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에 떨어지는 용산발 낙하산 실상

‘윤심’ 달고 꽃밭 안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본격적으로 지역구 공천을 확정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연일 긴장감이 감돈다. 텃밭서 분란이 시작될 조짐마저 느껴진다. 몇몇 중진 의원들은 자리를 양보했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다. 다시 보수가 분열하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이기는 공천일까? 이기적인 공천일까?

국민의힘의 공천 심사 및 면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들은 면접장에 나타나, 저마다 자신의 강점과 공약을 앞세웠다. 비교적 분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던 지역과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부터 심사가 빠르게 이뤄졌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권의 공천 면접이 시작된 이후다. 

윤핵관과
비윤핵관

해당 일정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몇몇은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이를 두고 갈등이 벌어질 양상이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의 험지 출마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게 비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청하고 있다. 

일단 서울 심사에서는 국민의힘이 공언했던 시스템 공천이 나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불리는 석동현 예비후보가 컷오프당했다. 단수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통령실 출신은 이승환 중랑구을 후보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도 대통령실 출신의 후보를 다수 공천하기에는 무리로 여겼던 모양새다. 다만 국민의힘의 단수공천은 예상보다 많은 인물이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공천을 마무리지어 분란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당 내부에서는 “이기려고 공천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겉으로 보면 시스템 공천이 잘 작동하는 모습이다. 

다만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다. 현재 단수공천을 받는 인물들이 출마하는 지역들은 대부분 험지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서의 경쟁력이 너무 없어 단수를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특히 서울시 강서구의 갑·병 지역은 국민의힘 입장서 탈환이 절실한 곳인데도, 이른 시간에 단수공천을 하는 것으로 결정돼 버렸다.

강서병서 단수공천을 받게 된 김일호 후보는 해당 지역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일단 험지에 이름값이 높은 인물이 출마하게 되면서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천 하나하나에 당의 명운이 걸렸을 정도다. 

해당 여파를 인식하고 있는 탓인지, 가장 분란이 클 수 있는 영남권의 공천 면접 심사는 전국 심사 일정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잡혔다. 당내 예선임에도 경쟁자가 많아 사실상 본선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영남권의 공천 결과는 뒤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이름값으로 공천 진행
대통령실 출신 대부분 신인 가산

영남권 공천은 당내서도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일 사안이다. 보수의 꽃밭으로 불리는 지역서 공천 잡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당의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택할 수 있는 전략은 경선을 붙이는 일이다.


문제는 당내에서는 수도권의 단수공천처럼 오히려 영남권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점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심사 전에 영남권 의원의 출마를 재배치하자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띄웠다. 앞선 혁신위 때와는 다르게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이미 몇몇 중진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가장 먼저 요청을 받아들였던 서 의원은 지난 7일, 부산 북강서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예상과는 달리 서 의원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물론 본인이 몸담아온 지역구서 서운해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지만, 당의 뜻이니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부산시 진구갑에는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하는 등 다수가 몰렸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인사는 박성훈 해양수산부 전 차관과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정성국 전 위원이었다. 특히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까지 지낸 용산 출신이다. 

두 예비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만 59세에 해당하지 않아, 추가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다. 

조 의원이 현재 있는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다른 인사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대신 선택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을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김해시를 찾았으나, 당원의 출마 반대로 “늦게 결정해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원, 주민과 김해시 당원, 시민에게 미리 상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서면으로 대신했다.

이 같은 조 의원의 결정에 김해시 당원 및 주민들에게 큰 반발을 샀다. 시작도 전에 같은 당임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생겨난 것.  결국 조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게 돼 지역서 큰 반발을 사는 중이다. 해당 지역구서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보수의 밭
공천 잡음

이처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박일호 전 예비후보에게 논란이 생겼다. 지난해 11월 허홍 밀양시의원이 박 예비후보를 뇌물수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해 현재 창원지방검찰청서 수사 중이다. 

2018년 2월에 박 예비후보의 고향인 구·백산초등학교 부근서 지역 선배를 통해 건립 시공사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뇌물 2억원을 수뢰한 혐의다. 박 예비후보는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추후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과거 밀양시장을 역임했던 그는 재당선된 지 1년 반 만에 시장직을 던졌다. 지방선거서 당선됐던 만큼 밀양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태호 의원이 지역구를 경남 양산시을로 옮기자 민주당은 자신 있다는 듯 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단수공천하면서 낙동강벨트서 펼쳐지는 가장 뜨거운 맞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김 의원도 화답하듯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당내서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같은 당 후보인 한옥문 예비후보는 “필패 카드”라며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출마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김두관 의원 역시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한 예비후보의 반발도 상당하다. 


