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드디어 빛 발하는 이강인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7.20 10:20:57
  • 호수 1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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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네이마르와 ‘슛∼’

[일요시사 취재2팀] 김성민 기자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한 이강인에 어울리는 수식어다. 2007년 그는 KBS 2TV 예능 <날아라 슛돌이>서 이목을 끌었다. 7세 이강인과 유상철 전 감독의 첫 만남도 그때 이뤄졌다. 당시 유 전 감독은 “성인을 축소해놓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의 선견지명은 틀리지 않았다. 췌장암으로 눈을 감기 직전에도 이강인을 응원했다. 유 전 감독은 2021년 유튜브를 통해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강인이 경기를 현장서 보고 싶다”고 말했으나, 마지막 메시지가 됐다.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던 이강인의 바람이 실현되는 요즘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는 과정은 이강인에게 순탄치 않았다. ‘축구 신동’ 이강인은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에 입단했다. 이후 2018~2019년 시즌 발렌시아 1군으로 데뷔했다. 그의 유럽 진출은 운이 아닌 실력으로 따냈다. 2019년 U-20 폴란드월드컵서 이강인은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구단주 피터 림은 그의 가능성을 엿봤다. 뺏기지 않으려 바이아웃을 걸고, 벤치에 묶어뒀다. 

운 아닌
실력으로

발렌시아에 10년을 바친 이강인은 만기 1년을 앞두고 방출됐다. 2021년 레알 마요르카는 그를 영입해 PSG행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렇다고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토사구팽한 건 아니었다. 그는 발렌시아를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10세에 유소년 아카데미에 들어온 유학파다.

당시 발렌시아는 그가 “아시아 축구 시장의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숱한 유망주를 떠나보낸 발렌시아는 유소년 선수를 보호했다. 10대 이강인도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메이저 클럽의 제안을 받았다. 그는 2018년 스페인 국왕컵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는데, 구단 역사상 최연소 데뷔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한국 역사상 최연소 유럽 1군 데뷔 선수이기도 했다.

2019년 9월, 18세 나이로 스페인 라리가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어 20세 이하(U-20) 폴란드월드컵서 2골 4도움을 올리며 준우승을 견인하는가 하면, 골든볼(대회 MVP) 수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2019년 8월 말, 발렌시아는 이강인과 4년 재계약을 맺는다. 화려한 출발과 달리 출전 기회는 잡지 못했다. 당시 팬들은 그가 저평가되고 있다며 의아해했다. 

벤치는 물론 출전 명단서 제외되는 일이 잦았다. 2020년 시즌도 빛을 보지 못했다. 초반에는 주전으로 나섰지만, 점점 출전 시간은 줄었다. 그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기준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약 53분에 불과했다. 횟수로는 총 44경기 포함 총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발렌시아의 기용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뺏기지 않으려 애썼다. 바이아웃으로 8000만유로(약1058억원)를 걸었다. 바이아웃은 일정 금액을 다른 팀이 채우면 소속 구단과 합의 없이 이적할 수 있는 제도다. 사실상 ‘팔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싱가포르 출신 구단주인 피터 림이 원흉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사업가인 피터 림은 2014년 1억유로에 발렌시아를 인수 했다.

운영 초기엔 구단의 채무를 갚아준 구세주로 보였으나 얕은 축구 경영 지식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는 팀 전체를 물갈이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코치부터 의료진까지 갈아치웠다. 팀을 소유물로 여기는 악덕 구단주의 모습이었다. 아시안 프랜차이즈 스타에 관한 욕심으로 이강인을 붙잡았다. 발렌시아 전 감독인 보르달라스의 이어진 폭로가 더욱 충격이었다.

2011년 발렌시아 입단…저평가 벤치 신세
마요르카서 날개 펴고 파리로 간 ‘슛돌이’ 

하루아침에 피터 림은 이강인을 내보내라고 압박했다. 17세 이강인을 적극 기용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였는데 마치 존중을 상실한 서커스 단장 같았다. 

