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골프계를 이끌어갈 신예들이 국내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서운 신인 방신실은 KLPGA 투어 5번째 출전 만에 정상에 올랐다. 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김동민과 최승빈이 첫 승을 달성했다.
‘슈퍼루키’ 방신실(19)이 KLPGA 투어 데뷔 5번째 출전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방신실은 지난 5월2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제11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친 방신실은 첫날부터 선두를 달린 끝에 공동 2위 서연정, 유서연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방신실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생애 첫 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태풍의 눈
우승상금 1억6200만원을 받은 방신실은 정규 투어 다섯 개 대회 만에 상금 2억원을 돌파해 최단 기간 상금 2억원을 끌어모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과 조아연, 박민지 등이 6개 대회 만에 2억원을 돌파한 게 종전 최고 기록이었다. 대회 최종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방신실은 16번 홀(파5)에서 승기를 잡았다. 방신실은 이 홀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 1m 정도 거리로 보내 버디를 잡았다.
반면 1타 차로 추격하던 같은 조의 김희지는 비슷한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로 방신실과 격차가 순식간에 3타로 벌어졌다. 방신실과 1타 차였던 김민선도 17번 홀(파4)에서 1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치는 장면이 나와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방신실과 1타 차 공동 2위였던 4명 가운데 김희지와 김민선을 제외한 남은 2명인 서연정과 유서연은 이미 7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상태였다. 2타 차 리드를 안은 방신실은 남은 2개 홀을 파로 마무리하며 기다렸던 첫 우승 숙제를 풀었다.
2004년생 방신실은 173㎝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엄청난 장타력이 장점이다.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 264.6야드를 기록 중이다. 이번 우승으로 2025년까지 정규 투어 풀 시드를 획득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상금(6위), 대상 포인트(6위), 신인상(3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남다른 실력으로 파란 일으켜
방신실, 데뷔 시즌 정상 올라
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투어 4년 차 김동민(25)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생애 첫 승을 신고 했다. 김동민은 지난 5월28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 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5개 그리고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김동민은 김민규와 신상훈을 제치고 짜릿한 역전극으로 생애 첫 우승을 장식했다. 선두 김민규에 5타 뒤진 공동 10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김동민은 폭우 속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경기를 펼쳤다. 1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3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다 4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낚으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5번(파5)과 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9번 홀(파4)에서도 다시 1타를 더 줄인 김동민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면서 선두그룹으로 도약했다.
후반엔 마음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주춤했고 14번 홀까지 버디를 뽑아내지 못했다.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김동민은 15번 홀(파5) 버디 이후 17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내 1타 차 2위로 마지막 18번 홀에 올라섰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고, 김동민은 승부수를 던졌다. 티샷을 302야드 보냈고, 232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홀 6m에 붙였다.
역전의 기회를 잡은 김동민은 이글 퍼트를 놓치지 않고 홀에 넣으면서 주먹을 쥐었다. 1타 차 선두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먼저 경기를 끝낸 김동민은 뒤에서 경기한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2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20년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김동민은 지난해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우승 경쟁에 나서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개막전으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4위에 이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선 아마추어 조우영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7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동민은 상금 1억4400만원을 추가해 상금랭킹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동민, 66번째 도전 끝 감격
최승빈, 최고 대회 깜짝 우승
경기 후 김동민은 “올해 목표가 우승이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더 열심히 해서 2승을 하는 게 목표이고 제네시스 대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 투어 2년 차 최승빈(22)은 최고 권위 대회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승빈은 지난달 1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1)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66회 KPGA 선수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최승빈은 단독 2위 ‘동갑내기’ 박준홍(22)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승빈과 박준홍은 2001년생 동갑내기로 지난해 KPGA 투어에 데뷔했다. 최승빈이 먼저 투어 첫 승을 신고하며 상금 3억원과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 투어 5년 시드를 손에 쥐었다.
최승빈은 신인이던 지난해 상금랭킹 69위(8986만원)로 겨우 시드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톱10’ 입상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아너스 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거둔 공동 8위가 전부였다.
올해도 우승권에는 들지 못했다. 6번 출전해 골프존 오픈 공동 5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나머지 5번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누적 상금 5359만원으로 35위에 머물던 그는 평균타수 역시 26위(72.00타)에 그치는 등 전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이변 연출
그러나 비거리 2위(평균 322.02 야드)에 오를 만큼 장타력 하나는 남부럽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잠재력을 터트렸다. 1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승빈은 15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 박준홍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를 주고받았다. 16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박준홍에 1타 차 2위로 밀려난 최승빈은 17번 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곧이어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박준홍에게 또 1타 차로 밀린 최승빈은 18번 홀(파4)에서 1.5m 버디를 잡아내 다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최승빈의 우승은 박준홍이 18번 홀(파4)에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4m 파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결정됐다.