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의 배신’ 이재명 엔드게임

입으로 흥해 입으로 망할 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인 이재명의 덩치를 불린 건 ‘말’이었다. 기초단체장서 광역단체장으로, 대선후보와 거대 야당 대표로 성장하는 내내 ‘사이다’라는 별칭이 뒤따랐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발언에 지지자는 열광했고 언론은 앞다퉈 보도했다. ‘말로 흥한’ 그가 ‘말로 망하는’ 모양새다. 측근의 입을 통해서다.

‘돌아선 팬이 안티보다 더 무섭다’. 연예계서 정설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팬은 안티에 비해 연예인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돌아서는 순간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좋아하는 마음에 감춰주고 덮어줬던 치부까지 언급할 수 있기 때문.

등 돌린
이화영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상황이 돌아선 팬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연예인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말이 나온다. 과거 측근으로 불렸던 이들이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던 이 대표의 어깨에 측근리스크까지 얹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은 불씨였다. 이후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 송금 의혹,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규모는 나날이 커졌다. 개인의 리스크를 넘어 당 차원의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3개월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 국회의원 자리를 꿰찼고 내친 김에 당 대표에 출마해 당선됐다.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제는 검찰의 칼을 막기 위해 겹겹이 입은 방패는 ‘아군’에 의해 점차 힘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민주당은 이 대표에 관한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서 분열 양상을 보였다. 앞서 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반란‧이탈표가 대거 나타난 것이다. 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했지만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10표, 무효 11표가 나왔다. 

찬성표가 더 많았지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 최소 31명이 이탈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혔다. 민주당 내 반란표는 상대 당인 국민의힘의 공격보다 이 대표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당장 당이 내분에 빠져든 것.

반명(반 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사퇴론이 급격하게 터져 나왔다.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이 방어에 나섰지만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서 불거지기 시작한 친명 대 반명의 갈등은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극렬해질 전망이다. 

리더십
치명상

이 대표에게 더욱 뼈아픈 대목은 측근이 잇따라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검찰 수사 이후 재판 과정서 증언이 뒤집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생을 언급하며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간도 이 대표의 편은 아니다.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리스크를 줄이려는 당내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에 ‘도지사 방북 추진 요청’을 한 사실을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받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와 상의해 북한 측 인사에게 경기도가 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신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18일 이 전 부지사의 41차 공판서 그의 진술이 일부 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이었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도지사 방북을 서둘러 추진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하는 등 기존 입장을 일부 뒤집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이 대표는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하고 있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과 법률위원장 김승원 의원은 “검찰이 ‘방북 비용 대납’ 프레임을 짜놓고 이 대표를 끼워 넣으려 혈안이라는 폭로”라고 탄원서에 기재했다.

이어 “김성태 전 회장의 일방적 조작 진술에 더해 이 전 부지사에게도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한다는 내용은 충격 그 자체”라며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구속 후 10개월 가까이 독방 수감 및 매일 검찰 소환조사로 진을 빼고 협박과 회유를 병행한다. 고문만큼 매서운 반인권적 조작 수사를 서슴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의 변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 입장에서는 대북 송금 사건서 부족했던 부분을 이 전 부지사의 진술로 찾은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소환조사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특히 민주당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지 하루 만에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바꾼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김성태 전 회장도 재판서 이 대표를 거론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그는 “이 전 부지사와 상의해 대북 송금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영향이 컸다고 진술했다. 

불체포 포기
다음 표결은?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경 임직원을 시켜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하거나 환치기하는 등 총 800만달러를 불법적으로 북한에 보냈다. 이 과정서 ‘그분’(이 대표)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또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보낸 걸 이 대표도 아느냐고 질문했을 때 “다 말씀드렸다”는 답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까지만 해도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비리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상태였다. 그로부터 1주일 뒤인 18일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고수해 왔던 입장을 바꿨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검찰의 포위망은 계속 좁혀지고 있다. 

앞서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서도 이 대표가 언급됐다. 정모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 심리로 열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대표는 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날 재판서 정 회장은 “아시아디벨로퍼서 횡령한 자금은 주거지역 용도변경 등의 권한을 가진 이재명·정진상 등에게 청탁·알선한 대가로 김 전 대표에게 검찰서 일관되게 진술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결론적으론 말씀하신 이야기가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업 추진 초기에 김 전 대표가 “한국식품연구원 부지가 200억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사업지가 맞느냐”고 물으며 이 돈을 알선 대가로 요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때 김 전 대표는 ‘돈의 절반은 내가 먹고 나머지 절반은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 회장은 이 두 사람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등을 돌린 상태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전 부지사를 ‘제2의 유동규’로 보는 시각도 있을 정도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10년간 쌓인 게 너무 많다.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라며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이 대표를 향해 폭로전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3월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는 법정서 마주했다. 이 대표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허위 발언을 한 이유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사망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오랜 기간 친분을 이어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대표는 최근 대통령실 발언에 각을 세우고 수해복구 현장을 찾는 등 야당의 역할에 몰두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 과정서 해병대원이 순직한 사건에 대해서도 “또다시 반복된 인재”라며 “부디 더 이상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고 언급했다. 이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향하는 관심을 민생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의 상황은 ‘사면초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다. 워낙 산재해 있는 사건이 많고 검찰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 검찰이 한 번 더 구속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 표결이 붙으면 이번에는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결의는 이미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연일 내린 비로 몇몇 지방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정치적 이슈도 산적해 있는 상태다. 갖가지 사건이 언론 지상을 오르내린다. 이 과정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묻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측근의 진술 번복 한 번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측근의 입이 이 대표의 정치생명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락가락’ 이화영 진술 또 번복

“사전 보고 안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입장을 ‘또’ 번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일 낸 옥중 입장문서 “저 이화영은 쌍방울(김성태)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옥중 입장문에서 주장

그러면서 “다만, 2019년 7월 필리핀 개최 국제대회서 우연히 만난 북측 관계자와 김성태가 있는 자리서 이 대표의 방북 문제를 얘기했고 동석했던 김성태에게 (북한과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니)이 대표의 방북도 신경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에 대해 이 대표에게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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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