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애니팡 신드롬'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성공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3: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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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팡~' 인생도 '팡∼팡'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다운로드 1700만건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3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명 중 두 명 가까이 애니팡을 받은 셈이다. 지난 7월30일 출시돼 고작 2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기 힘든 성적표다. 가로, 세로 짝 맞추기에 불과한 이 게임이 왜 이렇게 난리일까. 애니팡을 개발해 인생이 '팡' 터진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성공담을 조명해봤다.

올 추석 가족 친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판'을 벌인 것은 화투도 카드도 아닌 '애니팡'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니팡을 즐기고 고득점 비결 공유에 바빴다. 식탁에서도 대선후보들에 대한 얘기보다 애니팡이 우선이었다. 

애니팡은 60초 제한시간 동안 같은 동물 세 마리 이상을 가로, 세로로 놓아 없애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 나오는 아이템인 '하트' 한 개로 60초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다. 하트는 8분에 하나씩 자동으로 보충되며 친구를 초대해서 받거나 다른 친구가 보낸 하트를 받아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대선 얘기보다
애니팡이 화제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연결되어 있어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이는 묘한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애니팡의 성공 열쇠가 됐다.

지난 7월30일 출시된 애니팡은 지난 1일까지 1700만명 다운로드,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동시접속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매일 서울시 인구수에 준하는 인파가 애니팡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도, 학교와 직장에서도, 출퇴근 시간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애니팡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사람들이 이처럼 애니팡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애니팡의 '아버지'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의 드라마 같은 성공담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정웅 대표는 웹에이전시, 시스템통합 업체에서 일하는 등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IT분야 경력을 쌓았다. 트랙나인, 신텍정보시스템을 거치고 2004년 초반 병역특례로 NHN에 입사한 이 대표는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하다가 대학에 돌아와 친구들이 취업 준비에 한창이던 대학 4학년때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드 공대에서 공부하던 그는 현지에서 페이스북 열풍을 접하고 소셜게임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이 대표는 그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2009년 1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선데이토즈를 차렸다. 두 명의 친구는 임현수 CTO와 박찬석 운영이사로 세 사람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 임현수 CTO는 고슴도치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했고 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고스톱 대신 추석연휴 정복… 가족마다 삼매경
일일사용자 1000만명 돌파 '국민게임' 등극

81년생 동갑내기 세 사람은 각자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해 자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선데이토즈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세 사람의 공통된 생각에서 비롯됐다. 비슷한 계통에서 각자 일하던 그들은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그들이 만났던 곳이 모임 공간 '토즈'였고 만났던 시간은 일요일이었다. 그래서 회사이름이 선데이토즈가 됐다.

이 대표는 "유학에서 돌아오니 떠날 때 400명이던 NHN의 직원수가 10배 가까이 불어나 있었다"며 "이래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 어렵겠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집안 반대는 극심했다. 당시 금융위기로 한국경제가 어려웠고 이 대표가 대기업에 멀쩡히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자금이 없어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 구석에 조그만 방을 얻어 사무실을 차렸다.

이 대표가 창업 초기 힘들게 출시한 'RPG메이커' '던전 얼라이브'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창업자 세 사람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 고객 관리와 향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먼저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발굴하고 소셜게임적인 요소들을 결합시키기로 했다. 이 대표가 한참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에 앱스토어를 열고 PC기반 소셜 게임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선데이토즈는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소셜게임 애니팡과 '애니사천성', 수족관게임 '아쿠아스토리'를 차례로 출시했다.

귀여움 속에 숨겨진 마력의 60초
남녀노소 "내게 하트 좀 보내줘"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수족관을 꾸미고 물고기를 키우는 단순한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는 국내 소셜게임 최초로 200만 회원을 기록했고 잇따라 출시된 애니윷놀이와 애니사천성 등도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정글스토리'를 출시하고 새로운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2011년 5월 싸이월드 리뉴얼을 전후로 해서 PC기반의 소셜게임이 하락세를 타게 되면서 선데이토즈 게임의 방문자수, 이용자수, 결제비율 등도 함께 정체되거나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7월 싸이월드에 대규모 해킹 사건이 일어나고 이 대표는 전략을 수정했다.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직감한 이 대표는 기존의 모든 개발 라인업을 중단, 당시 선데이토즈 최고 인기작인 아쿠아스토리를 모바일화하기로 했다.

