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도…’ 떨고 있는 문의 사람들

때릴 때는 몰랐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 인사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문정부가 ‘적폐 청산’을 내세웠듯, 윤정부는 ‘문정부 청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무위원은 물론 청와대 관계자 등 문정부서 한자리씩 했던 인물이 하나둘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중이다. 

2017년 3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2개월 뒤 대통령 보궐선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문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드러난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적폐 청산’의 시작이다. 

적폐 청산
이권 카르텔

새 정부가 들어서면, 특히 정권이 교체되면 이전 정부서 일어난 일이 타깃이 되는 경우가 있다. 새 정부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뒤엎고 조직과 인사를 개편한다. 일부는 수사기관의 수사망에 오른다. 야당은 보복수사라고 반발하고 여당은 새판 짜기라고 반박하는 등 정치권 역시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흐름은 어느 정부에서건 되풀이됐다. 윤정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10년 주기설’을 깨고 당선됐다. 진보든 보수든 한 번 정권을 잡으면 10년은 이어진다는 속설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할 만큼 ‘콘크리트’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5년 만에 정권교체의 주인공이 됐다. 

문정부의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 때부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문정부서 시행됐던 정책의 반대편에 섰다. 국민은 0.7%포인트 차이로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윤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문정부의 정책을 하나둘 뒤집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책 시행 과정서 불거진 문제에 칼을 들이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서 지하주차장 내 철근 누락이 발견된 사태를 언급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윤 대통령은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 카르텔은 윤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문정부서 사용된 ‘적폐’와 그 맥락이 비슷하다.

그러면서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사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앞세워 전 정부 때리기
초대 장관·청와대 고위직 겨냥

이른바 ‘순살아파트’ 사태가 문정부서부터 비롯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정부가 순살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문정부에 화살을 돌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측은 ‘무슨 일만 나면 문정부 탓이냐’며 반발했다. 이전 정부를 탓할 시간에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정부를 향한 감사와 수사, 필요하면 국정조사까지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의 지적은 감사원의 행보와 맞물려 확대되고 있다. 감사원은 윤정부의 ‘문정부 청산’ 행보에 선봉장으로 활약 중이다. 감사원이 문정부의 정책 진행 과정서 문제점을 발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감사원의 토스를 받은 검찰의 칼끝은 위를 향하는 중이다. 

최근 감사원의 레이더망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걸려들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하 대수장)은 지난달 31일 문정부 당시 사드 기지 정상화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에 관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청구 대상은 문정부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다. 

감사원은 대수장의 청구를 두고 감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북 성주 기지 정상화 조치는 한·미 연합방위 태세와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조치”라며 “이런 조치를 고의로 지연한 의혹이 있다면 면밀한 조사를 통해 관련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드려야 한다”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설명했다.

전방위로
감사 돌입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문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확인서 서명 강요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는 신세다. 송 전 장관은 문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2018년 7월9일 열린 간담회 참석자로부터 계엄 문건에 대해 발언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확인서를 받아오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사실확인서 작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국기문란 사건으로 특별수사단까지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런 중에 송 전 장관이 문건에 문제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은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왰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확언했다. 

유일하게 서명을 거부한 인물로 알려진 민병삼 전 대령(당시 국방부 100 기무부대장)도 공수처 조사를 받았다. 민 전 대령은 “기무사 계엄 문건은 문제가 없다는 송 전 장관의 발언이 있었고 이를 은폐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심지어 국회서 국민에게 거짓말까지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감사원이 진행 중인 ‘문정부 통계 왜곡 감사’는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감사원은 문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와 관련된 통계, 부동산 집값 통계, 고용 등 핵심 경제지표를 고의로 왜곡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에 나섰다. 

일만 나면
문정부 탓?

이 과정서 장하성·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론됐다. 감사원은 주요 경제 통계를 일반에 공표하기 전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조사 과정서 전 정책실장 3명과 김 전 장관 등이 부당 지시 여부를 부인하자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원은 통계청이 주요 통계를 공표하기 전 청와대에 발표 시기와 내용을 공유했으며 청와대 관계자가 특정 내용을 담거나 빼달라며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성 중이거나 작성된 통계를 공표 전에 변경하거나 공표 예정 시기를 조정할 목적으로 통계 종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통계법 위반이다. 

감사원의 수사 의뢰 검토가 수사 의뢰로 확정되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런 수사 의뢰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의 면면 자체가 문정부 고위직 인사이기 때문. 감사원은 이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입안자로 2017년 5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문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역시 소환조사를 받은 김수현 전 실장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김상조 전 실장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김현미 전 장관은 문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으로 “집값 급등은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 때문”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연이어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집값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 체감과 정부 발표 통계가 차이가 난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통계 왜곡 의혹이 불거졌다. 

8개월 남은 총선 미리 보기?
윤석열 VS 문재인 구도 되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아들 의혹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검찰은 대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에 따라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4월 당시 휴가 담당 장교를 3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의혹을 폭로한 당직사병과 휴가 승인권자 이모 중령도 조사했다. 

추 전 장관의 아들 서모씨는 2017년 6월5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두 차례의 병가와 한 차례의 개인 휴가를 사용했다. 이 과정서 휴가 미복귀 의혹을 받았다. 휴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서 서씨가 부대에 복귀하지 않은 것이 탈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정부 시기인 2020년 9월 검찰은 서씨의 군무이탈, 군무 기피 목적 위계 혐의에 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추 전 장관의 군무이탈방조, 군무기피 목적 위계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불기소 처분됐다. 추 전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은 지원장교가 사전에 휴가 연장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군무이탈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재항고가 접수됐고 대검은 지난해 11월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당직사병 증언 등을 토대로 서씨 휴가와 관련한 서류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특히 추 전 장관의 ‘외압’ 여부는 가장 큰 쟁점으로, 검찰은 이 부분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정부의 문정부 인사에 관한 광범위한 공격이 이어지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에 ‘멸문절호’라는 표현을 쓰면서 “고마해라, 마이 뭇다”라고 적었다. 멸문절호는 ‘집안을 멸하고 가문을 끊음’이라는 뜻이다.

앞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으로 김수현 전 실장이 기소되자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현 전 실장의 기소를 두고 야권은 “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정치보복’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임 전 실장은 “스토킹이고 무차별 폭행”이라며 “빨리 임종석을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절제 없는 권력남용은 결코 그 끝이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임 전 실장은 문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강대강 승부
누가 이길까

윤정부의 ‘문정부 지우기’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이 ‘윤석열 대 문재인’ 구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정부의 공격을 받은 문정부 인사가 총선 출마로 반전을 꾀한다는 말도 들린다. 임 전 실장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정부를 겨냥한 윤정부의 ‘이권 카르텔 척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정부의 ‘적폐 청산’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만들어냈지만 5년 만에 정권교체라는 결말로 되돌아왔다. 당장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서 윤정부와 문정부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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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