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35)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로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14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서 제2차 원로회의를 열고 IOC 선수위원 선출 투표에 출마할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박인비가 평가위원회서 만장일치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IOC를 구성하는 IOC 위원 중 선수위원은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거나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에 현역 선수로 참가하는 선수만 출마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책임도 지며, 선수와 IOC의 가교 구실을 하고 스포츠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 투표로 새로운 IOC 선수위원 4명이 선출될 예정이다. 면접에 나선 후보들은 올림픽 성적을 비롯한 선수 경력과 외국어 구사를 포함한 국제 활동 능력 등을 평가받았다.
여기 나설 한국 후보 한 자리를 놓고 5명이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의 비공개 면접으로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이 나선 가운데 박인비가 압도적인 1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서 메이저대회 7승 포함 통산 21승을 기록 중이다. LPGA 투어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2008년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위그먼스 LPGA 챔피언십을 재패했다. 2015년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서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금자탑
영어 구사 능력 후한 평가
여기에다 박인비는 여자 골프가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여자 골퍼로는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올렸다.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상태다.
IOC 선수위원이 되려면 IOC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중 하나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 박인비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서 유학 생활을 해 영어 실력은 특히 후보 중 최고 수준이라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는 “리우올림픽과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선수위원을 향한 꿈 때문”이라며 “올림픽 정신으로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이제 그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는 대중적 인기 스포츠다. ‘최근 어떤 종목을 직접 경기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인기 종목이 주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도쿄올림픽 때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파우 가솔이 선수위원 투표 1위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한편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출됐다.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뽑혔고 곧 8년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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