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고 KPGA 정조준 윤이나

드디오 풀린 ‘오구 플레이’ 족쇄

윤이나의 국내 무대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출전정지 징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당장 올 시즌부터 투어서 볼 수 있게 됐다. 예열을 위해 참가한 호주 대회에서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확인했다.

윤이나는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그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윤이나의 엄청난 장타는 골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문제아 컴백

하지만 윤이나는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도중 잘못된 공으로 플레이했고,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7월에야 뒤늦게 자진 신고했다.

당시 윤이나는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날을 처음부터 되짚어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언급했다. 윤이나는 신고를 하기 전까지 KLPGA 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3위, ‘맥콜-모나파크 오픈’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는 신인 선수 가운데 첫 승을 올렸다.

KGA는 2022년 8월 윤이나에 대해 KGA 대회 출전정지 3년이라는 징계를 부과했다. KLPGA도 한 달 뒤 상벌분과위원회를 열고 윤이나에 대해 상벌분과위원회 규정 제3장(징계) 제15조(징계기준) 제3항(출장정지)에 의거, 3년간 KLPGA가 주관·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대한 출장을 정지시키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윤이나는 3년간 KLPGA가 주관 또는 주최하는 모든 대회(투어·시드전·선발전)에 나올 수 없게 됐다. 징계 기간은 징계 결정이 내려진 당일부터 효력이 발생했기 때문에 윤이나의 징계가 해제되는 시기는 내년 9월20일이었다. 

알면서도 늦게 신고하더니…
3년→1년6개월 감경 희소식

그러나 지난해 9월 KGA는 징계를 3년서 1년6개월로 감경하기로 결정했다. KG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KGA 대회 출전정지 3년을 1년6개월로 감경하고 징계가 끝나는 2024년 2월18일까지 사회봉사활동 50시간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협회의 징계 결정에 순응 ▲징계 이후에 50여시간의 사회봉사활동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진지한 반성 ▲구제를 호소하는 5000여건 이상의 탄원 ▲3년의 협회 징계가 국내 전체 프로투어 3년 출전정지로 이어져 중징계에 가깝다는 여론적 평가 등을 고려해 감경을 결정했다. 

윤이나는 한 달 뒤 KLPGA에도 징계 감면을 요청했다. KGA가 주관하는 대회 중 프로 레벨의 대회는 한국여자오픈뿐이기 때문에 KLPGA의 결정에 따라 올 시즌 윤이나의 거취가 걸려 있었다. 다행히 KLPGA는 지난달 8일 열린 2024년 제1차 이사회서 징계 기간을 3년서 1년6개월로 감면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윤이나에 대한 KLPGA의 징계는 다음달 20일부로 해제된다. 윤이나는 올 시즌까지 정규 투어 시드를 확보했기 때문에 곧장 대회 출전도 가능하다.

윤이나는 1년6개월 만의 국내 무대 복귀전을 앞두고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파72)서 열린 호주여자프로골프(WPGA) 투어 빅오픈(총상금 42만호주달러)에 참가했다. 국내 투어 활동 재개를 앞두고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WPGA 투어는 국내 징계와는 무관하며, 윤이나는 지난 1월 WPGA 퀄리파잉 토너먼트서 단독 4위에 올라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올 시즌 출전권을 획득한 상태였다.

올 시즌 전 대회 출전 가능
복귀 신고식서 확실한 예열

윤이나는 지난 4일 4라운드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2언더파 287타를 적어낸 그는 단독 10위에 이름을 올린 카일리 앙리(영국·3언더파 286타)와는 한 타 차 공동 11위로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오랜 실전 공백으로 인해 샷 감각이 떨어진 여파로 대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윤이나는 1라운드에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61위까지 처졌다. 2라운드에는 타수를 잃지 않아 중간 합계 4오버파 149타(공동 35위)로 컷 통과를 했다.

3라운드부터는 제대로 감을 잡았다. 버디 5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순위를 공동 13위까지 끌어올렸다. 공동 9위 선수들과 4타 차로 최종일 경기 결과에 따라 톱10 진입도 바라볼 수 있었던 윤이나는 그러나 최종일에 한 타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속죄타 날리나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신지애는 아쉽게 2연패를 놓쳤다. 4라운드에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11언더파 278타를 기록했지만 이날 6타를 줄인 애슐리 라우(말레이시아·12언더파 277타)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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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