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내 지역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거래 중 오해가 생겨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17일, 포털사이트 네이트 내 커뮤니티 ‘네이트판’ 게시판에는 ‘당근 거래 제가 잘못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제가 당근 거래를 했는데 6시쯤 저희집 주소를 알려들뎠고 7시 반에 8시에 오신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근데 ‘댁으로 가겠습니다’라고 하시길래 ‘얼굴 보기 껄끄러우셔서 가져가시려나 보다’ 생각하고 계단 내려가서 물건을 뒀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구매자는 약속 시간이었던 지난 16일, 오후 8시에 도착하지 않고 6분쯤 늦게 도착해서 9분에 물건을 찾아갔는데 판매자에게 채팅으로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당근마켓 채팅 앱을 통해 구매자는 “빌라에 도착했는데 어두워서 문을 한참 만에 찾았다. 날이 너무 추워서 1분 거래 끝날 일을 아이와 한참 덜덜 했다”며 “성의는 감사하지만 최소한 넓은 도로까지 오셔야 수월하지, 그제서야 비대면이라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도착 10분 전에 집 아래에 뒀다고 했을 때 ‘미리 나와 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하면 되는 거 아니었느냐?”며 “이 추운 날 아이를 데리고 올지 제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3분 동안 벌벌 떨었다지만, 본인이 8시에 나갔더라면 최소 6분 이상은 밖에서 기다렸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A씨도 “전 비대면 오늘 처음 했고 비대면 거래면 미리 최소한 본문에 쓴다. 손님이 있건 말건, 그쪽 사정까지 봐가면서 중고거래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이날 A씨는 약속했던 8시에 나갔다가 구매자가 보이지 않아 “오고 계시냐?”고 물었고 몇 분 뒤에 도착한다는 말도 없이 ‘가는 중’이라고만 해서 물건을 두고 올라왔다.
구매자도 “비대면 거래라고 안 써져 있어도 다…그리고 OO님이 ‘댁’으로 온다고 하셨잖아요 ^^. 근처로 온다고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라고 맞받았다.
A씨는 “인성머리 대단하네요. 단어 하나하나 올리는 것 보니. 품성이 부모 욕은 다 먹였다. 자기중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이기주의”라며 “얼른 엄마 돼야 엄마 심정이나 아셔야죠. 인생 살다가 언젠가 닥쳐온다. 그만하겠다”고 지지 않았다.
구매자도 “인터넷에 모르는 사람들한테 여쭤보니 그쪽이 이상하다는데요? 죄송한데 전 이런 소소한 거 챙김 받으면 감사 인사부터 한다”고 훈수했다.
A씨는 “애기 선물인 것 같아 선물포장해서 리본까지 묶어드렸는데 이런 말 들으니 너무 현타 와서 올려본다”며 “객관적으로 부탁드린다. 참고로 큰길과 저희 집은 10초 거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11명이 추천을, 260명이 반대 버튼을 눌렀다(18일 오전 10시 기준). 구매자보다 판매자였던 A씨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
실제로 베플에는 “‘댁으로 가겠습니다’를 비대면으로 생각한 게 이상하긴 하다. 가지러 간다는 뜻이지” “‘댁으로 가겠습니다’가 어떻게 비대면 거래가 되나요? 판매자의 집까지 가지러 가겠다는 것뿐인데…전 당근하면서 비대면 거래한 적 없구요. 주소 불러드리면 집 앞으로 오셨고 왔다고 하면 나가서 물건 건네 드렸다. 대면인지 비대면인지 말 안 했어도 다 그렇게 진행됐다. 어디에 뒀으면 뒀다고 미리 말해주셔야지, 님 입장에서야 아는 곳이지만 누군가한테는 처음 오는 곳인데 어디가 어딘지 헤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요?” 등 부정적 댓글이 올라 있다.
또 “님이 이상. 누가 비대면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패드립을 한 게 아니라 님이 뭐라고 해서 저렇게 답변한 거 아닌가요? 중간에 빠진 6분간의 대화 내용도 올려보세요” “비대면이란 말도 없이 혼자 비대면한 거네요. 쓰니가 원인 제공한 거죠” 등의 비판적 댓글도 달렸다.
실제로 대화 내용 중 이날 오후 8시43분에 구매자가 “전 비대면 오늘 처음 했고 비대면 거래면 미리 최소한 본문에 쓴다. 손님이 있건 말건 그쪽 사정까지 봐가면서 중거거래하나요?”라고 구매자가 보냈던 메시지에 A씨는 “비대면 거래라고 안 써져 있어도 다…”라고 보냈던 메시지 직후 캡처된 대화는 6분 뒤인 “그리고 OO님이 ‘댁’으로 온다고 하셨잖아요 ^^. 근처로 온다고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라고 대꾸했다.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자 A씨는 댓글로 “욕하시는 분들, 역겨워죽겠다. 비대면 거래로 원하신다고 오해한 건 맞으나 제가 안 나간 게 아니다. 8시 약속이었고 그 시간에 나갔는데 안 보이셔서 ‘오고 계시냐’고 물었고 아무 말도 없이 ‘가는 중이요’라고 하길래 늦으시나 보다 해서 ‘일정 때문에 두고 갈게요’라고 한마디라도 할 걸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매자분이 늦으신 건 생각 안 하고 저한테 큰길로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 하니 저도 욱해서 화났던 것 같다. 욕하고 싶으시면 상황을 똑바로 인지 후 납득할 수 있게끔 얘기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회원들은 대댓글로 “이래나 저래나 아무 합의도 없이 자기 혼자 비대면 거래라고 간주하고 말도 없이 물건 두고 간 건 맞구만 뭘 억울한 척 하느냐. 그걸 욕하는 것” “어차피 익명이라 누군지도 모르는데 무슨 욕을 먹느냐? 도둑이 제발 저리는 거냐?” “댓글 조작해서 군중심리 만들어놨다. 솔직히 둘 다 잘못한 것 같은데 한쪽만 물어뜯는 게 이상하다” 등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 회원은 “글쓴이야말로 말을 바꿨다. 근처라고 했으면 기다렸을 거라면서요?”라며 18일에 A씨가 단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A씨는 해당 댓글에 “제가 멋대로 해석한 건 맞는데 그래도 안 나간 게 아니잖느냐. 약속시간에 나갔다. 물건만 딸랑 두고 온 것도 아니고 약속시간에 나갔다가 구매자 분이 좀 늦을 것 같아 두고 온 것”이라며 “구매자 분이 ‘근처에요, 몇 분 걸릴 것 같다’고 말만 해줬어도 기다렸다. 욕하고 싶으시면 글 좀 제대로 읽고 파악한 뒤 해달라. 여기저기 글 올린 적 없고 네이트판에 어떤 정신병자가 글 올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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