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아! 이맛이야’팔도장터 먹거리

국제시장 먹자골목, 부산의 별미가 다 모였다

해방 후 ‘도떼기시장’으로 출발해 부산 최대의 만물 시장으로 성장한 국제시장.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이 모두 이곳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과 완당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부평동 족발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냉채족발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깡통시장과 먹자골목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입맛 당기는 부산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 고갈비 골목은 쇠락했지만, 이름도 정겨운 남마담집과 할매집에서는 여전히 그 옛날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1박2일> 소개한 먹자골목 지나치면 섭섭
부산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밀면·완당

해방 이후 지금의 국제시장 공터(신창동 일대)에 ‘도떼기시장’이라는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제가 철수하면서 이른바 전시 통제 물자가 쏟아져 나왔고, 일본인에게 압수한 짐보따리가 경매를 통해 무더기로 거래되기도 했다.

‘도떼기시장’에서
만물시장으로

도떼기시장의 어원이 일본어 돗따(경매, 낙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물건을 도거리(따로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로 떼어 흥정한다는 뜻에서 도떼기시장이 왔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미군의 군수물자와 온갖 밀수입 상품을 도거리로 떼어 팔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밀수품은 물론 유엔군 군수물자까지 흔히 거래되었고,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물시장으로 성장했다.


본래 국제시장은 중구로 일대, 신창동4가의 2층 건물, 총 6개 공구로 된 A·B동을 지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산 시민들은 신창시장, 창선시장, 깡통시장(초창기 미군 부대에서 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많이 판매한 데서 붙은 이름, 최근에는 부평시장으로 불림)을 통틀어 국제시장이라 부른다.

흔히 국제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자골목이다. 국제시장이 생기면서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자골목은 과거 노점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 함께 판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 등에서는 좌판을 놓고 길거리 음식을 판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소개한 이곳의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BIFF 거리의 씨앗호떡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손꼽힌다.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에 양념장과 김치, 시금치 등을 넣어 비벼 먹는데, 양념장과 어울린 맛이 일품이다. 매콤한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충무김밥도 연신 손이 간다.

남포동의 명물로 떠오른 씨앗호떡은 노릇노릇한 찹쌀호떡을 가위로 잘라 그 안에 해바라기씨와 땅콩 부스러기 등 견과류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이밖에도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와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부산어묵, 가래떡을 뜨끈한 어묵 국물에 푹 담갔다 먹는 물떡꼬치가 입맛을 당긴다.

부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밀면과 완당도 이곳의 별미다. 광복로 뒷골목인 쌈지골목에 있는 ‘할매가야밀면’은 4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밀면은 한국전쟁 이후 메밀을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메밀국수를 대신한 데서 비롯된 음식이다.

가야밀면은 옥수수 녹말을 넣어 꼬들꼬들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새콤하고 매콤한 육수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밀면집에서 만난 어떤 손님은 밀면을 ‘타지로 떠난 부산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라고 했다.

입안에서 녹는
부산의 별미


완당은 부산 사람이 아니면 생소한 음식이다. 쇠고기를 갈아 만든 소를 얇은 만두피에 손톱만큼 감싸고, 나머지 만두피를 올챙이 꼬리처럼 남긴 채 닭뼈와 돼지뼈로 우려낸 국물과 함께 끓인 일종의 만둣국이다.

소가 적고 만두피가 매끄러워 숟가락이 고생할 때가 많지만, 입안에 넣은 완당은 그야말로 사르르 녹는다. BIFF광장 부산극장 앞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18번 완당집’이 가장 유명하다.

부평동 족발 골목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이 골목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냉채족발. 푸짐한 족발을 당근과 오이, 해파리와 함께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매콤한 겨자 소스에 버무려 먹는 냉채족발은 별미 중 별미다. 점심 무렵 냉채족발로 유명한 ‘원조부산족발’에 가면 줄 서는 건 각오해야 한다.

먹자골목과 깡통시장에서 두루 파는 유부전골도 부산이 자랑하는 맛이다. 식도락가에게는 깡통시장 ‘할매유부전골’이 유명하지만, 어느 집을 가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유부주머니에 당면을 넣고 쪽파로 감싼 뒤, 어묵 국물에 끓이는 유부전골은 시원하고 개운한 뒷맛이 오래 남는다.

깡통시장 죽집 골목에서 파는 녹두죽과 인근의 명태지짐도 다른 지역에서는 쉬 만날 수 없는 음식이다. 팥죽과 팥빙수, 식혜(단술)는 흔한 먹거리지만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게 특징이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손맛이 있다는 거다.