순탄치 많은 않았다. 약간의 성공 뒤였기에 불안감도 더 컸다. 그래서 더욱 신중했다. 이 대표는 우선 아쿠아스토리를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보다 큰 한방이 필요했다.
당시 6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갖고 있던 카카오톡은 게임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익 모델이 절실했던 카카오톡은 다양한 게임 서비스 제공이라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는 이 대표에게 최적의 콘텐츠로 다가왔다.
마침내 지난 7월30일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앱으로 첫 공개됐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1000만건 돌파, 하루 평균 게임 이용자수 6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위기도 있었다. 사용자가 대거 몰리며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 불안정 현상을 겪었고 스팸성 메시지로 오해할 만큼의 하트 나누기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서버 과부하는 서버 증설 작업으로, 하트 나누기는 게임과 카카오톡에 수신 차단 기능을 추가해 문제를 일단락했다.

다양한 IT분야 경험 토대로 친구와 창업
잇딴 실패 딛고 카카오톡 서비스로 대박

애니팡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애니팡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규칙과 감질나는 1분의 제한시간이 대중에게 어필했다는 점이다. 3개의 같은 동물을 맞추는 간단한 규칙은 게임에 쉽게 빠져들게 하고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은 사용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애니팡에 탑재된 하트시스템이다. 게임에서 메시지 형태로 전달되는 하트는 게임요소일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고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SNS에는 하트 덕에 부모님과의 친밀감이 높아졌다거나 오래 전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됐다는 등의 경험담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마지막은 애니팡의 핵심 시스템인 주간 랭킹이다. 애니팡의 랭킹은 매주 수요일 12시에 초기화되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낸다. 이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이면 직장인, 주부, 학생 관계없이 모두가 순위권 진입을 위해 애니팡에 몰두하는 '애니팡 타임'을 조성했다.

이 같은 애니팡 신드롬에 이 대표는 안주하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1700만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안정화에 주력하고 향후 사용자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아이템전이나 1대 1 대결 같은 신규 콘텐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선데이토즈는 최근 와이디온라인과 고객지원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계속 늘어나는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를 갖춘 와이디온라인과 손을 잡은 것. 이를 계기로 이 대표는 운영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이후 신작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애니팡의 일매출 규모가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구글이나 애플의 앱 마켓과 카카오톡에 수수료 일정부분을 지불하고 나면 선데이토즈의 매출은 50%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향후 목표를 2000만 이용자나 매출 향상과 같은 사업적인 방향에 잡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과
운영에 집중

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숫자에 대한 목표는 어느 순간이 지나니 의미가 없어졌다"며 "앞으로는 서비스의 품질과 운영에 집중하고, 소셜게임답게 사람들의 교류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니팡이 국민 게임으로 불리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애니팡이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통념을 깰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카카오톡과 게임업계의 상생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애니팡 고수들이 추천하는 고득점 비법 TOP10]

1. 콤보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게임 초반 콤보를 인정해주는 시간 간격이 길다. 15콤보부터는 콤보 인정 시간이 짧아져 콤보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2. 시선을 한곳에 집중하지 말고 무형의 선을 그어 나눠서 봐야한다.
3. 폭탄은 콤보가 많았을 때 터트리는 것이 좋다. 10콤보 이상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1만점, 20콤보에서 폭탄을 터트리면 3만점 이상의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4. 콤보 유지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폭탄을 사용해야 한다. 폭탄이 터지는 동안 다른 블록을 미리 찾아 콤보를 유지해야 한다.
5. 시작하기를 누르고 READY가 뜰 때 미리 블록을 움직일 수 있다. 60초 이상의 게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6. 터지는 것을 구경하지 말고 다른 블록을 찾아야 한다.
7.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경우 혼자 하는 것보다 구역을 나눠 둘이 하는 것이 유리하다.
8. 5콤보 이후 화면이 반짝거리는데 이 때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9. 블록은 위에서부터 공략해야한다. 아래 블록부터 공략할 경우 위 블록이 흐트러져 혼란스럽게 된다.
10. 주로 방금 터트린 블록 주변에 또 터트릴 만한 블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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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