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27일, 돌연 22대 총선 서울 영등포을 지역의 국민의힘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박 전 장관은 박용찬 후보를 지지하기로 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유권자 및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저는 영등포을 지역구 후보의 조속한 확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박용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입장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영등포을서 중량급 인사로 평가됐던 박 전 장관이 경선을 포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박 전 장관의 경선 상대는 MBC 앵커 출신의 박용찬 전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이었는데 갑작스레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누구보다 큰 사명감과 책임감을 안고 우리 영등포을 지역구서 깃발을 들고자 했다. 그때의 마음과 각오가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영등포을 탈환이라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역서 신속히 전열을 정비해 결전을 준비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경선 포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그 동안 저 박민식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영등포을 주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또 죄송하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박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6·1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22대 총선서도 결국 출마에 실패했다. 박 전 장관의 총선 출마 불발로 윤심으로 평가받는 그가 어느 자리에 앉게 될지도 관심사다.
지난 20대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캠프 전략기획실장, 당선 후엔 당선인 특별보좌역을 맡았던 그는 2022년 6·1 보선을 앞둔 5월1일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8일 만인 9일, 당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자 돌연 출마를 접었다.
이후 나흘 만에 윤석열정부는 그를 장관급인 보훈처장으로 발탁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선 “박민식 전 의원의 정치적 채무관계가 종결됐다”며 ‘정치적 거래’가 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6·1 보선 성남분당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병관 전 의원은 “안철수 후보의 뜬금없는 분당갑 출마와, 출마를 준비했던 박민식 전 의원이 갑자기 사퇴한 후 보훈처장으로 발탁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보훈처장에 검사 출신이 임명된 것은 보훈처 개청 이래 처음”이라며 “그동안 물망에도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 이례적으로 임명된 데에는 박 전 의원이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에게 공천을 양보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는 대선 때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청구서’를 내밀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분당갑에 전략공천하고, 방을 빼준 박민식 후보를 보훈처장으로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민식의 보훈처장 임명으로 결산은 완료됐고, 윤석열정부서 안철수 후보의 역할도 끝나고 있음이 인증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가보훈처장 자리에는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손녀이자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던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인사로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박 전 의원이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2일, 박 전 의원을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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