려고.(웃음) 그래서 내조는 못 받고 있다. 장관급 위원장이 날 도와주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만두겠다는데 왜 사표수리를 안 해주는지 원.

- 대선후보 아내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나도 못한다는 얘긴데?

▲ 선거 때 후보자들의 아내나 가족들이 얼마나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내는 아내 역할을 하고 나는 내 역할을 하는 거다.

-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아내들은 경선과정에서 인터뷰를 하며 여러 매체에도 출연했다. 남편과 함께 시장에 가서 사진도 찍으며 보폭을 맞춘 대선후보 아내도 있다.

▲ 그러니까 왜 시장엘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날마다 욕하고 다닌다. 후보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비난은 일절 안 하기로 선언했다.


그런데 매니페스토정책 선거에 어긋나는 사례, 이것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치지 않으면 그분들은 못 배운다. 왜 자꾸 시장에 다니는지 모르겠다.

- 그런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어떤 이유로 비판받아야 하나?

▲ 시장에 가서 정황을 알고 한다면 일찍 다녀서 다 파악을 하고 이제는 정책을 내놓을 때지, 이제 민심 파악하고 다니면 어쩌자는 거냐.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준비 하나도 없이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다.

- 대선후보들의 민심행보가 너무 늦었다는 말인가?

▲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이미지선거'라고 한다. '생쇼' '쇼비지니스' '이벤트선거'라고 매니페스토 운동가들이 그동안 비판해 온 것이다.

그거 하지 말라고 날마다 야단치는 거다. 내가 그러니 변화가 있다. 시장에 가서도 정책이야기를 하는 시늉은 한다. 내가 요새 많이 가르쳤다. 안보와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치고 있다.

- 대선에 출마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봐도 되나?

▲ 그렇다. 지금 내가 선생님이다.

- 대선후보 중 누가 제일 많이 배워야 하는지?

▲ 다 배워야 한다. 다 똑같다. 다 가르쳐야 한다.

- 위기돌파용으로 카메라를 잘 이용하는 후보가 있다면.

▲ 잘 모르겠다.


"이틀간 이불 안고 눈물 흘리며 출마 결심"
"지지율, 순수성으로 접근하면 더 오를 것"

- 예를 들어 대선후보가 이외수 작가를 방문한 것이나 6·25 참전 병사 유골 발굴 현장에 찾아간 것을 평가한다면.

▲ 이외수를 찾아가서 만난 것을 보고 박근혜 후보의 어떤 정책을 알 수 있나. 그것이 이미지를 위한 것이다. 유해를 발굴하는데 미국은 온 투자를 다 한다. 북한에서도 (미국은 자국 병사의 유해를) 다 찾아갔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죽은 사람 내팽개치고 모른 척하는 나라는 없다. 국민이 몇 십만 명이 죽었다.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다.

유해발굴단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만일에 이런 것을 방치하면 어떤 젊은이가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걸고 싸울 수가 있겠는가.

- 매니페스토 선거 정신에 입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전사한 사람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겠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야지. 예산을 몇 백억을 투자하겠다든지 말을 그렇게 확실하게 해야지.

그래야 젊은이들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쟁터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거기 가서 쇼만 하면 되느냐 말이다.

선거방식에 대한 비판이므로 이런 비판은 막 한다. 개인적으로 상대방 후보의 정책이니 뭐니 이런 것은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하고 구체적인 자기 정책을 내놔야지.

- 매니페스토 정신을 기준으로 대선후보 한 명씩 진단한다면.

▲ 나는 국민에게도 호소하고 싶다. 7년 동안 매니페스 토운동을 했는데 정치인으로서는 변하지 않고 유권자들도 변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아직도 전라도·경상도는 말뚝만 박으면 몰표를 준다. 나도 호남 출신이지만 뭐라고 말하나. ‘호남출신들 저한테 몰표 주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나의 이런 마음가짐을 두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우리 국민이 누굴 찍겠는가. 우리 국민들도 자신들의 선택을 자신하게 된다. 전달해보겠다 이거다. 하지만 아직은 강지원이란 사람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 국민이 왜 강 후보의 출마 사실을 모른다고 보는가?

▲ 나는 아직도 택시를 타고 다닌다. 경호상의 문제도 있다고 주변에서 말이 많지만 나는 들은 척도 안 한다.

나는 지하철, 기차 타고 다닌다. 택시를 타면 "강지원 변호사님 아니세요"하고 대부분 알아본다. 그런데 확인된 다음에는 한마디 물어봐 줘야 하는데. "이번에 대통령 선거 출마하셨어요"라고. 그 말이 없는 거야. 그걸 모르는 거다.

-  언론은 삼파전에 쏠려 있어 강 후보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데.

▲ 그래서 국민이 다른 대선후보들을 잘 모르고 있다. 나중에 선거벽보가 붙으면 희한한 사람이 나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 모르는 중에도 지지율이 5%가 나오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 

▲ 더 알려지는 데까지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순수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이 국민에게 전달되면 국민이 선택하지 않겠나.

