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도…’ 떨고 있는 문의 사람들

때릴 때는 몰랐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 인사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문정부가 ‘적폐 청산’을 내세웠듯, 윤정부는 ‘문정부 청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무위원은 물론 청와대 관계자 등 문정부서 한자리씩 했던 인물이 하나둘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중이다. 

2017년 3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2개월 뒤 대통령 보궐선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문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드러난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적폐 청산’의 시작이다. 

적폐 청산
이권 카르텔

새 정부가 들어서면, 특히 정권이 교체되면 이전 정부서 일어난 일이 타깃이 되는 경우가 있다. 새 정부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뒤엎고 조직과 인사를 개편한다. 일부는 수사기관의 수사망에 오른다. 야당은 보복수사라고 반발하고 여당은 새판 짜기라고 반박하는 등 정치권 역시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흐름은 어느 정부에서건 되풀이됐다. 윤정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10년 주기설’을 깨고 당선됐다. 진보든 보수든 한 번 정권을 잡으면 10년은 이어진다는 속설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할 만큼 ‘콘크리트’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5년 만에 정권교체의 주인공이 됐다. 

문정부의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 때부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문정부서 시행됐던 정책의 반대편에 섰다. 국민은 0.7%포인트 차이로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윤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문정부의 정책을 하나둘 뒤집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책 시행 과정서 불거진 문제에 칼을 들이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서 지하주차장 내 철근 누락이 발견된 사태를 언급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윤 대통령은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 카르텔은 윤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문정부서 사용된 ‘적폐’와 그 맥락이 비슷하다.

그러면서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사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앞세워 전 정부 때리기
초대 장관·청와대 고위직 겨냥

이른바 ‘순살아파트’ 사태가 문정부서부터 비롯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정부가 순살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문정부에 화살을 돌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측은 ‘무슨 일만 나면 문정부 탓이냐’며 반발했다. 이전 정부를 탓할 시간에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정부를 향한 감사와 수사, 필요하면 국정조사까지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의 지적은 감사원의 행보와 맞물려 확대되고 있다. 감사원은 윤정부의 ‘문정부 청산’ 행보에 선봉장으로 활약 중이다. 감사원이 문정부의 정책 진행 과정서 문제점을 발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감사원의 토스를 받은 검찰의 칼끝은 위를 향하는 중이다. 

최근 감사원의 레이더망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걸려들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하 대수장)은 지난달 31일 문정부 당시 사드 기지 정상화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에 관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청구 대상은 문정부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다. 

감사원은 대수장의 청구를 두고 감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북 성주 기지 정상화 조치는 한·미 연합방위 태세와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조치”라며 “이런 조치를 고의로 지연한 의혹이 있다면 면밀한 조사를 통해 관련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드려야 한다”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설명했다.

전방위로
감사 돌입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문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확인서 서명 강요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는 신세다. 송 전 장관은 문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2018년 7월9일 열린 간담회 참석자로부터 계엄 문건에 대해 발언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확인서를 받아오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사실확인서 작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국기문란 사건으로 특별수사단까지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런 중에 송 전 장관이 문건에 문제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은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왰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확언했다. 

유일하게 서명을 거부한 인물로 알려진 민병삼 전 대령(당시 국방부 100 기무부대장)도 공수처 조사를 받았다. 민 전 대령은 “기무사 계엄 문건은 문제가 없다는 송 전 장관의 발언이 있었고 이를 은폐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심지어 국회서 국민에게 거짓말까지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감사원이 진행 중인 ‘문정부 통계 왜곡 감사’는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감사원은 문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와 관련된 통계, 부동산 집값 통계, 고용 등 핵심 경제지표를 고의로 왜곡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에 나섰다. 

일만 나면
문정부 탓?

이 과정서 장하성·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론됐다. 감사원은 주요 경제 통계를 일반에 공표하기 전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조사 과정서 전 정책실장 3명과 김 전 장관 등이 부당 지시 여부를 부인하자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원은 통계청이 주요 통계를 공표하기 전 청와대에 발표 시기와 내용을 공유했으며 청와대 관계자가 특정 내용을 담거나 빼달라며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성 중이거나 작성된 통계를 공표 전에 변경하거나 공표 예정 시기를 조정할 목적으로 통계 종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통계법 위반이다. 

감사원의 수사 의뢰 검토가 수사 의뢰로 확정되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수사 의뢰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의 면면 자체가 문정부 고위직 인사이기 때문. 감사원은 이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입안자로 2017년 5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문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역시 소환조사를 받은 김수현 전 실장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김상조 전 실장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김현미 전 장관은 문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으로 “집값 급등은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 때문”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연이어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집값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 체감과 정부 발표 통계가 차이가 난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통계 왜곡 의혹이 불거졌다. 

8개월 남은 총선 미리 보기?
윤석열 VS 문재인 구도 되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아들 의혹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검찰은 대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에 따라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4월 당시 휴가 담당 장교를 3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의혹을 폭로한 당직사병과 휴가 승인권자 이모 중령도 조사했다. 

추 전 장관의 아들 서모씨는 2017년 6월5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두 차례의 병가와 한 차례의 개인 휴가를 사용했다. 이 과정서 휴가 미복귀 의혹을 받았다. 휴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서 서씨가 부대에 복귀하지 않은 것이 탈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정부 시기인 2020년 9월 검찰은 서씨의 군무이탈, 군무 기피 목적 위계 혐의에 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추 전 장관의 군무이탈방조, 군무기피 목적 위계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불기소 처분됐다. 추 전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은 지원장교가 사전에 휴가 연장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군무이탈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재항고가 접수됐고 대검은 지난해 11월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당직사병 증언 등을 토대로 서씨 휴가와 관련한 서류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특히 추 전 장관의 ‘외압’ 여부는 가장 큰 쟁점으로, 검찰은 이 부분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정부의 문정부 인사에 관한 광범위한 공격이 이어지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에 ‘멸문절호’라는 표현을 쓰면서 “고마해라, 마이 뭇다”라고 적었다. 멸문절호는 ‘집안을 멸하고 가문을 끊음’이라는 뜻이다.

앞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으로 김수현 전 실장이 기소되자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현 전 실장의 기소를 두고 야권은 “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정치보복’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임 전 실장은 “스토킹이고 무차별 폭행”이라며 “빨리 임종석을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절제 없는 권력남용은 결코 그 끝이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임 전 실장은 문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강대강 승부
누가 이길까

윤정부의 ‘문정부 지우기’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이 ‘윤석열 대 문재인’ 구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정부의 공격을 받은 문정부 인사가 총선 출마로 반전을 꾀한다는 말도 들린다. 임 전 실장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정부를 겨냥한 윤정부의 ‘이권 카르텔 척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정부의 ‘적폐 청산’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만들어냈지만 5년 만에 정권교체라는 결말로 되돌아왔다. 당장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서 윤정부와 문정부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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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