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비명계 마지막 비명

“끝까지 쥐어짠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쓴소리 담당인 비명계가 뜻을 모았다. 굵직한 한 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셈이다. 날 선 말이 아플 법도 하지만 지도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공천도, 민주당 의원으로서의 정치생명도 위험하다. 비명계가 꺼내든 최후의 패가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친·비명(비 이재명)간의 갈등 조짐이 나타난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이 출범하면서다. 친명(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 사무총장을 필두로 하는 만큼 ‘비명계 숙청’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자객 공천’ 논란도 심심찮게 나온다. 원외 친명계가 비명계를 밀어내는 구도가 그려진다. 예상되는 지역구만 20여곳으로 꼽힌다.

단일대오

이처럼 비명계 의원들이 경계하는 건 민주당이 친명으로 채워지는 ‘이재명 사당화’다. 이들은 조 사무총장 사퇴 요구와 함께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과 당 지도부 등에게 수도권 등 험지 출마 등을 권고했다. 국민의힘이 먼저 ‘험지론’을 띄우자 비명계 역시 민주당의 핵심이자 기득권인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당 지도부가 모범을 보여야 다선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대표의 고향이자 험지인 경상북도 안동시에 출마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지역 행보를 넓히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내년 총선에 관한 거취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계양을 재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 7일, 이 대표는 계양구 교육시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특별 교부금 24억45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음날(8일)에는 인천시와 민주당 인천시당의 당정협의회에 직접 나서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비명계의 험지 요구를 거부하고 계양을 출마 의지를 굳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계양구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에게 물려받은 곳인 만큼 이곳에서 재출마를 고수한다면 쉬운 길을 걸으려 한다는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표가 험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계양구를 벗어난 도전정신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 험지 요구에 텃밭만 응시
마침내 들고 일어서는 비주류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 측에서는 비명계의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 대표가 초장부터 험지에 나선다면 판세가 기울어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 총선이 5개월가량 남은 만큼 당 대표의 험지 출마를 가닥잡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사무총장 역시 “당내서 그런 검토가 논의되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당내에 마련된 시스템 공천 틀이 있는 만큼 이 대표의 험지론 논란을 잠재웠다.


비명계가 우려하는 공천 학살과 관련해서도 일축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스템 공천의 틀이 잡혀 있는 만큼 특정 의원만 컷오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불협화음이 이어지자 비명계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일부 비명계는 12월을 마지노선으로 탈당까지 시사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를 통해 당내 문제점으로 사당화와 팬덤 정치, 패권주의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당내 민주주의가 와해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조 의원은 “끝까지 민주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당이 쇄신하지 않을 경우 12월을 마지노선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지 않나”며 역시나 한 달 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도 현재 민주당의 문제점으로 이 대표의 사당화와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개딸(개혁의 딸)’에 끌려다니는 팬덤 정치를 꼽았다.

연일 이어지는 탈당 선언에도 지도부가 반응이 없자 비명계는 덩치를 키워 반격에 나섰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MBC에 출연해 탈당 가능성에는 거리를 두었지만 “머지않은 시간에 공동 행동을 할 수 있는 모임을 오픈시킬까 싶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원칙과 상식’(가칭)이라는 모임을 통해 의원 개개인이 아닌 하나의 세력으로 지도부 압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선 앞두고 감지된 지각변화
‘비명 스크럼’ 효과와 한계는?

이후 민주당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 당의 무너진 원칙과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집단행동을 공식화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선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의 방안을 12월 내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비명계는 특별한 구심점이 없었던 만큼 탈당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따라서 이번 모임을 계기로 비명계 세력이 결집한다면 정치판에 새로운 물결이 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다만 원칙과 상식은 당의 공식 기구가 아닌 모임의 성격을 띠는 만큼 당분간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임에 참여한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뒤 그대로 신당 창당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만큼 세력 결집의 의미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비명계 의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언론서 모임이 ‘출범’한다고 표현하는데, 새삼스럽고 거창한 의미”라며 “출범식보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모임의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명계의 움직임에도 지도부는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다. 민주 정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만큼 여러 종류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파 갈등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총선 전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세력화가 비명계 최후의 수단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찻잔 속 태풍


이른바 ‘혁신계’로 자리매김한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당화를 반대하는 교집합으로 이뤄져 있지만 그 안에서도 다른 지향점이 존재한다. 장기간 ‘원팀’을 이루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비명계로 꼽히는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본인은 다른 혁신계 의원과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탈당에 관해서도 온도 차가 존재하는 만큼 충돌 지점이 곳곳에 놓여있다. 결국 비명계 내에서도 계파가 갈리는 형국이다. 갈등 봉합하기 위해 이 대표와 지도부가 함께 화합의 메시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가 화합의 메시지를 내놔도 지도부가 비명계를 배제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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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