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 미혼남녀 배우자감 조건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3: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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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숙맥’보단 ‘예쁜 선수’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사람은 살면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당장 먹을 점심메뉴 선택에서부터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대학·직장 등을 선택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선택의 순간은 남녀 사이에도 예외는 아니다. 100% 마음 속에 쏙 드는 상대를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배우자 선택에 있어 싱글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성이 여성을 볼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으로 미모를 손꼽는 것으로 잘 알려진 가운데 미혼남성 네 명 중 한명은 B급 외모의 순수한 여자보다 연애경험이 많아도 외모 수준이 A급인 여자를 결혼상대로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들은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 남성 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결심했어!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48명(남녀 각 274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배우자감 선택의 순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A급 외모에 연애경험 많은 여자와 B급 외모에 순결한 여자 중 남성들이 결혼상대로 더 선호하는(할) 유형’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74.8%는 ‘B급 외모의 순결한 여자’로 답했으나 25.2%는 ‘A급 외모에 연애경험 많은 여자’를 이상적 배우자감으로 택했다. 여성들은 67.5%가 ‘순결한 B급 외모’를 선호하는 것으로 답했고 남성보다 많은 32.5%가 ‘연애 경험 많은 A급 외모’를 꼽아 차이를 보였다.

직장인 김모(32·남)씨는 “순결한 B급 외모의 여자도 좋지만 한평생 함께 살아야 한다고 볼 때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을 것 같다”며 “연애경험이 많은 A급 외모의 여자를 만나 길들이고 길들여지면서 오래오래 살고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5·남)씨는 “어렸을 적엔 내 배우자만큼은 다른 남자 손때 묻지 않은 순결한 여자여야 되고, 예쁜 여자가 좋지만 내 여자의 성형은 안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가져왔던 것 같다”며 “그러나 시대가 많이 바뀌었고 ‘이왕이면 다홍치마’ ‘벌들이 많이 꼬이는 꽃엔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2030세대의 성의식이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이성 관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너그러워지고 있다”라며 “남성들의 외모 지상주의적 사고와 결혼 후에는 배우자가 한눈팔지 못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男 4명중 1명 “연애경험 많아도 예쁘면 용서”
女 93%, 재력 좋지만 여자관계 복잡하면 ‘NO’

또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 남자와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남자 중 여성들이 배우자감으로 더 높게 평가하는(할) 유형’으로는 남녀 불문하고 ‘가정에 충실한 대기업 직장인’(여 93.1%, 남 92.7%)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 지지했다. ‘여자관계 복잡한 전문직’은 여성 6.9%와 남성 7.3%만이 선택했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배우자의 조건으로 직업, 외모, 학벌 같은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바람기는 상대의 영혼을 파괴시킬 뿐 아니라 신뢰를 배반한은 행위로 공동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 바람기 있고, 여자관계가 복잡한 남자는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정수진 명품결혼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남성이 주로 사회생활을 하고 여성은 가사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여성도 대부분 맞벌이를 한다”라며 “여성들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본인에게 충실하지 않은 배우자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일종의 권리 선언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문결과를 풀이했다.

그렇다면 미혼남녀들은 배우자감이 나타날 경우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공약을 준비 중일까. ‘배우자감이 생길 경우 상대에게 당당하게 내걸 결혼공약 1호’에 대해 미혼 남성은 당신의 영원한 응원자가 되겠다는 언약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여성은 당신의 영원한 애인이 되겠다고 화답할 계획이 1위로 드러났다.


2위 이하는 남성의 경우 ‘풍요로운 가정을 만들겠다’, ‘당신의 영원한 애인이 되겠다’, ‘나보다 당신을 먼저 생각하겠다’, ‘직장 칼 퇴근해 시간 같이 보내겠다’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영원한 애인에 이어 ‘당신의 영원한 응원자가 되겠다’, ‘풍요로운 가정을 만들겠다’, ‘나보다 당신을 먼저 생각하겠다’, ‘근검절약 하겠다’ 등의 순서로 답했다.

결혼공약 1호는? 

‘결혼생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꿈·환상’으로는 남녀 똑같이 ‘퇴근 후 오순도순 나누는 대화’를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렸다. 그 외 남성은 ‘주말의 즐거운 외식’과 ‘배우자가 준비한 맛있는 요리’, ‘해외여행’ 등을 결혼생활의 가장 큰 꿈으로 생각하고, 여성은 ‘해외여행’과 ‘출·퇴근시의 포옹, 키스’, ‘주말의 즐거운 외식’ 등을 결혼생활과 연관시켜 떠올렸다.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다. 예비 신랑·신부들은 제2의 인생을 배우자와 함께 그려나가고, 미혼 남녀들은 ‘진정한 반쪽’을 찾아 바쁜 날갯짓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혼’이란 사건의 성패는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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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