10대 시절 미숙했던 이강인은 감독의 전술과 맞을 리 없었다. 당시 발렌시아의 감독이었던 마르셀리노는 지켜보자는 의미로 임대를 고려했다. 그러자 구단에서는 임대를 막아버리고 감독을 경질해버렸다. 마르셀리노 경질 후 감독이 계속 바뀌자 팀 상황은 불안정해졌다. 이에 피터 림은 팀 내 주요 자원도 헐값에 넘겨버렸다. 

팀 성적도 강등을 면치 못하자, 이강인을 언론의 방패막이로 사용했다. 결국, 정치질에 악용한 것이다. 계약 만료를 1년 앞둔 2021년 여름, 이적설이 터졌다. 라리가 선수 등록 규정도 영향을 끼쳤다. 스페인은 각 팀에 최대 3명까지만 비유럽(Non-EU)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당시 발렌시아에는 이강인을 포함해 막시 고메스(우루과이)와 오마르 알데레테(파라과이)가 있었다. 마르쿠스 안드레(브라질)까지 영입되자 이강인은 명단서 빠졌다. 활용할 수 없는 선수가 된 이강인은 방출 대상이 됐고, 재정난에 시달리던 발렌시아는 고민했다. 

돈이 없어 선수단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피터 림이 선수단에 다음 해 9월 임금을 주겠다는 약속어음을 뿌리려 하자, 분노한 선수단은 “팔아치운 이적료로 확보한 돈은 대체 어디 갔느냐”고 항의했다. 라리가 측도 급여 지급이 되지 않을 경우 강등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커스 단장 
잘못 만나…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은 1000만유로(약 138억원) 정도였다. 코로나19로 이적시장이 얼어붙어 그를 찾는 곳이 없었다. 스와이프딜 대상으로 언급됐던 울버햄튼의 라파 미르가 세비야로 향하면서 물거품 됐다.

그나마 유력한 팀은 그라나다였다. 펩 보아다 디렉터가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에 목말랐던 이강인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공격 보강을 노린 발렌시아는 미드필더 이강인과 목적도 달랐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관철했다. 결국, 마요르카에 이적료를 받지 않고 보내는 쪽으로 결정됐다.

2021년 여름 이강인과 발렌시아는 결별했다. 발렌시아는 그해 8월 말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의 미래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발렌시아의 유소년 육성 정책을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스페인 현지 매체는 “잠재력을 갖춘 이강인은 21세도 되기 전에 버림받았다”며 일침을 날렸다. 또 다른 매체는 “이강인이 떠나게 되면서 발렌시아의 유소년 육성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이강인에겐 출전 경험이 필요했고 마요르카는 미드필더가 절실했다. 벤치서 좌절했던 이강인은 마요르카서 날개를 폈다. 첫 시즌, 선발과 로테이션을 오가며 30경기에 나섰다. 이어 2022~2023년 시즌은 눈부셨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중용했다. 마요르카의 공격 전개는 그의 발에서 시작됐다.

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쳤고 리그 36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라리가 한 시즌 공격포인트 10개를 돌파한 한국 출신 최초의 선수가 됐다.

환호와 함께
물오른 기량

지난 4월24일 헤타페전에서는 본인의 프로 무대 첫 멀티골을 터트렸다. 드리블 실력과 정확한 패스는 이강인의 상징이 됐다. 특히 순간적으로 전환해 공격 루트를 바꾸는 모습도 훌륭했다. 베다트 무리키와 보인 호흡은 최고였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무리키가 헤더로 마무리하는 패턴이다.

공격포인트도 보여주는 에이스였다. 중원과 공격을 오가는 이강인 덕에 마요르카는 강등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났다. 10년 넘게 강등권서 허덕인 마요르카도 이번 시즌은 달랐다.

2012~2013년 시즌 이후 최고 성적을 얻어 9위로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소속으로 73경기 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메라리가 주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려 천재성을 증명했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올해의 팀’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페데리코 발베르데, 토니 크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선수가 올해의 팀 후보에 오른 것도 이강인이 처음이다. 세계적 찬사와 함께 러브콜이 쇄도했다.