진정성 있는 정책에 공감하면 강남스타일의 싸이처럼 하루아침에 부각될지 누가 알겠나. 우리의 슬로건은 이거다. '하늘이 내린 선거, 위대한 기적'(웃음). 이런 선거 슬로건은 처음 봤을 것이다.

- 슬로건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그래서 나보고 꿈을 찾는 소년 같다고들 말한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해 보셨습니까" 무지개 꿈을 꾸었던 한 소년이 나중에 나폴레옹이 된다.

예를 들면 요셉이 17세 팔려 나갈 때 꿈을 갖고 나라를 구한다. 소년의 꿈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 인지도가 높고 확장력은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강 후보는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아니면 중도인가. 어느 쪽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는가.

▲ 그래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것이다. 여냐 야냐, 보수냐 진보냐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이런 획일적인 잣대를 가지고 사람을 재단하려고 한다.

나는 안보국방문제에는 철저하게 보수주의자다. 국방문제는 어떤 나라든지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방을 약화시키면 나라는 망한다.

-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나.

▲ 여성·아동문제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진보주의자다. 왜냐? 여성들의 지위가 약하다. 아직도 고위층에서 여성이 일할 기회가 없다.

여성들의 권한을 더 신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보적인 여성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사람을 두고 '보수냐 진보냐'라고 획일적으로 진단하지 말라고 내가 그동안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다.

"호남 출신 알려지면 민주당 타격받아"
"야합 아닌 정책연대로 손잡을 수 있어"

- 주장하는 정책은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후보의 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부는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해 강 후보의 '캐스팅 보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 제가 호남 출신인데 호남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호남에서 다니다 왔다. 많이 알려지면 민주당이 타격받을지도 모른다.

일부라도 나에게 쏠리면 문재인 후보도 타격받을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 표를 잠식했다는데 모르겠다. 나로선 알 수가 없다.

- 그렇게 되면 양측 지지자에게 사퇴압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의 입장에 맞춰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는다.

- 독자체제로 완주를 약속할 수 있나?

▲ 완주가 가능한 체제로 캠프를 구성했다. 극소수 비정치인 중심으로 끝까지 돈 안 드는 선거, 쇼 안 하는 선거가 가능하도록 독자체제를 구성했으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사퇴압박이 심해져 언론에서도 이를 주요 이슈로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데.

▲ 나도 모른다. 압박은 무슨 압박. 내가 압박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다. 단일화 하자는 제안이 오면 모를까.

- 단일화 가능성은 있나?

▲ 과거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는 야합이다. 하나는 재벌타도, 하나는 재벌주의다. 우리 매니페스토 정책에 입각해서 보면 정책의 공통성과 유사성에 주목해 단일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책의 공통성이 단일화의 조건인가?

▲ 정책의 관점에서는 단일화든 연대든 어떤 것이든 좋다. 그런데 정책이 다른 사람들끼리 정치공학적인 숫자계산을 가지고 손을 잡는 것. 그것은 야합이다.

과거에 DJP도 그랬다. 그것은 정치를 혼탁하게 만든다. 눈앞에 꿀단지를 두고 손을 잡는 것 그건 안 된다. 그걸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어디든 정책연대로 단일화가 가능하단 말인가?

▲ 그렇다. 그러니까 초당적 화합정부가 필요하다. 대통령 당선되면 탈당해야 한다. 탈당을 못 하겠으면 탈당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해라.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복잡하니까 무소속인 내가 제일 낫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겠다고 하면 어려가지 정책을 살펴보고 단일화 하겠다.

- 만약 안철수 후보가 손을 내민다면?

▲ 내게 말인가? 고맙긴 하겠는데, 그건 아마 정책적 연대 즉 내 공약들과 지향점이 같은지에 달려 있다.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이다.

- 대통령 당선에 실패한다면 차기 대권에도 출마할 계획이 있는가?

▲ 나이도 있고, 이번 선거에서 좋은 사례들과 살아있는 매니페스토 선거 자료들을 만들어내겠다.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에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고쳐야 할 점들은 입법 청원하는 등 새로운 선거로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차기 대권에 대한 생각은 현재는 없다. 이번 선거에 올인할 계획이다.

- 그렇다면 이후 정당에 입당할 계획은?

▲ 없다.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 대선 이후에도 정치활동을 계속 할 계획인가?

▲ 앞으로 일은 가봐야 알겠지만 정치개혁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 지지율로 보자면 이후 국회의원에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해 보이는데.

▲ 국회의원은 30년 전에 나섰어도 충분히 했을 것이다. 권력적인 야망이 있다면 이미 다했다. 하지만 안 했다. 앞으로도 안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강지원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 2012년 한국 정치판에 신(新)개벽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은 권력을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봉사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대통령은 권력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번 선거 시작부터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끝내 '하늘이 내린 선거에서 위대한 기적'을 만들겠다.

국민에게 기대해주시고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 대통령이 되겠다.

 

<강지원 후보 프로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제12회 행정고시 합격
▲제18회 사법고시 수석 합격
▲서울 고등검찰청 검사
▲서울 보호관찰소 소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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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