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사람은 살면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당장 먹을 점심메뉴 선택에서부터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대학·직장 등을 선택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선택의 순간은 남녀 사이에도 예외는 아니다. 100% 마음 속에 쏙 드는 상대를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배우자 선택에 있어 싱글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남성이 여성을 볼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으로 미모를 손꼽는 것으로 잘 알려진 가운데 미혼남성 네 명 중 한명은 B급 외모의 순수한 여자보다 연애경험이 많아도 외모 수준이 A급인 여자를 결혼상대로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들은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 남성 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결심했어!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48명(남녀 각 274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배우자감 선택의 순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A급 외모에 연애경험 많은 여자와 B급 외모에 순결한 여자 중 남성들이 결혼상대로 더 선호하는(할) 유형’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74.8%는 ‘B급 외모의 순결한 여자’로 답했으나 25.2%는 ‘A급 외모에 연애경험 많은 여자’를 이상적 배우자감으로 택했다. 여성들은 67.5%가 ‘순결한 B급 외모’를 선호하는 것으로 답했고 남성보다 많은 32.5%가 ‘연애 경험 많은 A급 외모’를 꼽아 차이를 보였다.
직장인 김모(32·남)씨는 “순결한 B급 외모의 여자도 좋지만 한평생 함께 살아야 한다고 볼 때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을 것 같다”며 “연애경험이 많은 A급 외모의 여자를 만나 길들이고 길들여지면서 오래오래 살고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5·남)씨는 “어렸을 적엔 내 배우자만큼은 다른 남자 손때 묻지 않은 순결한 여자여야 되고, 예쁜 여자가 좋지만 내 여자의 성형은 안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가져왔던 것 같다”며 “그러나 시대가 많이 바뀌었고 ‘이왕이면 다홍치마’ ‘벌들이 많이 꼬이는 꽃엔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2030세대의 성의식이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이성 관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너그러워지고 있다”라며 “남성들의 외모 지상주의적 사고와 결혼 후에는 배우자가 한눈팔지 못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男 4명중 1명 “연애경험 많아도 예쁘면 용서”
女 93%, 재력 좋지만 여자관계 복잡하면 ‘NO’
또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 남자와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남자 중 여성들이 배우자감으로 더 높게 평가하는(할) 유형’으로는 남녀 불문하고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직장인’(여 93.1%, 남 92.7%)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 지지했다.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은 여성 6.9%와 남성 7.3%만이 선택했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배우자의 조건으로 직업, 외모, 학벌 같은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바람기는 상대의 영혼을 파괴시킬 뿐 아니라 신뢰를 배반한은 행위로 공동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 바람기 있고, 여자관계가 복잡한 남자는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정수진 명품결혼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남성이 주로 사회생활을 하고 여성은 가사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여성도 대부분 맞벌이를 한다”라며 “여성들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본인에게 충실하지 않은 배우자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일종의 권리 선언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문결과를 풀이했다.
그렇다면 미혼남녀들은 배우자감이 나타날 경우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공약을 준비 중일까. ‘배우자감이 생길 경우 상대에게 당당하게 내걸 결혼공약 1호’에 대해 미혼 남성은 당신의 영원한 응원자가 되겠다는 언약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여성은 당신의 영원한 애인이 되겠다고 화답할 계획이 1위로 드러났다.
2위 이하는 남성의 경우 ‘풍요로운 가정을 만들겠다’, ‘당신의 영원한 애인이 되겠다’, ‘나보다 당신을 먼저 생각하겠다’, ‘직장 칼 퇴근해 시간 같이 보내겠다’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영원한 애인에 이어 ‘당신의 영원한 응원자가 되겠다’, ‘풍요로운 가정을 만들겠다’, ‘나보다 당신을 먼저 생각하겠다’, ‘근검절약 하겠다’ 등의 순서로 답했다.
결혼공약 1호는?
‘결혼생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꿈·환상’으로는 남녀 똑같이 ‘퇴근 후 오순도순 나누는 대화’를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렸다. 그 외 남성은 ‘주말의 즐거운 외식’과 ‘배우자가 준비한 맛있는 요리’, ‘해외여행’ 등을 결혼생활의 가장 큰 꿈으로 생각하고, 여성은 ‘해외여행’과 ‘출·퇴근시의 포옹, 키스’, ‘주말의 즐거운 외식’ 등을 결혼생활과 연관시켜 떠올렸다.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다. 예비 신랑·신부들은 제2의 인생을 배우자와 함께 그려나가고, 미혼 남녀들은 ‘진정한 반쪽’을 찾아 바쁜 날갯짓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혼’이란 사건의 성패는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