현재 김태호 의원의 본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출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으나, 지역에서는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직 검사, 교수 등이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을서만 5선을 지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출마 지역 재배치를 압박받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김포시 출마설도 제기됐던 바 있으나 이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미 일찌감치 사하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사하을은 조 의원을 포함해 5명이 경쟁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조 의원에게는 아직까지는 당에서 특별한 요청이 없었다. 그가 낙동강벨트 안에 있는 후보라서다. 

낙동강
맞대결

문제는 조 의원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심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사하구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한 인사는 “조경태 의원은 당에 애당심이 없는 사람이다. 선당후사, 선민후사라고 하는데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해 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대통령실 출신 인물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신인인 만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조 의원과 55대 45의 격차가 발생할 경우, 신인 가산점인 15% 가산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생긴다.


이처럼 윤석열정부서 차출된 인사들이 정치 신인 가산점을 받으면 경쟁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부산 중구·영도구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박성근 예비후보가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시사>는 경상남·북도, 부산광역시에 등록한 예비후보들을 분석했다. 이들 중 가산점을 받는 윤석열 선거캠프 출신, 윤정부, 대통령실 및 인수위원회 출신은 총 25명에 달했으며 대부분 나이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는 연령대였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들은 연령대가 30대 중반부터 만 57세까지로 정치신인 가산점을 획득하기 수월한 인물들로 꾸려졌다. 즉, 현역 의원들과 맞붙게 될 경우 조금만 인지도를 쌓아왔다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구의 경우 젊은 나이가 깡패인 격이다.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영남권 출마자는 “현역 의원이 있지만, 충분히 유리하다고 본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무소속, 3지대 난입하면 분열
갈라지면 다같이 전멸 가능성

국민의힘에서는 영남지역서 278명이 공천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4.28대 1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는 정치 신인 및 나이 가산점을 적용해도 격차가 크다. 그러나 자신들의 텃밭인 지역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룰이다. 정치 신인임에도 나이 제한이 걸려 있다면 경쟁서 크게 불리해진다. 

영남권은 공천장을 받기만 하면 당선될 정도로 보수 텃밭 중의 텃밭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일단 윤심 논란을 탈피하기 위해 힘을 쏟는 분위기지만, 프리미엄 가산점은 수도권서만 빛을 볼 수 있는 전략이다. 

영남지역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은 이름값을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이다. 여전히 영남권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데, 윤심 논란과 딱히 관계가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대통령실 출신들이 공천장을 받아든다면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대부분 경선을 하게 됐지만, 공천서 탈락하게 될 경우 적지 않는 반발이 예상된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보수표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앞선 총선서 여야를 막론하고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은 비슷한 사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돼 당으로 컴백한 경우가 허다하다. 

험지 출마를 요청받은 인물 대부분은 ‘비윤(비 윤석열)계’로 이들이 탈당할 경우, 국민의힘은 이미 다져온 조직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보수는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무소속, 제3지대 등으로 표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1대 총선서 보수의 분열은 총선 대패로 확인됐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모두 경선 지역으로 결정했다. 

받기만 하면
무조건 당선

경선을 두고, 윤정부 출신 인사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대통령실 사람들을 공천하지 않고, 한 비대위원장이 선택한 인물을 내세운다면, 이는 대놓고 대통령과 한 판 붙자는 얘기일 수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영남권)단수공천은 현역 의원들을 날리겠다는 소리였는데, 경선을 하게 됐다. 죽었다 깨어나도 경선에선 현역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위성정당 늦어지는 이유

지난 15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창당 작업이 일시 중지됐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구성과 현역 의원을 빌려주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 등을 진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여긴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동향도 함께 살피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행정적인 절차는 충분히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려할 사항이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당이 연기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경상보조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과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갈등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국민의힘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인원은 단 2명이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민인 모양새다. 또 국민의힘과 함께 발맞춰 ‘배신’하지 않을 당 대표와 공관위원이 필요한 상태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