먹자골목이 대부분 사람들로 붐비는 반면, 광복로 뒷골목에 자리한 고갈비 골목은 한적하다. 과거에는 고갈비집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남마담집과 할매집만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사실 국제시장 인근은 먹으려고 하면 먹거리가 천지삐까리(‘아주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보려고 하면 볼거리 또한 수두룩하다. 보수동책방골목은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번 들르는 곳이다. 국제시장이 생겨날 무렵 일본인이 남기고 간 책을 난전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점차 책방 골목을 형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광복로 쇼핑거리에 인접한 용두산공원은 남포동 주민은 물론, 국제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다. 이곳의 명물인 부산타워는 높이 120m로 맑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대마도까지 보인다.

용두산공원과 국제시장 사이에 자리한 부산근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전시 자료를 통해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자갈치시장
전통시장 면모

국제시장에서 BIFF광장 쪽으로 나와 큰길을 건너면 자갈치시장이다.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에 비해 훨씬 전통시장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자갈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이 있고, 자갈치역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낙동강하굿둑과 자전거도로를 만날 수 있다. 부평동에서 가까운 감천문화마을도 최근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시장과 먹자골목 코스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떡볶이 골목, 비빔당면 골목, 팥빙수 골목, 고갈비 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부평동 죽집 골목 → 부평동 족발 골목
명소 탐방 코스 : 자갈치역 → BIFF광장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 송도해수욕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자갈치역 → 자갈치시장 → BIFF광장 → 먹자골목 → 국제시장 → 깡통시장 → 보수동책방골목 → 부산근대역사관 → 용두산공원
둘째 날 :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 송도해수욕장 → 감천문화마을 → 낙동강하굿둑 → 낙동강 자전거도로, 산책로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 중구청 www.bsjunggu.go.kr      - 용두산공원 http://yongdusanpark.bisco.or.kr
- 보수동책방골목 www.bosubook.com   - 부산근대역사관 http://modern.busan.go.kr

문의전화
-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051)600-4511 - 국제시장 번영회 051)245-7389
- 용두산공원 051)860-7820  - BIFF광장 051)747-3010
- 부산근대역사관 051)253-3845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부산 KTX/새마을/무궁화 하루 수시 운행, 3∼5시간 소요.
문의 : 코레일 1544-8545 www.korail.com
도시철도
1호선(오렌지 라인) : 신평-노포 구간, 자갈치역 하차.
※문의 :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버스
서울-부산, 주요 운행 도시(수시 운행) : 서울, 동서울, 청주, 대전, 경주, 성남, 인천, 의정부, 전주, 광주, 여수, 순천, 대구(노포역에서 1호선 이용)
문의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비행기
서울-김해(공항 리무진 이용) : 김포공항 → 김해공항 → 동아대학교병원 → 충무동 → 남포동 → 연안여객터미널 → 중앙동 → 코모도호텔 → 부산역
자가운전 정보
- 경부고속도로 이용 : 노포동 TG → 해운대 방면 도시고속도로 → 부둣길 → 부산세관, 국제여객터미널 → 중앙동 방면
- 대구부산고속도로 이용 : 대동 TG → 부산백양터널 → 수정터널 → 부산역 방면 → 중앙동 방면
- 남해고속도로 이용 : 창원 IC → 장유 IC → 서부산 TG → 감전 IC → 구덕터널 → 부산터널 → 중앙동 방면

숙박정보
- 코모도호텔 : 중구 중구로, 051)466-9101 www.commodore.co.kr
- 피닉스관광호텔 : 중구 구덕로, 051)245-8061 www.hotelphoenix.net
- 토요코인부산역Ⅱ : 중구 중앙대로, 051)442-1045 www.toyoko-inn.kr
- 엘리제모텔 : 남포동 용두산 공원, 051)241-4008 www.elyseemotel.com

식당정보
- 원조부산족발 : 냉채족발, 중구 광복로 051)245-5359
- 할매가야밀면 : 밀면, 중구 남포동2가 051)246-3314
- 18번 완당집 : 완당, 중구 남포동3가 051)245-0018
- 남마담집 : 고갈비, 중구 광복동 051)246-6076
- 할매유부전골 : 유부전골모듬보따리, 중구 부평3길 1599-9828
- 종각집 : 우동, 중구 창선동1가 051)246-0737
- 가미가 : 생선 요리, 중구 광복로67번길 051)246-7998

축제 및 행사정보
- 부산국제영화제 : 9~10월, 1688-3010 www.biff.kr
- 보수동책방골목축제 : 10월
- 부산자갈치축제 : 9~10월, 051)243-9363 www.ijagalchi.co.kr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40계단문화관,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 감천문화마을, 민주공원, 중앙공원, 광복기념관, 영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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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