이강인을 둘러싼 잡음은 환호와 함께 커졌다. 마요르카는 그를 이적료 없이 영입하면서도 처우는 낮았다. 연봉은 50만유로(한화 약 7억3000만원)에 그쳤다. 열정페이가 따로 없었다.

한 현지 언론은 “이강인의 연봉은 마요르카서도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춘 베다트 무리키의 연봉 380만유로(약 56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어 “그의 영입을 원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서도 지금 이강인보다 연봉보다 더 적게 받는 선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서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백업 골키퍼 이보 그르비치다. 그는 이강인보다는 2배 많은 100만유로(약 15억원)를 받고 있다. 50만유로는 시즌 6골 5도움으로 맹활약한 이강인에게 턱없이 낮은 금액이었다.

‘월클’ 선수들과 어깨 나란히 
훈련 등 현지 적응 100% 완료

그가 레알 마요르카를 떠나야 할 이유는 명확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최선을 다했다. 그가 활약한 올 시즌엔 스페인 라리가 9위까지 올라섰다. 

그는 PSG로 이적하기 직전까지 마요르카와 대립했다. 바이아웃이 또 문제였다. 마요르카는 이적료로 2000만유로를 책정해 묶어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적극적으로 이강인을 원했다. 현지 매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세계서 가장 유망한 선수 중 한 명(이강인)과 계약하기 위해 기꺼이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적을 막아선 마요르카에 화가 난 이강인은 SNS를 끊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9일 이강인은 미련 없이 PSG로 이적하면서 세계 최고 구단 중 한 곳에서 뛰는 명예와 함께 상당한 부를 얻게 됐다. 셀 온 조항 덕에 이적료 일부도 챙겼다. 셀 온 조항이란 선수의 이적료 일부를 선수 본인 또는 전 구단이 받도록 한다는 조항이다.

2021년 8월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 합류하면서 셀 온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이에 따라 이적료 20%를 요구했다. 현지 매체가 추산하는 이강인의 PSG 이적료는 2200만유로(약 311억원)다. 0원으로 데려온 이강인이 2200만유로를 마요르카에 안겨준 것이다. 조항에 따라 이적료의 20%(약 63억원)를 자기 몫으로 받는다. 

셀 온 조항이란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발생한 이적료의 일부를 선수 본인 또는 전 구단이 받도록 하는 것이다. 연봉도 올랐다. 이강인은 PSG서 400만유로(약 57억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앞서 이강인이 마요르카서 받던 연봉(50만유로)과 비교하면 무려 8배나 급등한 셈이다.

마요르카는 SNS를 통해 한글로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예요”라고 공지했다. 지난 8일, PSG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PSG는 “22세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PSG에 입단한 첫 한국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등번호 19번을 받은 이강인은 2028년까지 PSG서 뛴다. 공식 입단 발표가 나오자 이강인 유니폼은 동이 났다. 파리 시내 PSG 공식 스토어 2곳 모두 품절이 됐다. PSG로 간 이강인의 플레이는 국내서 볼 수 있다. 이번 달 일본 투어를 떠나는 PSG는 내달 1일 인터밀란(이탈리아)전을, 이틀 뒤인 3일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서 K리그 전북 현대와 친선전이 예정돼있다. 

스승 유상철
또 다시 인연

한편, PSG는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은 파리를 대표하는 클럽이다. 창단 초기부터 파리 시내에 ‘파르크 데 프랭스’를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이 경기장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유상철이 벨기에전서 동점골을 터뜨린 장소기도 하다.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선 한국은 유상철의 골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유 전 감독과 각별한 이강인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12일 PSG서 첫 훈련에 나선 이강인의 모습도 전해졌다. 네이마르와 나란히 있는 모습은 국격마저 상승시켰다. 이제야말로 라리가서 저평가됐던 그의 진가를 발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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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