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65)분단된 나라의 비극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4.01.15 05:00:00
  • 호수 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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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자기네 파의 악은 잠재의식 속에 집어넣어 두곤 그걸 모두 상대의 악성 종양인 양 서로 투사하거나 반사시키며 희룽거린다. 

즉, 남을 때려죽일 놈이라고 욕하는 건 바로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과 같다. 그 사이에서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정신은 세뇌당해 세계적인 괴상스런 인형으로 변해 간다.

이것이야말로 분단된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 반쪼가리 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비극이다.

마치 청홍색 모자를 쓴 나그네를 보고 서로 착각한 채 싸우는 한 마을 사람들처럼…. 

익숙한 착각


사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반쪽으로 쪼개진 상황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반쪽을 온전한 모양이라고, 반달을 온달이라고 착각 혹은 자위하는 데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우리 국력이 이만큼 성장했는데도 외국 사람들이 이따금 한국인을 향해 이상야릇한 미개인 쳐다보듯 하는 건 그런 탓이 아닐까?

아무리 잘난 사람일지라도 분단국에서 사는 이상 온달 의식을 갖기 어렵다. 생각하고 공상할 순 있을지 몰라도 일상생활에서 실행하긴 지난하다는 얘기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문, 기타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이리라. 

남북이 통일되면 물론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생겨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들 자신의 진면목을 바로 볼 수 있고, 나아가 남들에게 우리 한민족의 얼굴을 바르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반쪽 괴물이 아닌 온전한 우리의 얼굴을…. 

통일의 장단점을 시시콜콜 따지고 앉아 있으면 끝이 없다. 우리 세대의 이해관계에 플러스하여 미래 자손들의 이익도 감안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역사의식이리라.


당장은 좀 손해보는 감이 있더라도 탱크처럼 밀고 나가야 한다. 불도저처럼 쓰레기를 밀어 치워야 한다.

그 쓰레기는 미 일 중 러 등등 주변 강대국의 외세라기보다 우리들 자신의 내부에 또아리 튼 반쪼가리 고정관념과 외세에 대한 의타심 그리고 사리사욕에 가려 미래를 바로 보지 못하는 눈….

아, 더 언급해 봤자 무엇하리오. 통일이 현실로서 눈앞에 닥치기 전엔 어차피 별 관심을 갖지 않을 텐데 말이다. 

독일의 경우도 분단 당시엔 이념 차이와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인해 반대 목소리가 많았으며,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통일 과정이 훨씬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해냈다. 과연 어떻게?(왜 우리는?)

물론 사리사욕 아닌 조국의 미래를 내다보는 훌륭한 정치가들이 많아서 그랬겠지만, 그 바탕엔 분단 과정과 현실 상황 그리고 앞날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한 국민들의 역량이 함께 모여 든든한 디딤돌이 돼 주었기 때문이 아닐는지?

우리에겐 그런 정치가들이 없기에 순서를 바꿔 국민들이 먼저 나서서 반석을 쌓아야 한다. 아마 그러면 좋은 정치가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올 수도 있다.

현재 통일 독일에도 어려운 문제가 많다고 하나마, 다시 분단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 반쪼가리 아닌 그들의 온전한 얼굴은 전 세계인들에게 미소를 던져 주었고, 덕분에 가치는 훨씬 높아졌다.

만약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상황이 무척 어려웠던 만큼, 한층 더 온 세상의 주목을 받을 뿐만 아니라 평화의 빛이 되고 나아가 중심적인 위치가 될 것이다.(여기서 마침표보다 느낌표를 하나 찍고 싶으나, 여러분이 한결 현명하게 판단한 터이므로  강조하지 않겠다!!) 

반쪽자리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세대 
외세 의해 멀어진 통일 현실만 안주

통일 대박론은 좋다. 다만 북진 흡수 통일이 아니라 평화공존 통일이어야만 진정한 대박론이 될 것이다.

계절답지 않게 차갑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대는 날이었다. 피에로 씨가 잔뜩 우거지상을 지은 채 들어왔다.


평소 같지 않게 맥이 빠져 보였다. 

“왜 그러세요?” 

“뭐가?” 

“기운이 없어도 있는 척 공상을 하면 힘이 생긴다면서요.” 

“로봇도 아닌 사람이 늘 그럴 수야 있겠나. 더군다나 먹고 사는 일 따위가 아니고 로맨스에 멍이 들었는데….” 

“글쎄, 무슨 일인데요?”


피에로 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윤 여사가 절교 선언을 하잖아. 고귀한 사랑을 그렇게 일방적으루 매정스레 짓뭉개 버리다니….”

“아니, 서로 사귀지도 않았는데 뭔 로맨스니 절교니 그래요.”

“무슨 소리야! 참사랑이란 내 마음속의 님을 애절히 그리워하는 것 아니겠어?”

“그건 짝사랑이나 외사랑이지 무슨 참사랑이에요.”

“마음이 아파. 너무 잔인하게 말하지 말아줘.”

“알았어요. 사랑이라고 치죠 뭐. 그런데 왜 뭔 일이 있었어요?”

“나 참 기가 막혀서…. 그 사꾸라 교주 영감탱이가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지 뭐야.”

“네?”

“탈북녀들에게 사기를 쳐서 돈을 욹어 먹었다잖아.” 

“그 사람들에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요.”

“정부에서 주는 정착 지원금이나 생활 보조금 따위겠지 뭐. 원 참, 차라리 벼룩 간을 빼먹는 게 낫지. 그 피 같은 것을 다 노리다니.”

“대체 어떻게 그랬대요?”

“글쎄 뭐, 북한에 있다는 조상 땅 문서를 내고 수작을 부렸던가 봐. 아마 거기다 사이비 종교수법을 가미했겠지.”

“그래서 어찌 됐어요?”

“붙잡혀서 감방에 들어가 있다더군. 영감탱이가 소식이 감감하더니만 결국 그 꼴이라니….”

“윤 여사 사무실에 있는 여자를 그랬대요?”

“그건 아니고, 소개를 받고 받아 이리저리 거미줄을 쳐서는 그랬다는데… 윤 여사인지 뭔지 고 얄미운 계집애는 괜히 애꿎게 나만 달달 볶아대잖아. 이제 다시는 오지도 말래. 아, 쓸쓸하고 억울해.”

소망 없는 시대

그는 볼멘소리를 냈다. 

“같이 어울려 다니니까 한패로 생각했나 보죠.”

“말도 안 돼! 나야 성공학과 통일철학을 통해 어디까지나 우 나라와 탈북민들에게 획기적인 도움이 되길 바랄 뿐 그런 짓거리는 아예 안 하지. 아! 그녀와 나의 사랑이 이루어져 남남북녀끼리 결혼해… 통일된 나라에서 살면서 예쁘고 튼튼한 아이를 낳아 키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에로 씨는 가슴속의 갈망을 영탄조로 내뱉으며 긴 한숨을 쉬었다.

북한에서는 영변의 어느 지하굴에서 또다시 핵실험을 하고 동해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백악관과 청와대 그리고 대체로 보수적인 언론들은 북한을 비난하며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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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