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정비하는 동국제약 노림수

서서히 진행되는 체제 전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동국제약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를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세우는 방식으로 큰 틀이 갖춰진 양상이다. 지주사 체제를 확립은 향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국제약은 권기범 회장을 축으로 하는 오너 2세 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권동일 창업주의 장남인 권 회장은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 후 미국 덴버대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수학했다. 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최고경영자 과정과 트리움 글로벌 EMBA(Trium Global EMBA) 과정을 수료했다.

착실한
준비 과정

1994년 동국제약에 입사한 권 회장은 부친이 세상을 떠난 2002년 34세에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0년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입사 27년 만인 지난해 1월이 돼서야 회장으로 직위를 바꿔 달았다. 

권 회장은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동국제약은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 조영제 파미레이 등을 핵심 품목을 키우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탄탄한 내실을 갖춘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권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올라선 2002년 당시 300억원대였던 동국제약 매출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6600억원대로 20배가량 커졌다.

권 회장은 사내이사를 수행하면서 동국제약 사업총괄 업무를 수행 중이다.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직은 지난해 1월자로 선임된 송준호 전 전략기획실장이 맡고 있다. 송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과와 메사추세츠공대(MIT) MBA(경영학석사)를 받았고, 국내외 경영 컨설팅, 투자회사를 거쳤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했고, 2021년 말 동국제약 총괄사장에 임명됐다.

손꼽히는 중견 제약사로 발돋움한 동국제약은 수년 전부터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체제 전환 과정에서 동국헬스케어홀딩스(옛 동국정밀화학)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모양새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2017년 6월 광고계열사 브릿지커뮤니케이션즈 흡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2019년 5월 말, 동국제약 주식 확보에 나서면서 지주사로 변모하려는 움직임을 표면화했다. 이어 2020년 7월에는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동국제약 주주 구성에서 최상단을 차지하게 됐다.

경영권 승계 사전작업 차원
조용히 바쁜 의미심장 행보

당시 동국제약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권 회장 외 6인(지분율 46.48%, 413만3401주)에서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외 6인(지분율 46.47%, 420만3916주)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변경 사유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콜옵션 권리행사에 따른 주식 취득 및 장내 매수, 지분 인수 규모는 약 55억원이었다.

해당 과정을 거치며 권 회장의 지분율은 20.16%에서 19.82%로,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지분율은 19.91%에서 20.44%로 변경됐다. 

동국제약 최대주주 변경은 그룹에 속한 나머지 법인을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통솔할만한 위치로 올라섰음을 의미했다. 지배구조가 ‘동국헬스케어홀딩스→동국제약→동국생명과학 등 자회사’ 순으로 재편된 덕분이었다. 


물론 최대주주 변경이 완전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뜻한 건 아니었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지주사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234억원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동국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건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업 지배 형식을 지주사 형태로 구축하면 소유 구조가 단순화돼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고, 투자 결정에서 효율성을 제고하기 쉬워진다. 지주사 체제 확립은 향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지분 50.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도 권 회장의 동생인 권재범씨와 권수연씨 등이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권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장남 병훈씨 역시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지분을 소량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병훈씨가 얼마 전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 승계 작업이 서서히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병훈씨는 지난 5월 동국제약 동국제약 주식 8만1270주(보통주)를 콜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취득했다.

병훈씨는 해당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약 19억원을 투입했다. 8억원가량이 자기 자금이었고, 나머지 11억원은 동국헬스케어홀딩스로부터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홀딩스 활용
장기적 안목

때마침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인적 분할이라는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드러낸 상황이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지난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동국헬스케어홀딩스와 동국헬스케어엠앤아이로 인적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동국헬스케어엠앤아이의 지분구조는 인적 분할에 따라 동국헬스케어홀딩스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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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